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침없이 시원시원한 홍진영과 솔직 인터뷰
2년 만에 신곡 ‘엄지 척’을 발표하고 본격적으로 가수 활동을 재개한 그녀에게 신곡에 대한 질문부터 하는 게 순서이건만, 에너지 넘치는 그녀를 보고 있자니 절로 실제 성격이 어떤지부터 묻게 됐다. 아무리 밝은 성격이라도 일에 치이다 보면 거친 스크래치가 나게 마련이니까. 실제 그렇게 밝은 성격이긴 한 걸까. 아니면 스케줄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면 혼자 울적함에 빠지는 건 아닐까. 떠오르는 생각을 그대로 물었다. 그녀는 답하기 전에 먼저 기분 좋게 큰 소리로 웃었다.
“정말 그런 게 궁금하신가 봐요. 제 주변 스태프도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대요. 밖에서 활기차게 보이는 사람이 오히려 사색 좋아하고 집에 조용히 있고 그러는 거 아니냐고요. 그런데 저는요, 화면 안보다 화면 밖이 더 활기차거든요!(웃음) 우리 스태프도 이런 질문 받으면 ‘진영이는 더하면 더하지 덜하진 않다’라고 답한대요. 어릴 때부터 밝았어요. 왈가닥 스타일요. 지금은 철이 많이 든 거예요(웃음).”
답을 하는 데 거침이 없다. 시원시원하다. 첫 질문의 답부터 꾸며진 모습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화면 밖이 더 밝다는 말에 덩달아 기분이 좋은 건 왜일까. 확실히 홍진영은 사람들의 기운을 충전시켜주는 배터리 같은 존재다.
2년 만의 신곡, ‘엄지 척’
홍진영이 2년 만에 신곡 ‘엄지 척’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로 남녀노소, 세대를 불문하고 폭넓은 사랑을 받아온 그녀는 이번에도 중독성 강한 멜로디의 경쾌한 트로트 곡으로 다시금 대중을 사로잡을 생각이다.
“이제 따뜻한 봄이잖아요. 봄 날씨에 잘 어울리는 경쾌하고 발랄한 곡이에요. 이전의 곡들과는 완전히 다를 거예요. 메이크업이나 헤어스타일까지 다 바꿔 좀 더 어려지는 느낌이랄까요. 또 노래가 중독성이 강해요. 멜로디도 쉽고요. 특히 안무가 잘 나왔어요. 여태까지 제 노래의 안무라면 율동 수준이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좀 더 발전된 형태예요.”
신곡 이야기가 나오자 사뭇 진지해졌다. 그리고 말도 빨라졌다. 그만큼 그녀가 신곡에 공을 많이 들였다는 의미일 것이다. 특히 이번 신곡을 위해 그녀는 유명 작곡가가 아닌 신인 작곡가와 작업했다. 일종의 모험이라 봐도 좋을까.
“이번에 함께 작업한 작곡가가 유명한 분이 아니에요. 우연히 제가 그분 곡을 듣게 됐는데 ‘이 사람한테 곡을 받아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간절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수소문해 작곡가에게 먼저 연락을 했어요. 그렇게 곡을 받았는데 정말 잘 나온 거죠! 물론 신인 작곡가이고 그동안 함께 작업을 해왔던 게 아니라서 처음에는 불안하기도 했지만, 곡이 마음에 들어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신곡을 준비하면서 특별히 힘든 점이 있었냐는 질문에 작업 자체가 힘들진 않았지만 워낙 오랜만에 내는 앨범이라 부담감이 컸다고 털어놓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최대한 신중하게 선택하고, 신중하게 작업하고,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며 ‘신중하게’라는 단어를 여러 번 썼다. 다른 활동을 하느라 가수라는 본업에 충실하지 못한 탓에 신곡이 늦어진 게 아니란 얘기도 덧붙였다.
“트로트라는 장르는 다른 아이돌처럼 활동 시기를 정해놓고 활동하는 게 아니거든요. 대중이 봤을 때는 ‘왜 쟤는 음악 안 하고 방송만 해?’ 하실 수도 있는데요. 제가 다른 방송도 열심히 하는 이유가 트로트란 장르가 한 곡으로 활동하는 시기가 길다 보니… 방송 활동 안 하면 잊히기 십상이거든요(웃음).”
홍진영은 신곡 이야기에 신바람이 난 듯했다. 특히 신경 쓴 부분이 신곡 ‘엄지 척’의 콘셉트라고. “(창법에) 살짝 올드한 느낌을 더 넣어 왔었다”라는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만들어내는 게 최대 관건이었다. 무대 위에서 전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걸 만들어보자는 게 큰 방향이었지만, 트로트의 특성상 ‘어른들만 보러 오시는 무대’에서도 ‘먹히는’ 것이어야 했다. 홍진영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자면 그야말로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작업이었다.

