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선 엄마’ 마치고 다시, 이일화의 시간

‘덕선 엄마’ 마치고 다시, 이일화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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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홀터넥 드레스를 입고 수줍게 카메라 앞에 선 이일화. 쌍문동 ‘덕선 엄마’로 산 6개월간의 여정을 마치고 다시 이일화의 시간으로 돌아왔다. 이제 막 ‘응답하라 1988’을 떠나보낸 그녀의 첫 인터뷰.

핑크 새틴 원피스 에스카다.

핑크 새틴 원피스 에스카다.

우선 고백부터 해야겠다. 1994년 이일화(45)가 ‘출발! 비디오 여행’ MC를 맡고 있던 시절, 영화 홍보차 내한한 홍콩 배우 양조위의 소식을 전하며 소녀처럼 홍조 띤 그녀의 모습에 반한 적이 있다. 이제 막 열 살 넘은 여자아이의 눈에 뭐가 그리 예뻐 보였는지, 그날 이후 이일화는 나에게 언제나 수줍음 많은 소녀였다. 그리고 10년 후, 그녀가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아줌마’가 돼 돌아왔을 때 글쎄, ‘여전히 예쁘네’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일화는 성동일과 함께 ‘응답’ 시리즈 전편에 출연한 안방마님이다. 1997년에서 1994년으로 그리고 1988년으로 드라마는 시간을 뛰어넘고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했지만 엄마 이일화는 그대로였다. 아이돌에게 빠진 딸에게 아빠 몰래 용돈을 쥐어주고, 타향살이 하숙생들에게 따뜻한 품을 내어주던 서울 엄마. 젊은 시절 청순한 외모로 뭇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그녀가 뽀글머리 가발에 몸빼 바지를 입고 등장했을 때 적잖이 놀란 것도 사실이지만, 그녀는 ‘국민엄마’라는 타이틀이 감사하다고 했다. 데뷔 25년 차를 맞은 이 여배우는 한자리에 머무르기보다 모험을 택했고 시청자들의 뜨거운 응답을 받았다. 잠시라도 집중을 흐트러뜨리면 놓쳐버릴 것 같은 목소리로 ‘팜 파탈’과 ‘액션 배우’ 등의 단어를 말하는 그녀의 차기작이 기대되는 이유다.

‘응답하라 1988’이 막을 내릴 무렵 드라마 출연 배우들은 대한민국 연예인 중 가장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었고 그녀 역시 마찬가지였다. 마지막 회 방영을 불과 몇 시간 앞둔 그녀를 스튜디오로 불러냈다. 스무 명 가까이 되는 스태프로 북적이는 현장에서 이일화는 고양이처럼 사뿐히 걸었다. 오랜만에 공들여 메이크업을 했다며 어색해하던 것도 잠시, 보디라인을 드러내는 드레스들을 멋지게 소화해내며 완벽한 여신 포스를 뽐냈다. 그리고 아직 드라마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한 말투로 뽀글머리 가발과 ‘이별’했다고 했다.

화장기 없는 수수한 민낯에 걸쭉한 사투리, 없는 살림에도 아침상에 소시지와 달걀프라이를 산더미처럼 쌓아올리던 손 큰 덕선 엄마는 실은, 들릴 듯 말 듯 여린 목소리로 조곤조곤 말하고 음식 남는 것을 보지 못하며 여전히 가슴속에 소녀를 품고 있는 천생 여자였지만, 세심한 배려와 남을 먼저 챙기는 따뜻한 마음은 ‘덕선 엄마’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응답하라 1988’이 막을 내렸어요. ‘응답’ 시리즈 중 가장 뜨거운 사랑을 받았는데, 끝난 소감이 어때요? 처음엔 실감이 안 나더라고요. 마지막 신을 찍고 가발을 벗는 순간 ‘아, 후련하다’ 했는데 집에 와서 마음이 어찌나 먹먹하던지. 촬영이 끝나고 덕선이, 보라, 노을이가 펑펑 울었거든요. 저도 그때 같이 울 걸 싶더라고요.

