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향한 간절한 신호, ‘시그널’ 김은희 작가

시대를 향한 간절한 신호, ‘시그널’ 김은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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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마성의 드라마 tvN ‘시그널’. 이를 탄생시킨 ‘갓은희’ 김은희 작가와 나눈 시그널에 관한 수다.

시대를 향한 간절한 신호, ‘시그널’ 김은희 작가

시대를 향한 간절한 신호, ‘시그널’ 김은희 작가

‘시그널’ 종영을 하루 앞둔 날, 여의도 작업실에서 김은희(44) 작가와 마주 앉았다. 계절이 바뀌는 것도 모르고 몇 달 동안 공들여온 작품이 대망의 엔딩만을 남겨둔 시점이었다. 작가로서는 가장 긴장되는 타이밍에 만남을 청했다는 것이 내심 미안했지만, 기자 또한 심각한 ‘시그널앓이’ 중이었기에 이 만남은 몹시 설레는 일이었다. ‘시그널’에 열광한 건 기자만이 아니다.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방송에서 방영한다는 핸디캡을 안고도 지상파까지 통틀어 동시간대 시청률 1위(최종회 평균 시청률 13.4%, 최고 시청률 15%)를 놓치지 않는 기염을 토했다. 어느 정도의 인기였냐 하면,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주인공인 이재한 형사(조진웅 분) 살리기 서명운동이 인터넷에서 불길처럼 번졌고, 종영 후인 지금도 시즌2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끊이지 않을 정도다. “거기도 그럽니까? 돈 있고 빽 있으면 무슨 개망나니 짓을 해도 잘 먹고 잘 살아요? 그래도 20년이 지났는데… 뭔가 달라져 있겠죠?”라는 극 중 이재한의 대사는 명대사로 꼽히며 묵직한 감동을 안겨주기도 했다.

“그 말에 박해영(이제훈 분)이 ‘네, 달라졌어요. 그렇게 만들면 돼요’라고 답하는데 그게 제가 이 드라마를 통해 꼭 하고 싶었던 말이에요. ‘우리 함께 좋게 달라지도록 해보자’ 하는 것이 제가 시청자들에게 보낸 시그널이었어요.”

105번의 후회를 삼키고 써낸 이야기
김 작가는 ‘시그널’로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장르물 대가로 등극했다. 시청자들은 그녀를 ‘갓은희’라는 별칭으로 불렀다. 그만큼 이야기에 공감했고 대본에 감탄했다는 뜻이다. 로맨틱 코미디와 가족극이 대부분인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 전작인 SBS-TV ‘싸인’, ‘유령’, ‘쓰리데이즈’에 이어 ‘시그널’까지, 장르물도 이토록 재밌을 수 있다는 걸 우직하게 증명해 보이며 진화를 거듭해온 그녀에게 쏟아지는 찬사는 당연해 보인다.

“이번 작품은 가족의 반응도 전보다 뜨거워서 기쁨이 더 컸어요. 초등학교 4학년인 딸아이는 ‘유령’, ‘쓰리데이즈’는 무섭다고 못 보더니 이번에는 재미있다고 대본까지 봤어요. 남편 장항준 감독은 처음으로 ‘그래서 다음에 어떻게 돼?’라며 전화를 걸어와 결말을 알려달라고 했는데, 안 가르쳐줬어요. 그동안 모니터링도 안 해준 게 얄미워서요(웃음).”

‘시그널’은 무전기를 통해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연결된 형사들이 오래된 미제 사건들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간절함이 보내온 신호’라는 드라마 부제에 걸맞게 끈질긴 집념으로 미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촘촘한 대본을 바탕으로 마지막까지 긴장감 있게 펼쳐졌다.

“사실 처음에는 미제 사건을 드라마로 만들 자신이 없었어요. 너무 어둡고 아픈 이야기여서 이걸 어떻게 보여줘야 하나 싶더라고요. 그런데 무전기라는 장치를 통해 과거에서 무전이 온다는 판타지적인 요소가 가미된다면 희망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용기를 냈죠.”

