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전개되는 K-entertainment

K-style

새롭게 전개되는 K-entertainment

진정한 한류의 출발점은 엔터테인먼트 분야가 아니던가. 더 이상 한류를 K-pop이나 드라마에 한정할 수 없다. 프로그램 포맷 수출과 제작 인력 현지 참여까지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K-style]새롭게 전개되는 K-entertai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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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TV나 도로를 지나는 버스에서 유독 ‘주사위의 신’이라는 모바일 게임 광고가 눈에 띈다. SBS-TV ‘런닝맨’ 출연자인 이광수, 김종국, 송지효, 지석진, 개리가 형형색색의 옷을 입고 춤을 춘다. ‘런닝맨’의 시청률이 6%대라는 걸 감안한다면 왜 이들을 모델로 기용했는지 갸우뚱할 수도 있다. 이 게임은 홍콩 시장을 주름잡은 데 이어 중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이쯤 되면 이해가 간다. 중국에서 ‘런닝맨’의 인기는 상상 그 이상이기 때문. 이제 모든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해외시장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가고 있다.

톱스타 아니어도 괜찮아
지난 1월 7일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서 개최한 시상식인 ‘웨이보의 밤’에 이광수, 송지효, 개리, 비스트, 박진영 등이 참석했다. 중국 인기 스타인 판빙빙, 안젤라 베이비, 황샤오밍과 함께였다. 게다가 이광수는 올해의 아시아 인기 아티스트 상을 받았다. 이처럼 한국에서 최상급의 인기를 누리진 않았지만 오히려 해외에서 더 ‘대박’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이광수는 해외 팬들 사이에서 ‘아시아 프린스’로 통한다.

한국소비자포럼이 중국 인민망과 함께 발표한 ‘중국인이 뽑은 2016년이 기대되는 한류 스타 10인’에서 김종국은 김수현, 이민호, 이종석, 전지현, 빅뱅, 미쓰에이 등과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19만 명이 넘는 현지 중국인들이 참여한 조사에서 그가 상위권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런닝맨’의 인기 덕분이다. 가수 미나·채연, 배우 추자현·홍수아·최성국 등도 중국 등지에서 훨씬 더 큰 인기를 얻어 국내에서 다시 주목받은 바 있다. 오세아니아 대륙에서 먼저 알아본 한국인 가수도 있다. 2013년 호주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X-factor’에서 우승한 가수 임다미가 그 주인공이다. 방송 이후 그녀가 낸 앨범들이 호주에서 각종 차트 1위를 석권했으며 국내에서는 MBC-TV ‘복면가왕’에 출연해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프로그램 포맷도 강세
스타의 해외 진출 못지않게 프로그램 포맷 수출도 활발하다. MBC-TV ‘나는 가수다’의 포맷이 중국에 판매돼 큰 성공을 거두면서 본격적으로 포맷이 거래되기 시작했다. tvN ‘꽃보다 할배’는 미국판으로 제작돼 올 상반기 NBC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국내 예능 프로그램 포맷이 미국 지상파 채널에서 방영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KBS-2TV ‘슈퍼맨이 돌아왔다’도 최근 미국 제작사에 포맷을 수출했으며 올 가을 시즌에 첫 전파를 탄다. JTBC의 ‘냉장고를 부탁해’와 ‘크라임씬’의 포맷은 중국으로 건너갔다. JTBC는 이미 ‘히든싱어’,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의 포맷을 중국으로 수출한 바 있다. 원조 가수와 모창 능력자들의 노래를 듣고 진짜 가수의 목소리를 찾는 ‘히든싱어’의 포맷은 태국, 베트남, 미국에까지 판매됐다. 이렇듯 한류의 영향력은 비단 아시아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

포맷 분야에서는 CJ E&M이 단연 강세. 최근 중국 측과 함께 ‘미생’ 중국판 제작이 최종 확정됐다. 국내 제작진을 일부 투입해 내년 방송을 목표로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리얼리티 쇼 ‘더 지니어스’는 네덜란드, 프랑스에 이어 영국 시장에,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는 러시아 시장에 진출한다. 현재 CJ E&M은 전지현, 박민영, 조정석의 소속사 문화창고와 드라마 제작사 화앤담픽쳐스의 인수를 추진 중이다. 콘텐츠 제작 능력을 인정받은 만큼 톱스타를 기용해 더욱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제작하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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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못지않은 제작진의 인기
포맷 수출에서 그치지 않고 담당 PD들이 직접 해외에 가서 제작 노하우를 전수해주기도 한다. 자문을 넘어 공동 제작 형태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경우도 늘고 있다. 중국판 ‘나는 가수다’ 연출을 지도했던 김영희 PD는 지난해 4월 MBC를 떠나 중국행을 택했다. 9월에는 SBS 예능 프로그램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런닝맨’ 조효진 PD와 ‘아빠를 부탁해’, ‘패밀리가 떴다’ 장혁재 PD가 중국 진출을 공식화했다. 장혁재 PD의 동생이자 ‘별에서 온 그대’를 연출한 장태유 PD는 현재 SBS에 휴직계를 내고 중국에서 영화 연출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 ‘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 등을 연출하고 현재 중국에서 활동 중인 신우철 PD는 콘텐츠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FNC엔터테인먼트에 새 둥지를 틀었다.