이번 시리즈는 전작들에 비해 가족과 이웃의 이야기가 많았어요. 연기하면서 남달랐던 부분이 있었을 텐데요. 사실 세 가족의 이야기가 골고루 나와서 편한 부분도 있었어요. 동일과 일화 부부만 있었다면 부담이 컸을 거예요. 미란네와 선영이네가 함께해서 외로울 틈이 없었어요. 이야기도 더 다채로워졌고요. 워낙 잘하는 친구들이라 제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 싶더라고요. 신원호 감독에게도 “감독님, 나만 잘하면 되겠어”라고 했어요.

젊은 배우들만큼 엄마들의 조합이 좋았어요. ‘쌍문동 태티서’라는 별명까지 얻었는데, 라미란, 김선영씨와의 호흡은 어땠어요? 두 사람 다 이번 드라마에서 처음 만났어요. 선영이는 영화 ‘위험한 상견례2’에서 보고 ‘어머, 저 배우 누구야?’ 했었는데 첫 미팅 때 가보니 나와 있더라고요. 정말 반가웠죠. 미란이도 마찬가지였고요. ‘응팔’을 통해 얻은 게 있다면 이 두 동생을 만난 거예요. 앞으로도 계속 친하게 지낼 것 같아요.

화이트 재킷·페플럼 스커트 디누에. 목걸이 Silver Chef by 오주연. 슈즈 허니비토.

화이트 재킷·페플럼 스커트 디누에. 목걸이 Silver Chef by 오주연. 슈즈 허니비토.

처음 캐릭터들의 비주얼이 공개됐을 때 사실 좀 놀랐어요. 뽀글뽀글 파마머리에 몸빼 바지까지, 파격적인 변신을 했는데 부담도 있었겠어요. 감독님께서 이번에 저를 못난이로 만들려고 노력을 많이 하셨어요(웃음). 가발 중에서도 제일 검고 빠글거리는 것을 주시더라고요. 사실 저는 ‘여배우는 무조건 예뻐야 한다’라는 얘기를 워낙 많이 들어온 사람이라 그걸 안 놓으려고 했었어요. 근데 마음을 내려놓으니 편해지더라고요. 캐릭터 몰입뿐만 아니라 매일 촬영 전에 숍에 가서 속눈썹 붙이고 화장하는 게 일상이었는데, 민낯에 드라이도 안 하고 가발을 쓰니 세상에, 어찌나 편하던지.

세 엄마 중 가발이 제일 안 어울린다는 얘기도 있었어요. 세 사람 다 가발이었거든요. ‘라미란, 김선영은 진짜 머린데 덕선이 엄마만 가발이다’, ‘머리 자르는 게 그렇게 아깝냐’라는 댓글도 봤어요. 처음에 가발을 썼는데 머리랑 얼굴이랑 따로 놀아서 고민이 많았어요. 그래서 화장도 안 하고 일부러 조명도 많이 안 받았어요. 극 중 덕선이네 상황도 그렇고, 밝은 이미지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나중에 보라 아빠 빚보증이 해결되고 나서야 조명 감독님께 “이제 저 조명 좀 주세요” 했어요(웃음).

‘응답’ 시리즈 중 일화가 맘고생을 가장 많이 했던 드라마가 아닌가 싶어요. 어려운 형편에 자식에게 맘껏 해주지 못하는 엄마의 마음이 절절했던 장면들이 많았어요. 사실 처음에는 이해가 잘 안 됐어요. 그렇게까지 억척스러울 필요가 있나 했는데, 연기를 하다 보니 바가지를 안 긁을 수가 없더라고요. 아이 셋에, 덕선이 수학여행 때 용돈도 못 주는 형편인데, 남편은 불쌍한 사람들 돕는다며 매일같이 술 마시고 한 보따리씩 사들고 오지, 속이 아주 들들 볶였죠(웃음).