드라마에 등장한 미제 사건들은 화성 연쇄살인 사건, 대도 조세형 사건, 신정동 ‘엽기토끼’ 살인 사건 등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줬던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와 더욱 화제가 됐다. 특히 클라이맥스 부분을 차지했던 드라마 속 ‘인주 여고생’ 사건은 실제로 2004년에 일어났던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대중에게 환기시켜 사건을 재조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는 등 파급력이 컸다. 사람들의 뇌리에서 점점 잊히던 사회의 아픈 면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정작 대본을 쓴 김 작가는 무척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실제 사건을 참고로 했기 때문에 부담이 컸어요. 스토리에 맞게 새롭게 각색을 하고 실제 지명이 아닌 가상의 지명을 만들어 넣는 등 최대한 조심스럽게 다가가려고 애를 많이 썼죠. 그렇지만 혹시라도 드라마가 실제 사건의 피해자나 유가족분들에게 잊고 싶었던 아픈 기억을 되살리는 역기능을 했다면, 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심적인 부담감 외에도 이번 작품은 작가로서도 큰 도전이었다. 처음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장벽에 부딪히기도 했다.

“쓰다 보니 미제 사건이 왜 풀기 힘든 건지 알겠더라고요. 뭔가 증거나 자료가 남아 있어야 되는데 미제 사건은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버려 DNA 등의 증거물이 다 사라지고 없으니까요. 형사들을 취재하며 알게 된 건데, 그래서 미제 사건은 제보가 사건 해결에 정말 큰 역할을 한대요. 사람들의 관심이 중요한 거죠.”

전작들 중 어떤 것도 쉽게 써낸 작품은 없지만 이번에는 더 많은 고충이 있었다. 사건이 일어났을 때 과거와 현재를 모두 다뤄야 했기 때문에 똑같은 사건 전개를 두 가지 버전으로 짜야 했던 것. 과거 시점에서는 미제로 남도록 해야 하고, 현재 시점에서는 시대 배경에 맞게 과학수사로 풀어야 하다 보니 곱절로 힘들었단다.

“시놉시스를 짤 때부터 힘든 작업이 될 거란 예감이 들었어요. 속으로는 ‘이 힘든 걸 왜 또 시작했을까? 내가 미쳤지, 미쳤어!’ 하는 말을 수도 없이 내뱉었죠. 그만큼 대본 쓰기가 무척 힘들었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모든 작품을 다 힘들게 썼어요. 저는 드라마를 쓸 때마다 ‘내가 이걸 왜 시작했지?’ 하는 후회를 백번도 넘게 하는 것 같아요(웃음).”

시대를 향한 간절한 신호, ‘시그널’ 김은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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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뺀 김혜수, 나도 보고 싶었던 모습
집념의 형사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낸 김혜수, 조진웅, 이제훈 등 배우들에게도 극찬이 쏟아졌다. 특히 조진웅은 그의 연기력과 캐릭터가 지닌 매력이 시너지 효과를 내 40대의 나이에도 요즘 대세라는 송중기, 박보검을 위협하는 ‘신흥 대세남’으로 등극할 만큼 호평을 받았다. 극 중 조진웅이 연기하며 큰 사랑을 받은 이재한 형사 캐릭터는 권력의 위협과 갖은 악조건 속에서도 수사를 포기하지 않는 인물로 배트맨도, 셜록도 부럽지 않은 ‘한국형 히어로’였다.

“사실감 있는 캐릭터를 만들려고 실제 형사와 프로파일러를 많이 만났어요. 제가 만나본 강력계 형사들은 다들 이재한 못지않게 범인을 잡고 싶어 하는 근성이 강했어요. 이재한처럼 ‘목숨까지 걸 수 있을까?’라고 묻는다면 판타지적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실제로 그런 정의감 있는 형사가 없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오히려 악역이었던 김범주 국장(장현성 분) 캐릭터가 제가 본 현실에선 별로 없었죠.”

김혜수는 한 인터뷰에서 “대본을 보니 이 작품은 하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김은희 작가는 천재인 것 같다”라고 극찬할 만큼 작가를 향한 무한한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드라마 제작 초기에 SBS에서 편성이 불발되고 캐스팅 난항을 겪을 때 실제로 큰 힘이 돼준 사람이 차수현 역의 김혜수였다. 김 작가의 표현에 의하면 “출연 분량은 신경도 쓰지 않고 가장 먼저 출연 결정을 내려준 배우”가 그녀였다. 김혜수에게 김 작가가 주문한 것은 하나였다. 어깨에 힘을 빼고 보여달라는 것.