거침없이 시원시원한 홍진영과 솔직 인터뷰
가수 홍진영이 대중에게 어떤 가수로 보이길 원하는지 묻는 질문이었다. 홍진영은 음악은 한계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여러 색깔을 보여준다는 것은 트로트 이외의 것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트로트로도 다양한 색을 낼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제가 드라마 OST도 불렀거든요. 기회가 되면 그 작업도 꾸준하게 하고 싶고요. 방송을 하면서 가수의 끈을 놓지 않을 거예요. 가수를 하면서 방송도 열심히 할 거고요. 음악이란 게 한계도 없고, 또 만족도 없는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끝없이 열심히, 음악의 매력에 빠져서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저 방송하는 거 좋아해요. 재미있어요(웃음).”
그렇다면 홍진영이 ‘아! 이만하면 가수로 성공했구나’ 하고 느낄 때는 언제일까. 그녀는 기라성 같은 트로트 선배 가수들 이름 뒤에 자신의 이름 석 자까지 따라붙을 때라고 했다. 그게 가장 성공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제2의 누구도 아니고, 어디선가 모티브를 따온 비슷한 누구도 아닌 온전히 ‘가수 홍진영’으로 불리는 것 말이다. 개성 넘치는 그녀답다. 그래도 존경하는 선배나 롤 모델이 돼준 가수는 있지 않을까.
“저는 개인적으로 주현미 선배님을 좋아해요. 엄마가 주현미 선배님을 정말 좋아하셨고 선배님 노래를 많이 들으셨어요. 주현미 선배님을 뵈면 항상 변하지 않는 모습이 존경스러워요. 저도 주현미 선배님이나 남진 선배님, 설운도 선배님처럼 변치 않는 모습을 지키고 싶어요. 대선배님들의 변치 않는 실력도 정말 존경해요.”
홍진영은 그냥 밝기만 한 사람이 아니다. 그녀는 자신을 지켜낼 만큼 강하기도 하다. 얼마 전 홍진영의 개인 SNS에 악성 댓글을 단 악플러에게 따끔하게 일침을 가해 기사가 되기도 했다. 사실 연예인에 대한 악플 공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연예인 입장에서 선뜻 대응하기도 힘든 게 현실이다. ‘멘탈’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일단 홍진영은 그게 그렇게까지 화제가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멘탈 관리? 모두 날 좋아할 순 없잖아
“특별한 비법이 있을 리 없고요(웃음). 어쩌면 되게 간단한 문제인 것 같아요. 모든 사람이 저를 좋아해줄 수는 없잖아요. 당연한 사실이죠. 악플 한두 개 때문에 절 좋아해주시고, 아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의 마음을 안 좋게 하면 안 되잖아요. 제가 버틸 수 있는 힘은 저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이에요.”
그래도 홍진영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따로 있지는 않을까. 그녀는 맛있는 걸 먹는 거라며 크게 웃었다. 특히 고기를 좋아한다고. 고기라면 종류를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육식주의자라고 말했다. 친구들과 맛집도 찾아다니곤 했는데 요즘은 바빠서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그래도 맛있는 음식을 포기할 순 없으니, 스케줄을 마치고 주로 24시간 영업을 하는 집 위주로 찾는다는 팁도 잊지 않았다.
“저는 무조건 고기입니다(웃음). 음식점도 고깃집 위주로 가고요. 먹을 때 왕창 많이 먹고 안 먹을 때 확 안 먹고 그래요. 술은 못해요. 먹으면 온몸이 빨개지고 난리가 나요. 요즘 활동을 시작해야 해서 살을 뺐어요. 제가 원래 깡 마를 수 없는 체질이거든요. 근데 요즘 아이돌 친구들이 워낙 말라서…. 한 달 전까지 살이 쪘었어요. 화면에 보면 티가 나거든요. SNS에 ‘살 좀 오르셨네요’라는 댓글이 많이 올라와요(웃음).”
연예인은 연예인인가 보다. 그냥 보기엔 어디 한 군데 살을 빼야 할 곳은 없어 보이는데 말이다. 홍진영은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특별한 다이어트 방법이 있는 게 아니라 그저 안 먹고 굶는다고. 워낙 스케줄이 바쁘고 하루 활동량이 많아 운동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효과를 내는 것 같다고 했다. 이전에는 하루만 굶어도 살이 빠지는 듯 가뿐한 기분이 들었는데, 요즘은 나이가 든 탓인지 2, 3일은 굶어야 살이 빠지는 느낌이 든다고.