2NE1의 씨엘이 미국에서 정식 데뷔를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반갑다. “‘Hello Bitches(미국 데뷔 사전 프로모션 곡)’ 안무 영상에서 씨엘은 보는 이들의 넋을 빼놓는다”라고 이미 「빌보드」지의 호평을 받은 상태. K-pop의 인기와 더불어 가수뿐만 아니라 국내 작곡가들도 해외로 뻗어나가고 있는 양상이다. 음악 프로듀서 용감한형제는 미국 래퍼 사일렌토와 힘을 합쳐 신곡 ‘Spot Light’를 작업 중이다. 그는 지난해 래퍼 YG와의 협업 곡을 통해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을 당시 「빌보드」지에서 “우리 시대에 영향력이 엄청난 세계적인 프로듀서 중 한 명”이라고 소개된 바 있다.

가장 큰 시장은 중국
K-pop을 이끌고 있는 아이돌 그룹 빅뱅과 엑소는 중국에서 새해를 맞았다. 엑소는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CCTV에서 방송되는 특집 쇼 ‘출항2016’ 무대에 올랐고, 동시간대 방송된 MBC-TV ‘가요대제전’은 사전 녹화로 참여했다. 한편 빅뱅은 대형 위성방송사 후난TV의 ‘연말특집쇼’에 출연했고, 다음날에는 중국 팬들과 팬미팅을 가졌다.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중국은 한류의 최대 시장이기도 한 것이다.

쪽대본, 밤샘 촬영이 이어지던 국내 드라마 업계에서 사전 제작 열풍이 불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온라인 콘텐츠에 대해서도 사전 허가제를 도입해 완성본으로 심의하겠다고 나서면서 중국 시장을 노리는 제작사들에게 사전 제작은 필수가 됐다. 송혜교·송중기 주연의 ‘태양의 후예’, 이영애·송승헌 주연의 ‘사임당, the Herstory’, 김우빈·수지 주연의 ‘함부로 애틋하게’, 이준기·아이유 주연의 ‘보보경심: 려’는 모두 100% 사전 제작된다.

중국 전문 에이전트인 레디엔터테인먼트 차이나의 배경렬 대표는 “이전까지는 전초전이었다면 2016년부터는 엔터 업계의 중국 진출이 본격화될 것이다”라며 “지난 12월 발효된 한중 FTA의 영향으로 중국 내에서 콘텐츠 저작권 개념이 확립돼 무분별한 표절이 방지될 것으로 보인다. 또 자국 콘텐츠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었던 법 규약 역시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했다.

Mini Interview
한류 리포터 요코 오 미호가 말하는 일본 한류
한류의 중심이 일본에서 중국으로 건너간 지 오래. 과연 일본의 현 상황은 어떠한지, 한류 문화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일본인에게 직접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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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한류 현황이 궁금하다.
한류 붐이 최고조였던 시기보다는 안정된 느낌이다. 하지만 붐이 사라진 건 아니다. 오히려 잘 정착돼 어느 정도의 팬 층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의 한류는 주로 K-pop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동방신기, 빅뱅, 2PM, JYJ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고, 후발주자인 엑소, 방탄소년단, 갓세븐도 팬 층이 두텁다. K-pop 팬은 젊은이들이 대다수고, 한국 드라마 팬은 주로 연령대가 높은 여성들이다.

K-pop이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한국은 국내 시장 규모 자체가 크지 않다 보니 처음부터 세계무대를 노릴 작정으로 아이돌을 키운다. 따라서 퍼포먼스의 완성도가 아주 높다. 음악성 측면에서도 K-pop은 세계적 흐름과 비슷하게 흘러간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인 네오소울이나 힙합 장르의 음악이 한국에서도 많이 발표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일본은 세계적으로 통하지는 않지만 일본 내에서 사랑받는 묘한 스타일이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일본만의 독특한 색깔이 많이 드러난다. 그렇기 때문에 J-pop을 좋아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K-pop을 듣는 이도 있는 것이다.