성동일씨와는 ‘응답하라 1997’부터 벌써 세 번째 부부로 호흡을 맞췄어요. 성동일씨가 SBS 탤런트 공채 1기 선배예요. 제가 2기고요. 이제 눈빛만 보면 척이죠. 연기하면서 코치도 많이 받고요. 오빠가 정말 가정적이에요. 시간만 나면 아이들과 여행 다니고 지방 촬영 때 좋은 곳 가면 아이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어 해요. 스태프 챙기는 것도 그렇고 옆에서 보며 배우는 점이 많아요.

블루 드레스 이상봉.

블루 드레스 이상봉.

덕선 엄마와 실제 이일화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일까요? 음… 80% 정도?

겉모습만 보기엔 굉장히 다른 것 같은데, 비슷한 부분이 많나 봐요? 외양적인 면을 떠나서 삶의 중심이나 가치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 그런 부분은 거의 똑같은 것 같아요. 저도 딸을 키우는 엄마이다 보니 그런 마음들이 덕선 엄마에게도 투영이 됐죠.

실제로도 통이 큰 편이에요? 제가 음식 남는 걸 못 봐요. 아직 지구상에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아 생명을 위협받는 아이들이 많잖아요. 그런 생각 때문에 음식은 최대한 안 남을 정도로 하는 편이에요. 식당에서 누가 반찬 리필하면 “다 먹을 수 있는지 생각하고 리필해~”라고 잔소리해요(웃음). 그런 점은 다른데, 다른 사람들과 뭔가를 나눌 때는 저도 모르게 손이 커져요. 이번 작품에 함께한 스태프가 70명 정도 되는데, 쫑파티 때 감사의 의미로 작은 선물을 준비했어요. 누구 한 명 빼놓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런 건 아깝지 않아요.

봉사와 기부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사랑의 밥차’로 캄보디아, 네팔에도 다녀왔죠? 나눌 때 정말 행복을 느껴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나누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25년 연기 인생에 터닝 포인트, ‘응답’ 시리즈
‘응답하라 1997’에서는 시원이, ‘응답하라 1994’에서는 나정이 그리고 이번 시리즈에서는 보라, 덕선, 노을이. ‘응답’ 시리즈로 얻은 자식들이 많아요. 제일 아픈 손가락이 있다면 누구예요?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지만 그중에서도 보라한테 애틋한 마음이 있어요. 처음에 감독님께서 보라가 유독 모나고 까칠해진 이유가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드라마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아빠와 데면데면하게 된 숨겨진 이야기가 있었어요. 그래서인지 보라만 생각하면 안쓰럽고 애틋해요.

사위 농사도 참 잘 지었어요. 전작에서는 판사 사위, 의사 사위 그리고 이번엔 천재 바둑기사 사위를 뒀는데, 딸 가진 엄마 입장에서 봤을 때 진짜 사위 삼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음… 택이요(웃음). 능력도 능력이지만, 성격이 참 온화하고 순수한 점이 마음에 들어요. 이런 사위라면 내 딸을 평온하게,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박보검이라는 배우가 참 착하고 맑아요. 요즘 보기 드문 청년이에요. 실제로 보검이한테 사위 삼고 싶다고 말하니 “진짜예요, 엄마?” 하며 웃더라고요.

‘응답하라 1994’에서는 하숙생들의 서울 엄마로, 이번에는 쌍문동 봉황당 골목 덕선 엄마로 젊은 후배들과 함께했어요. 가까이서 본 ‘쌍문동 5인방’은 어때요? 처음에 혜리가 연기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꾸밈이나 가식이 전혀 없이 스스로를 내보이는데, 저는 그런 여배우를 본 적이 없어요. ‘그래도 아이돌인데’ 하고 걱정됐을 정도예요. 처음에만 그러다가 말겠지 했는데 그 모습이 끝까지 가더라고요. 실제로도 효녀고요. 보라는 드라마에서는 까칠해 보이지만 정이 참 많아요. 제가 ‘응팔’ 촬영 전에 쇄골이 부러져서 한쪽 팔을 잘 못썼거든요. 보라가 걱정을 많이 해줬어요. 연탄가스 마시고 보라를 업고 나오는 신에서는 저 힘들다고 한사코 안 업히겠다 하고, 비 맞으며 형사들에게 쫓기던 신에서도 계속 엄마 괜찮냐고 묻고요. 마지막 촬영 끝나고 저에게 편지를 주며 펑펑 울더라고요. 보검이는 택이랑 꼭 닮았어요. 천성적으로 착하고 따뜻한 친구예요. 정도 많고 눈물도 많아요. 정환이, 동룡이, 선우, 정봉이 모두 착하고 진득하게 연기 잘하는 친구들이에요. 다들 친해져서 현장이 한시도 조용한 날이 없었죠. 이제 아이들을 못 본다고 생각하니 정말 섭섭해요.

