
둘이 만나 다섯이 된 행복한 가족 김태우·김애리 부부
그동안 소속사 소울샵엔터테인먼트의 안주인 역할을 하며 남편 김태우(34)를 물심양면 도왔던 아내 김애리씨(33)가 자신의 꿈에 한 걸음 다가선다. 생명공학 연구원인 그녀의 전공을 살리고 세 아이를 키워나가며 느낀 경험을 토대로 아이와 어른이 함께 쓰는 화장품 ‘두두베베’를 개발한 것. 셋째를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그녀의 표정은 한층 밝고 상기돼 있었다. 김태우는 지난 6월 세 번째 정규 앨범「티 로드(T-Road)」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팬들에게 아내의 셋째 임신 소식을 전한 바 있다. 당시 김태우는 “제가 딸, 딸, 아들의 아빠가 됩니다”라며 셋째 아들을 얻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었다. 그리고 지난 9월 부부의 세 번째 행복, 해율이가 건강하게 세상에 태어났다. 김태우의 아내 김애리씨는 아이를 가진 상태에서 화장품 연구 개발을 하고 론칭까지 준비한 셈이다. 그녀가 야무지고 영민한 사람이란 건 첫눈에 알 수 있었다.
“화장품 개발은 작년부터 꾸준히 준비해온 일이에요. 김태우씨와 결혼할 때는 논문 준비와 출산도 한꺼번에 했으니 뭐든 바쁘게 동시에 하는 건 익숙해요.”
그녀는 산후조리원을 나온 지 한 달 남짓 지났다고 한다. 보통 출산을 하면 최소 1년은 지나야 온전한 컨디션을 찾을 수 있다고 하는데, 다소 무리한 활동은 아닐지 염려가 된다.
“주변 사람들이 진짜 조심해야 된다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물론 제 컨디션이 아직 돌아오진 않았지만 어느 정도 단련이 돼 괜찮아요.”
김애리씨가 오랜 시간 동안 준비한 만큼 한시라도 늦출 수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그동안 꿈꿔온 것을 실현시킬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했다. 그녀는 뉴욕 주립대 스토니브룩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했고, 서울대 생명과학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한 이력이 있다. 2011년에는 그녀가 참여한 장내 미생물 관련 연구 논문이 미국 과학 전문 저널「사이언스지」에 실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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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응원하다
김태우와 결혼한 후 그녀는 출산과 육아에만 전념해왔다. 과학자로서는 연구를 잠시 접어야 했던 아쉬움이 많은 시간들이다.
“남편은 이 일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아무런 반대도 하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무관심한 척하다가 어느 순간 옆에서 제가 하는 걸 가만히 지켜보고 있더라고요. 음악 하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의외로 섬세하고 감수성이 남달라요. 테스트 제품이 나오면 같이 써보기도 하고 의견도 이야기해주는 등 많이 도와줬죠.”
김태우는 1년 동안 공들였던 아내의 노고를 익히 잘 알기에 그저 응원할 뿐이다.
“아이들 키우랴, 집안일 하랴…. 그동안 자기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포기하고 살았기 때문에 미안하고 안타까웠어요. 특히 저와 결혼을 하면서 줄곧 해왔던 공부를 중단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정말 좋지 않았죠. 이제라도 자신의 전공을 살려 일을 시작한다고 하니 어떤 방식으로든 도와주고 싶지요.”
김태우는 사업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 앞에 설 일이 많아진 아내에 대해 노심초사한다.
“아내가 론칭 행사에서 발표할 스피치를 준비하느라 3일 내내 잠을 못 자더라고요. ‘그냥 애드리브로 상황에 맞춰 하는 거야’라고 조언했는데 ‘나는 오빠처럼 방송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이렇게 준비해야 한다고!’라고 말해서 말릴 수가 없었어요. 아무쪼록 귀엽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김태우는 아내의 스피치 내내 추임새를 넣으며 행사장 분위기를 살리기도 했다. 부부가 서로를 돕는 모습만으로도 흐뭇한 광경이었다.
“제가 미국에서 오래 살다 보니 전문가처럼 청산유수로 말을 잘하지는 못해요. 성격이 급해서 말이 빨라지기도 하고요. 그런 부분에서 남편이 걱정을 많이 했어요.”
남편 김태우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의 응원에 그녀는 엄마의 마음을 그대로 담아 기본적인 요소들에 충실한 화장품을 만들었다. 둘째 지율이가 아토피로 고생해 그 치유법에 대해 연구하다 개발한 미스트도 있다.
“지율이가 아토피가 좀 있었어요. 제가 배운 것을 토대로 치유법에 대해 생각했죠. 가장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교수님의 말을 되새기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습이란 점에 착안해 물의 중요성에 주목했어요. ‘물을 어느 정도 정제해야 몸에 흡수가 가장 빠를까’를 고민하다가 최적의 정제수를 사용한 미스트를 만들었어요. 지율이가 호전된 것은 물론이고 저도 건조할 때는 화장솜에 미스트를 적셔 팩을 하곤 해요.”
