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지노 여자친구 아니고, 스테파니 미초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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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신비로운 외모다. 오목조목 여성스럽고 예쁘장한 이목구비를 갖추고 있지만 눈매에는 북유럽 여인의 강인함이 서려 있다. 찍는 샷마다 분위기가 달라지고 매력 포인트 또한 바뀐다. 스테파니 미초바는 힙합 뮤지션 빈지노의 ‘핫한 여자친구’로 우리에게 처음 알려졌지만 미국에서는 떠오르는 신예 모델 겸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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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늘 즐겁다
스테파니 미초바(24)가 잠시 한국 나들이를 했다. 벌써 8번째 방문이란다. 보고 싶었던 친구들과 남자친구를 만나고 한껏 한국의 겨울을 만끽하고 있던 그녀의 하루를 「레이디경향」이 잠시 붙잡아뒀다. 촬영장에 온 미초바는 촬영 스태프를 보자마자 허리를 굽히며 꾸뻑 동양식 인사를 건넸다. 어색해 보이지만 귀여웠다.

“불행하게도 한국은 한 번 올 때마다 며칠 못 있어요.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일이 생기면 곧장 가야 하거든요. 그래서인지 한국에서의 시간은 더욱 빨리 흐르는 것처럼 느껴져요.”

그녀에게도 한국의 겨울은 춥다. 더구나 촬영 당일은 체감온도 영하 25℃라는 올해 초유의 한파를 기록한 날이었다. 따뜻한 LA에서 왔으니 적응이 안 되는 건 당연할 듯. 그러나 그녀는 돌아가면 곧 추위마저 그리워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LA 날씨에 적응돼서 그런지 한국 날씨가 정말 춥긴 해요. 그렇지만 한국에서 처음 눈을 봤을 때의 느낌을 잊을 수가 없어요. 로맨틱하고 아름다웠죠. 저희 아버지가 늘 하시는 말씀이 있는데요. ‘나쁜 날씨란 없다. 단지 옷을 잘못 입었을 뿐이다’라고 말이죠(웃음). 그래서 저는 늘 따뜻하게 입으려고 노력해요.”

빈지노 여자친구 아니고, 스테파니 미초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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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에는 한국 전통 음식 떡국도 손수 만들어봤다. 그녀는 남자친구에게 ‘돼지’라고 종종 놀림을 받을 정도로 먹는 것을 워낙 좋아한단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레시피에도 관심이 많다. 다행히 떡국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좋았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김치볶음밥. 물론 만들 줄도 안다. 당장 한국으로 시집을 와 생활해도 위화감이 없을 정도로 그녀는 한국의 맛(?)을 알고 있었다.

“처음으로 떡국을 만들었는데, 제가 맛을 낼 수 있을지 좀 긴장을 했죠.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내가 산 재료가 떡국 재료로 맞는지’였어요. 그렇게 확신이 서지 않은 상태에서 만들었는데 다들 맛있어하더라고요. 기쁘고 놀랍고 행복했어요. 앞으로 더 많은 레시피를 배울 거예요. 김치 만들기를 포함해서 말이죠(웃음).”

그녀는 아쉽게도 이번 촬영을 마지막 일정으로 활동 무대인 LA로 돌아간다.

할리우드의 신예, 한국어 공부 중
미초바는 독일 태생이지만 자신의 꿈을 위해 18세에 미국으로 건너왔고 현재까지 모델과 배우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드라마 ‘Hooked’에서 첫 주연을 맡아 집을 떠나 방황하는 10대 청소년을 연기했다. 그녀는 액팅 스쿨을 졸업한 뒤 한 계단 한 계단 꿈을 향해 달려왔다. 새로운 경험과 도전을 두려워하거나 망설이지 않았다.

“저는 LA에 있는 ‘조안느 바론, D.W. 브라운 프리미어 액팅 스튜디오(Joanne Baron, D.W. Brown Premiere Acting Studio)’를 졸업했어요. 졸업식에서는 영화배우 톰 크루즈가 스피치를 했죠. 정말 흥분됐어요. 연예계는 경쟁이 심한 곳이에요. 그래서 저는 참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2016년에는 더 멋진 기회를 잡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빈지노 여자친구 아니고, 스테파니 미초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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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그녀에게 한국은 온전히 힐링의 공간이었다. 한국에 오면 맘껏 쇼핑도 하고 미술관도 구경한다. 때로는 덕수궁이나 경복궁 등에 들러 ‘당시 사람들은 이곳에서 어떤 생활을 했을까’ 하는 상상을 하는 것도 좋아한다. 그리고 미국에는 존재하지 않는 한국의 PC방도 그녀에게는 놀라운 공간이었다! 미초바는 독일에서 미국으로 그리고 미국에서 한국으로 또 한 번의 새로운 도전을 계획 중이다. 한국에서의 배우 활동도 도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드래곤하트글로벌’라는 한국 소속사와 계약을 맺었다.

“한국은 비교적 작은 나라인데 독창적인(Original) 콘텐츠가 이렇게 다양하다는 데 놀랐어요. 음악, 영화, TV쇼 모두 멋져요. 그리고 저도 그 안에서 콘텐츠의 일부로 활동하고 싶은 꿈이 생겼어요.”

