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 전 마지막 멜로, 김하늘 ‘나를 잊지 말아요’
영화는 교통사고 후 10년간의 기억을 잃어버린 채 깨어난 석원과 그 앞에 나타난 비밀스러운 여자 진영의 사랑을 그린다. 하지만 두 남녀가 추억을 쌓아가는 과정은 아름답다가도 때론 미스터리하다.
“이 영화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고 생각했고 지금까지 봐왔던 한국 멜로 영화와는 다른 느낌이 있어서 선택하게 됐어요. 정우성 선배님과의 호흡도 궁금했고요. 5년 만에 큰 화면에서 저를 보니 부족한 점도 많고 아쉬움도 느껴져요.”
진영은 기억을 감추고 싶은 여자다. 다시는 누군가에게 기대지 않을 거라 다짐했지만 오롯이 자신에게 사랑을 주는 석원으로 인해 조금씩 웃음을 되찾는다. 하지만 석원이 과거의 기억에 혼란스러워하자 그녀 역시 점차 불안해진다.
설레는 첫 만남부터 감춰진 비밀이 드러나는 순간까지 김하늘과 정우성은 사랑에 빠진 연인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표현해냈다. 이윤정 감독은 “진영은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으로 기존의 멜로 속 여주인공의 행동반경을 벗어나는 캐릭터이지만 김하늘이기에 이해할 수 있고, 보는 이들로 하여금 사랑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라고 평했다.
“기억을 잃은 석원을 연기하는 우성 오빠가 부러웠어요. 진영이는 모든 기억을 다 갖고 있으면서도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아서 힘들고 답답하더라고요. 이기적이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막상 기억을 잃어버린 채 살아도 괜찮냐고 묻는다면 그렇진 않아요. 기억이라는 건 좋든 나쁘든 정말 소중하다는 걸 느꼈어요. 아픈 기억은 추억이 될 수 없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추억 비슷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오는 3월 한 살 연하의 사업가와 웨딩마치를 울리는 그녀에게 이번 영화는 결혼 전 마지막 멜로다. 결혼 후에는 보다 성숙하고 안정적인 배우가 되지 않을까 싶단다. “영화를 보면서 앞으로 더 열심히 사랑하면서 살아가야겠다는 교훈을 얻었어요. 지금보다 더 성숙해지고 싶어요”라는 소망도 함께 전했다.
■글 / 노도현 기자 ■사진 / 이소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