“실제 여형사들을 만나보면 힘이 들어가 있지 않더라고요. 보통 여자인데 직업이 형사인 것뿐이죠. 그런 느낌을 살려달라고 했어요. 김혜수 하면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인데 그걸 내려놓고 극 중 연모하는 이재한 앞에서 귀엽게 수줍어하는 모습을 저도 보고 싶었고요. 그런데 기대 이상으로 차수현 그 자체가 돼줘서 매번 감탄했죠. 특히 앰뷸런스 안에서 엉엉 우는 신은 ‘대성통곡하는 수준이다’라고만 지문을 썼는데, 그 이상의 감정을 표현해줘서 기억에 남아요.”

과거에서 무전을 보내오며 극의 중심을 이끌었던 이재한 형사를 연기한 조진웅은 함께 작품을 하기 전부터 좋아하던 배우였다.

“조진웅은 워낙 매력이 많은 배우라 언젠가는 잘될 줄 알았어요. 어떤 역을 맡아도 한 뼘 더 잘하는 느낌을 주죠. 대본을 쓰면서도 빨리 영상으로 보고 싶었던 장면 중 하나가 이재한이 영화관에서 홀로 주억거리면서 우는 신이었는데 촬영본을 보니 역시 좋더라고요.”

김혜수, 조진웅 두 명의 연륜 있는 선배 배우와 함께 연기한 박해영 역의 젊은 배우 이제훈에 대해서는 특히 애정을 드러냈다. 방영 초반 이제훈은 연기력 논란이 일며 시청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팽팽히 갈리기도 했다. 김 작가는 자신이 대사를 더 정제해 써주지 못했다며 미안해했다.

“박해영 역은 워낙 힘든 캐릭터였어요. 대사 자체가 연기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았고 대사 분량도 가장 많았어요. 그런데도 제훈이가 잘해줘서 고마울 뿐이에요. 특히 한세규(이동하 분)와 맞붙는 룸살롱 신은 박수를 보내주고 싶고요. 과거의 이재한과 무전을 하는 장면에서도 상대방 없이 연기하느라 어려웠을 텐데 간절한 감정을 정말 잘 표현해줬어요.”

드라마가 성공하려면 대본, 연출, 연기 세 가지가 서로 잘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 ‘시그널’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잘 이뤄졌다. 주연배우 3인방을 잘 만난 것 못지않게 감독과의 합도 좋았다. 드라마 작가에게 감독이란 존재는 좋은 남편을 만나는 것만큼 중대한 일이다. 아무리 드라마가 ‘작가의 장르’라고들 하지만, 그걸 현실화해줄 감독과의 합이 그만큼 중요하니 말이다. tvN ‘미생’에서 섬세한 연출로 호평받았던 김원석 감독은 ‘시그널’에서 장면마다 리얼리티가 살아 숨 쉬는 디테일한 연출을 보여주며 ‘석테일’이란 영광스러운 별칭을 얻기도 했다.

김 작가는 편집본을 받아볼 때마다 여러 차례 김 감독의 섬세한 연출에 감동했다고 한다. 경기 남부 연쇄살인 사건이 벌어졌을 때 이재한을 비롯한 과거 경찰들이 시신을 찾는 신, 홍원동 연쇄살인 사건을 수사하던 차수현, 박해영 등 현재 형사들이 산에서 시신을 찾아내는 신, 장기 미제 전담반을 처음 꾸릴 때의 모습, 과거 차수현이 처음 발령받아 들어올 때의 장면 등 셀 수 없이 많았다. 자신이 대본에 썼던 것보다 더 잘 살려줬단다.

“감독과 작가가 대화할 때 말이 길어지면 별로 안 좋은 신호예요. 안 통한다는 뜻이니까요. 저희는 그럴 게 없었어요. 작업하기에 무척 편했어요. 또 감독님이 워낙 작가의 뜻을 존중하고 세세한 것도 함께 상의하면서 만드는 스타일이라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고요. 드라마가 리얼하게 보였다면 그건 감독님 덕분이에요. 모든 신이 현실같이 보이길 원하셨고 또 그걸 해내셨어요.”