‘혐한’ 분위기도 한류에 영향을 미치고 있나?
2012년 이후 한일 관계가 급격히 악화됐다. 하지만 한국인들의 ‘반일감정’이 그만큼 악화됐다고 할 수 없는 것처럼 한류에 대한 일본인들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언론에 ‘혐한’에 대한 내용이 많이 등장하다 보니 과장된 면이 있다. 일반 시민들에게 미친 영향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아쉽게도 한일 관계가 나빠진 이후 일본 지상파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기 힘들어졌다. 그래서 일본 내 한류 붐이 끝난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던 것이다. 실질적으로 한류가 사라진 건 아니고, 일정 팬을 갖고 있는 문화 콘텐츠의 한 갈래로 꾸준히 지지를 받고 있다.

뷰티나 패션 분야에서도 한류붐이 일어나고 있다고하던데.
예전부터 한국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2003년 드라마 ‘겨울연가’로 한류가 시작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한국의 화장품은 일본 여성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한국 드라마나 K-pop에 관심이 별로 없는 사람들도 한국 여행을 가면 화장품은 꼭 산다. 한일 관계가 악화됐던 시기에도 K-뷰티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한국식 메이크업과 패션이 매체에 소개된 경우도 많다. 패션이나 화장품을 계기로 K-pop을 좋아하게 되는 사람들도 있다. 패션의 경우 2NE1과 빅뱅의 영향이 크다.

한류를 더욱 확산시키려면 어떤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보는가?
현재는 일본 내에서 한국 아티스트가 수익을 내기 힘든 상황이다. 최근 들어 스타의 개런티와 더불어 스타일리스트,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 등 스태프의 인건비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류의 전체적인 측면에서 봤을 땐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다. 양국 업계 간에 이런 부분이 조율된다면 일본 속 한류를 더욱 활발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또 더욱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한국의 열악한 방송 제작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고 본다. 일부 국가에서 인기 얻는 것에 만족한다면 상관없지만 ‘한류’라는 게 국가적인 문화 전략 아닌가. 한때의 유행으로 끝나는 건 쉽지만 꾸준하게 가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

Profile 요코 오 미호
도가니탕, 콩비지, 순댓국을 즐겨 먹는 한국 생활 10년 차 일본인. 와세다대 문화인류학과 재학 시절인 2006년,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첫발을 디뎠다. 이후 한류 전문 프로그램 제작사에 입사해 리포터로 활동했다. 현재 한류 관련 칼럼을 쓰고 일본 음식을 소개하는 ‘미호의 맛있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문화 교류에 앞장서고 있다.

■진행 / 장인화·김자혜·노도현 기자 ■사진 / 김석영, 이소현, 조인기·송미성·김동연(프리랜서), 경향신문 포토뱅크 ■사진 제공 / 각 인스타그램, 설빙, 설화수, 수려한, 숨37°, 에르보리앙, 이랜드, 탐앤탐스, 토니모리, 투쿨포스쿨, 한국콘텐츠진흥원, CJ푸드빌, GS SHOP, MPK, SPC ■제품 협찬 / 그리디어스·로사케이(070-4870-0473), 게리쏭(02-6324-1997), 나이스크랍(02-548-3956), 닥터자르트(1544-5453), 랩코스(02-2015-6960), 미샤(080-080-4936), 벤튼(1899-6805), 브리엘·쏘울·핀에스커(080-808-4545), 비욘드(1661-2508), 설화수(080-023-5454), 슈콤마보니(02-6933-7701), 숨37°·코드 글로컬러(080-023-7007), 쌀롱드쥬(070-4192-8314), 이니스프리(080-380-0114), 정샘물(080-816-7671), 제이더블유원(02-594-5406), 조성아22(02-6483-2020), 투쿨포스쿨(080-080-0168), 포니이펙트(070-4334-2382), 폴앤엘리스(02-3442-3012), 프로젝트룸(070-7574-7858), 하우앤왓(02-2269-0891) 장소 협찬 30project(070-4192-8314) ■헤어&메이크업 / 강혜정·김수진(ALUU, 02-542-8123), 류수영(권선영터치, 02-512-7911), 신빛나(MBC아카데미뷰티스쿨 동대문캠퍼스, 02-6304-8888), 지원·하영(에이컨셉, 02-514-4425), 이민아(MBC아카데미뷰티스쿨 영등포캠퍼스, 02-3667-7799), 혜연(디바이수성, 02-548-7787) ■패션 스타일리스트 / 유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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