1988년 때 딱 덕선이 나이였죠. 열일곱 이일화는 어떤 소녀였나요? 덕선이와 71년생 동갑이에요(웃음). 덕선이와는 완전 달랐어요. 저는 수업시간에 방해될까 봐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손 못 드는, 정말 내성적인 아이였거든요. 덕선이를 보며 많이 놀랐죠.

수줍음이 많은 것 같아요. 오늘 촬영도 초반에는 낯을 가리시더라고요. 낯가림이 심해요. 아직도 대본 첫 리딩, 첫 촬영 때 긴장되고 떨려요.

화이트 톱 오스칼리토 by Fierte. 스커트 도로시 수마흐 by Fierte. 골드 스트랩 슈즈 에스카다.

화이트 톱 오스칼리토 by Fierte. 스커트 도로시 수마흐 by Fierte. 골드 스트랩 슈즈 에스카다.

연기 생활을 20년 넘게 했는데도 여전히 그래요? 제가 내성적인 성격을 바꾸고 싶어서 연기를 하게 된 것도 있어요. 현장에서도 낯선 얼굴들과 친해지는 데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라 짧은 미니시리즈보다 일일 연속극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감독님이 ‘응칠’ 때는 누나라고 불렀는데, 이번에는 “선배님” 하시더라고요. 2012년부터 3년을 봤는데, 내가 얼마나 살갑지 못했으면 그럴까 싶어서 반성했어요. 계속해서 풀어나가야 할 과제예요.

생각이 많은 스타일 같아요. 생각이 많아서 주변 사람들을 좀 괴롭히기도 해요(웃음). 휴지 뜯을 때도 “아껴야지, 나무를 생각해” 하며 잔소리해요.

‘응답’ 시리즈는 대중이 익히 알고 있던 ‘청순가련’한 이일화를 다시 보게 한 드라마였어요. 출연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사실 조혜련씨, 라미란씨, 김성령씨 등등 돌고 돌아 저에게 온 역이에요. 성령 언니가 ‘사투리 쓰는 경상도 아줌마’라고 하기에 제가 하고 싶다고 자원했어요. 연기 변신에 대한 욕심이 있었거든요.

20년 넘게 연기를 했으면 모험보다는 안전하게 가자는 생각이 더 크지 않나요? 똑같은 연기에서 벗어나고 싶더라고요. 기존의 이미지에 머무르지 않으려면 변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앞으로도 진취적으로 새로운 걸 해나가고 싶어요.

‘응답’ 시리즈로 배우 이일화가 얻은 것과 잃은 것이 있다면 뭘까요? 얻은 게 무척 많아요. 제 연기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된, 이일화를 다시 한번 배우로서 눈여겨보고 사랑받게 해준 은인 같은 작품이에요. 잃은 건 없는 것 같아요.