미초바의 한류 사랑은 한국 진출로까지 이어졌다. 현재 그녀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건 바로 언어다. 언어는 곧 그 나라의 문화이기 때문.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새로운 문화를 배우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전 항상 한국어의 단어가 어디서 어떻게 유래됐는지 궁금해요. 예를 들어 제가 배운 첫 번째 표현 ‘빨리빨리’ 같은 것 말이죠. 한국은 정말 모든 것이 빨리 움직여요. 그리고 한국 사람들은 제가 본 어떤 민족보다 빠른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배우는 건 단지 언어가 아니라 문화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도 꾸준히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아직 말문이 트인 건 아니지만 읽고 쓰는 건 어느 정도 가능해졌다.

빈지노 여자친구 아니고, 스테파니 미초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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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 있는 한국어 선생님은 정말 잘 가르치고 도움을 많이 주세요. 제가 많은 질문을 해서 곤란할 법도 한데 늘 친절하게 자세히 가르쳐주세요. 그런데 한국어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역시 영어와는 다른 존댓말이에요. 영어는 모든 사람들을 ‘You’라고 표현하니까요. 읽는 건 쉬운데 말하는 게 아직 힘들어요. 더 노력하고 연습하는 수밖에 없겠죠.”

그녀는 일이 없는 날엔 한국 드라마를 시청한다. 한 손에는 늘 한국어 교본이 들려 있다. 최근에 본 드라마는 ‘프로듀사’. 아이유와 김수현의 연기에 감탄했다고.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건 어렵지만 최선을 다할 거예요.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한국어로 제 자신의 느낌이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거든요. 그런 점에서 김수현씨는 멋진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언어를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그의 연기를 보면 무얼 말하는지 알게 돼요. 그건 정말 엄청난 재능이라고 생각해요.”

그녀는 그룹 f(x)와 빅뱅의 팬이기도 하다. 촬영을 하는 동안 f(x)의 노래를 틀어주니 흥얼흥얼 잘 따라 불렀다.

내 남자친구는 빈지노!
문화가 다른 나라에서 활동하다 보면 미처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닥칠 수도 있다. 그러나 도전을 좋아하는 24세 여성 미초바에게는 두려움보다 기대감이 더 크다.

“제약도 있을 것이고 벽에 부딪힐 수도 있겠죠. 그래서 전 항상 오픈 마인드가 되려고 노력해요. 한국이나 다른 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독일에서도 모든 사람들이 나와 같은 시선이 될 수 없다는 걸 인정하는 게 중요하거든요. 그동안 많은 나라들을 여행하면서 다른 문화를 경험하는 걸 좋아했는데, 그런 것들이 큰 도움을 줄 거라 생각해요.”

두려울 게 뭐가 있으랴. 그래도 한국은 친구들도 많은 편이고 든든한 지원군인 남자친구까지 있지 않은가. 빈지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가벼운 연애를 못한다. 인생 깊숙이 들어오는 사람이 좋다”라는 연애관을 밝힌 적이 있다. 비록 원거리 연애라는 제약이 있지만 미초바와 진지하게 교제하고 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빈지노 여자친구 아니고, 스테파니 미초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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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지노는 제 한국 활동에 대한 충고도 많이 해줘요. 저 역시 그와 진실한 관계를 원하죠. 서로 어디에 있건 서로를 믿을 수 있는 사이 말이죠.”

다행히 뮤지션인 그는 주로 밤에 작업하기 때문에 미국에서 연락을 취하는 데는 큰 불편함이 없단다. 빈지노의 음악에 참여해볼 생각은 없냐고 넌지시 물었더니 “아쉽게도 전 좋은 래퍼가 아니에요”라며 호쾌한 웃음을 짓는다. 미초바는 앞으로 두 달에 한 번씩은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녀의 진정한 매력은 예쁜 외모가 아닌 주어진 환경을 즐길 줄 아는 여유로운 마음에서 나오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다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대하는 진지한 태도 역시 그 나이 때에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포용력이었다. 그녀의 롤모델은 여배우 메릴 스트립이다. 언제나 여성의 자율권에 목소리를 높이는 멋진 배우다. “피부와 몸무게를 걱정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 세상에서 당신에게 주어진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개발하라.” 그녀의 조언을 늘 마음속에 되새기고 있다는 미초바가 어떤 배우로 성장하게 될지 기대된다. 앞으로 한국에서도 그녀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이경섭(비컷스튜디오, b-cut.co.kr) ■의상&액세서리 협찬 / 겟미블링(070-8253-9892), 까밀라 by 바바라(02-508-6033), 다홍(www.dahong.co.kr), 딘트(02-3442-0220), 케이트앤켈리(02-337-1514), 트루릴리전(02-3442-3012), 프란시스케이(02-336-9500), 할리샵(1554-9456), H&M(070-8885-0201), SYNN(02-543-8132) ■소품 협찬 / 영공방(www.youngmodeler.com) ■헤어&메이크업 / 이누리, 김소희(어시스턴트) ■스타일리스트 / 유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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