사실 작가가 먼저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잘해내야 그걸 바탕으로 연출과 배우가 잘 놀 수 있기 때문에 성공한 드라마에서 작가의 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그런데도 그녀는 모든 공을 다른 이들에게 돌렸다. 자신은 그저 청사진을 제공했을 뿐이고 배우의 연기, 감독의 연출, 현장 스태프의 노고가 ‘시그널’을 빛나게 했다면서 말이다.

시대를 향한 간절한 신호, ‘시그널’ 김은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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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준 감독과의 여름방학 같은 결혼생활
인터뷰를 하던 날, 마침 전날 김 작가의 작업실에서 잠들었다는 남편 장항준(47) 감독과 마주쳤다. 서둘러 작업실을 떠나려고 하던 차였다. 방송에서는 “요즘 잘나가는 아내와 갑을 관계고, 나는 노예”라고 농을 치던 그가 “은희야, 나 로션 뭐 발라? 내 양말 어디 있어? 내 옷은?”이라며 쉴 새 없이 아내를 찾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슬며시 웃음이 났다. 실상은 어린 아내에게 응석부리는 남편의 모습이 여지없이 보였다고나 할까. 입담 좋은 장 감독까지 함께 인터뷰를 해보려 시도했지만 이날의 주인공인 김 작가가 서둘러 남편을 내보내 아쉬움 속에 인사를 나눠야 했다.

지금은 아내의 인터뷰에 방해가 될까 봐 아내의 명령대로 자리를 피해주는 순한 남편이지만 우린 장 감독의 아내로 그녀를 알게 됐다. 두 사람은 1995년 한 예능 프로그램의 사수와 작가 관계로 만나 1998년 결혼식을 올렸다. 워낙 책을 좋아했고 막연히 작가가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왔는데, 드라마 작가가 된 것은 남편이 계기가 됐다. 장 감독이 쓴 시나리오를 옮겨 적는 일을 해주다가 ‘이런 일이라면 재미있겠다. 나도 하고 싶다’라고 생각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작가인 저를 잘 이해해주는 게 좋아요. 서로의 사정을 잘 아는 처지니까 딱히 말을 안 해도 ‘얘가 이래서 힘들겠구나’ 하는 느낌이 오나 봐요. 제가 최근 5~6년째 쉬지 않고 드라마를 쓰면서 시간이 너무 없었는데, 대신 남편이 딸아이를 데리고 극장이며 시내며 잘 다니는 것도 참 고맙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 ‘오, 이런 시스템 괜찮은데’ 하고 흡족하죠(웃음).”

부부의 딸은 아빠와 엄마의 재능을 그대로 물려받았는지 유독 글을 잘 쓴단다. 글쓰기를 가르쳐준 적이 한 번도 없는데 혼자 동화를 써서 보여주기도 했다. 제법 재미있게 써서 놀랐다고. “애가 쓴 글이 하도 많아서 이제는 다 읽어볼 수도 없다”라고 말할 정도로 남다른 재능을 갖고 있다. 극 초반에는 이제훈을 좋아하더니 후반으로 갈수록 조진웅에게 푹 빠져버렸다는 딸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진지하던 김 작가의 표정도 여느 엄마처럼 푸근해졌다. 워낙 바쁘고 불규칙한 직업인지라 육아는 친정엄마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제는 나를 이모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라며 웃는 말끝에는 엄마로서의 미안함도 슬며시 엿보였다. 부부가 아이에게 바라는 것은 단순하다. 장 감독은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저희 부부를 볼 때 아이가 공부를 잘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데, 정말 두려운 것은 아이가 자신이 공부를 못한다고 속상해하는 일이다”라고 말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 작가도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이 있으면 된단다. 대학에 안 가도, 대기업에 취직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바라는 바다.

‘인생을 여름방학처럼 즐기고 살자’라는 쿨한 가훈도 화제가 됐었다.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좋지만 아등바등 여유 없이 살고 싶지는 않다는 게 이 부부의 가치관이다. 김 작가는 같은 맥락으로 드라마 작업도 좋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힘든 과정을 견뎌내며 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드라마 작업을 할 때마다 정말 행복해요. 그리고 한편으론 미치도록 힘들어요. ‘내가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은 죄인이었나?’ 싶다가 또 재밌어서 까무러치다가(웃음). 혼자 끝없이 감정의 널뛰기를 하면서도 계속 쓰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게 이 일인 것 같아요.”

■기획 / 노정연 기자 글 / 정성민(프리랜서) ■사진 / 조인기(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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