하얀 종이 같은 배우를 꿈꾸다
드라마 ‘가족의 비밀’에서 연기한 고태희는 강한 욕망을 가진 악역이었어요. 잘 어울리던데요.
그동안 욕망을 가진 캐릭터를 연기한 적이 별로 없었어요. 사실 전에는 악역을 연기하는 게 힘들었거든요. 캐릭터에 공감하기 힘들고 연기하는 동안 아프더라고요. 고태희를 연기하면서 각오를 단단히 했죠. 이제는 팜 파탈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다시 한번 악역을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올해로 연기 25년 차가 됐어요. 젊은 시절과 비교했을 때 가장 달라진 점이 있다면 뭔가요? 젊었을 때는 스스로를 냉정히 보는 게 참 힘들었어요. 나는 왜 이렇게 부족할까, 나는 왜 이리 힘들까, 그런 생각이 많았는데 이제는 스스로를 보는 눈이 생긴 것 같아요. 전보다는 많이 성숙해졌죠. 나이가 들어가며 초라하거나 위축되기보다는 하나둘 늘어가는 주름들이 참 좋아요. 배우로서 더 깊은 삶을 표현할 수 있는 나이가 된 것 같고요.

늘어가는 주름이 좋다고 하지만 ‘40대 전지현’으로 불릴 만큼 아름다운 피부와 몸매를 유지하고 있어요. 비결이 뭐예요? 비결이라기보다 평소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관리를 틈틈이 하는 편이에요. 제가 피부가 얇은 편이라 피부과 시술을 하면 더 예민해져요. 집에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아침저녁으로 샤워 후에 얼굴에 얼음 마사지를 해봤는데, 좋더라고요. 탄력도 생기고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해독주스나 현미차, 아로니아즙도 즐겨 마시고요. 나이가 드니 체력을 위해서라도 운동을 안 하면 안 되겠더라고요. 러닝도 하고 시간 날 때마다 몸을 움직이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예전 ‘출발! 비디오 여행’ MC 시절에 양조위 이야기를 하며 소녀같이 좋아하던 모습이 기억나요. 요즘 좋아하는 배우는 누구예요? 아, 양조위 정말 좋아했어요. 요즘은 글쎄요. (한참 생각 후) 택이?(웃음)

블랙&화이트 원 숄더 원피스 에스카다. 반지·뱅글 Silver Chef by 오주연.

블랙&화이트 원 숄더 원피스 에스카다. 반지·뱅글 Silver Chef by 오주연.

시간은 흘렀지만 여전히 이일화 안에는 그때 그 소녀가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어요? 하얀 종이 같은 배우가 됐으면 해요. 여러 가지 색깔로 변할 수 있는. 그러기 위해 늘 마음을 정갈하게 하려고 노력해요.

현재 이일화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뭔가요? ‘내 끝사랑은 가족입니다’라는 ‘응팔’의 주제처럼 가족이 가장 소중하죠. 딸이 고등학교 2학년이에요. 한창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데, 제가 작년에 쇄골을 다친 후로 엄마 걱정을 많이 해요. 길을 걸어갈 때도 사람들과 부딪힐까 봐 전전긍긍하고요. 딸이 연기 칭찬을 해줄 때면 하늘을 날아갈 것 같아요.

앞으로 10년 후에는 어떤 모습일까요? 제가 요즘 과한 칭찬을 받고 있는 듯해요. 아직은 ‘국민엄마 이일화’ 이런 타이틀이 부끄러워요. 10년 후엔 그 ‘국민엄마’라는 타이틀에 어울리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연기자로서 또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요. 그러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해야죠.

2016년을 화려하게 시작했어요. 올 한 해 이루고픈 소망은 뭐예요? 새로운 걸 해보고 싶어요. 작년에 다친 이후로 아직 팔이 좀 불편한데 빨리 나아야죠. 그리고 액션에 도전?(웃음)

■글 / 노정연 기자 ■사진&리터칭 / h.gio, 김도훈(쟈뎅 드 라망,02-3445-2927) ■의상&액세서리 협찬 / 디누에(02-3444-4756), 도로시 수마흐·오스칼리토 by Fierte(02-549-7710), 에스카다(02-3014-7420), 이상봉(02-543-5604), 허니비토(070-4028-9003), Silver Chef by 오주연(010-5228-9522) ■헤어 / 이누리 ■메이크업 / 손대식 ■스타일리스트 / 민희진, 김주선(THE F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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