또 지난 메르스 사태 때를 떠올리며 아이들도 쓸 수 있도록 알코올 베이스가 아닌 로션형 세정제를 개발했고, 어른과 같은 용기에 담아 양치질에 대한 거부감을 줄인 아이디어 어린이 치약, 별사탕 같은 홍삼환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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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가져다준 해율이
세 아이의 엄마. 하나 낳아 기르기도 벅찬 시대라 ‘다둥맘’은 아무나 가질 수 없는 타이틀이 되고 말았다. 그러니 셋째를 가질 수 있는 그녀의 용기와 체력은 충분히 인정해줄 만한 것이다. 아마 그녀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아이들이 전해주는 기쁨과 에너지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셋째 아이는 본격적으로 계획했던 건 아니었어요. 남편이 은근히 아들을 원하는 눈치였지만 표현을 하지는 않았죠. 제게 성별은 중요하지 않아서 일부러 의사 선생님께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오히려 주변에서 ‘이왕이면 아들이면 좋겠다’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그녀에게 무엇보다 다행인 것은 소율·지율 자매가 거부감 없이 막내를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서로 동생을 예뻐하고 챙기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혹시 질투를 하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안 그렇더라고요. 서로 해율이를 보고 만지고 싶어서 아기 침대 곁을 한참을 서성이곤 해요. 특히 신기했던 점은 첫째보다 둘째 지율이가 더 많이 동생을 챙긴다는 거예요.”
김태우 가족이 출연하고 있는 SBS-TV 리얼 예능 프로그램 ‘토요일이 좋다-오 마이 베이비’에서도 지율이의 동생 사랑은 쉽게 엿볼 수 있다. 울고 있는 해율이를 달래기도 하고 고사리손으로 능숙하게 우유도 먹인다. 기저귀까지 갈아주니 영락없이 든든한 누나의 모습이다.
“지금까지 육아에 대한 부부의 분담은 잘돼 있는 편이에요. 아무래도 어리고 손이 많이 가는 둘째는 제가 보살피는 시간이 더 많고요. 남편은 첫정이기도 하고 이제 대화가 되는 첫째와 시간을 잘 보내는 편이에요. 이제 셋이 됐으니 누가 둘을 맡고, 하나를 맡을지에 대한 선택이 남았죠(웃음).”
김태우는 집안일을 전적으로 아내에게만 맡기지 않는 자상한 남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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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딱 맞는 두 사람
생각해보니 그렇다. 육아나 집안일에 대한 책임을 모두 아내에게 미루는 남편이었다면 마음 편히 셋째를 가질 일도 없었을 것이다.
“남편은 평소에는 활동으로 바쁘니까 주로 쉬는 날 집안일을 많이 해요. 남들에 비하면 되게 많이 도와주는 편인 거 같은데 제가 고맙다는 표현을 잘 못해요. 그 점이 늘 미안해요.”
그녀는 묵묵히 자기 일을 해나가는 야무진 타입으로 여성스러운 애교나 살가움은 좀 부족한 편이다. 그래서 아이들 훈육은 자연스레 엄마의 담당이 됐고, 소율이와 지율이는 부모나 어른들에게 꼬박꼬박 존댓말을 쓰는 예의 바른 아이들로 커가고 있다.
“남편 말로는 애교를 못 부리는 것이 신기해서 저랑 결혼했대요. 문화의 차이인지는 모르겠지만 미국에 있을 때는 저 스스로도 무덤덤한 스타일인 줄 몰랐는데 한국에 와보니 이상하게 저를 좀 메마른 사람으로 보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갑자기 애교를 피우는 것도 이상하고, 어느 타이밍에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요. 그냥 서로 이해하고 사는 거죠(웃음).”
그러나 이 부부를 잘 아는 이들은 “김애리씨가 김태우를 조련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라고 평하기도 한다. 프러포즈 당시에도 김태우는 “평생 날 조련해줄래?”라고 청혼했을 정도니 이미 두 사람의 기선 제압 힘겨루기가 어느 쪽으로 기울었는지 충분히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야무진 아내가 든든한 배경이 돼주기에 남편은 자유롭게 무대에서 노닐 수 있는 것이며, 섬세하고 자상한 남편이 있기에 아내는 접었던 꿈을 다시 펼칠 수 있었을 것이다. 애초에 각기 다른 모양이었으나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되는 퍼즐 조각처럼 이 부부는 매우 안정적이고 조화롭다.
김태우 부부와 소율, 지율 자매, 그리고 김애리씨의 친정어머니, 할머니까지 4대가 모여 촬영, 가족의 타고난 동안과 건강함이 돋보인다.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김동연(프리랜서) ■사진 제공 / ㈜두두베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