“몸매 관리는 굶는 다이어트라고 말씀드렸고(웃음), 피부 관리요? 저는 매일 화장을 하고, 또 화장한 얼굴로 10시간 넘게 있는 셈이라서 시간이 날 때마다 집에서 팩을 하거나 수분 크림을 듬뿍 바르고 잠을 많이 자요. 피부과 갈 시간이 없으면 그렇게 집에서 셀프 케어를 하거나 최대한 많이 쉬어요. 그리고 시간 날 때마다 피부과 가요. 안 가면 안 돼요. 가서 모공 청소도 해줘야 해요. 안 그러면 트러블 나거든요.”
인터뷰가 이어질수록 솔직한 홍진영의 매력에 빠져들어갔다. 좀처럼 빼거나 꾸미거나 돌려 말하는 법이 없다. 대중이 알고 있는 이미지 그대로의 홍진영이다. 그녀는 자신의 유쾌한 이미지가 무척 좋다고 했다. 비타민이나 활력소 같은 인상을 줄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홍진영을 떠올리면 기분 좋은 이미지가 자동으로 연상되면 좋겠다고 했다.
“가수 홍진영하면 친숙하고 친근한 느낌이 들었으면 느껴주셨으면 좋겠어요. 옆집 언니 같고, 누나 같고, 동기 같은 느낌 있잖아요. 예전부터 제가 원하고 욕심내는 이미지는 그런 거라고 말해왔어요. 그리고 그걸 위해 조금씩 실천해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팬들도 선뜻 말을 걸어주시고 저를 편하게 느끼시는 것 같아서 참 좋아요. 팬들이 원하는 건 웬만하면 다 해드리고 싶어요.”
꿈을 이룬 오늘, 감사하고 행복해
홍진영이 악플러에게 일침만 가하는 것은 아니다. 팬들의 댓글을 하나하나 다 본다고 했다. 그녀의 팬들에게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팬이 댓글로 “언니! 렌즈 끼지 마세요”라고 하면 렌즈를 빼고, “화장 진하게 하지 마세요”라고 하면 화장을 연하게 한다.

거침없이 시원시원한 홍진영과 솔직 인터뷰
홍진영은 데뷔 초부터 이른바 ‘엄친딸’로 유명했다. 교수인 아버지가 똑똑한 딸을 제대로 공부시킬 참이었는데, 가수가 되겠다니 완강하게 반대했다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그녀의 꿈은 처음부터 오로지 가수였다. 어릴 때부터 소풍이나 수학여행을 가면 항상 노래를 부르고 사회자를 맡았다. 라디오의 청취자 콘테스트에 참가해 노래도 부르곤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가수 재능을 알아갔다.
“반대가 엄청 심하셨어요. 그런데 어려서부터 제가 SNS를 활발하게 했거든요. 그때 하던 개인 홈페이지 방문자가 하루 몇천 명이 될 정도로 나름 유명했답니다(웃음). 그 홈페이지를 통해 소속사에서 러브콜이 많이 들어왔어요. 고등학교 때 가장 연락이 많이 왔어요. 제가 처음 계약했던 회사 실장님이 광주로 찾아오셨더라고요. 그분이 아빠를 설득하셨어요. 그때 아빠가 내건 조건이 ‘성적 장학금을 받아라. 그럼 서울 보내주마’였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장학금을 받았죠!”
홍진영은 가수 활동 외에 가장 재미있는 건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특히 스튜디오에서 가만히 앉아 있는 것보다 SBS-TV ‘런닝맨’처럼 역동적인 프로그램이 좋다고. 이유도 간단했다.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녀다운 답이다. 가수부터 패널, MC 등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는 홍진영은 특별히 어려운 방송이 따로 있는 건 아니라고 했다. 어떤 프로그램을 하든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 방송에 가장 잘 나온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제가 신인 때 그랬거든요. 뭔가를 보여줘야지, 그래야 분량을 뽑아내지… 하면 뭔가 과해지고, 세 보이는 면이 부각돼요. 그럼 그 욕심이 화면에 고스란히 보여요. 요즘은 어쩜 그렇게 리액션을 잘하냐는 칭찬도 듣거든요. 저만의 방송 비법이 있는 게 아니라 정말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임할 때 어떤 방송 프로그램이든 잘 나오더라고요.”
바쁜 스케줄로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 정도가 힘들지만 홍진영은 그럼에도 늘 감사하고 즐겁다고 했다. 힘들다는 투정마저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왜냐하면 가수라는 꿈을 이루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쁜 것도 한때 아니겠냐며 인기가 영원하지 않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렇기에 순간순간 웃을 수 있다는 현명한 결말까지 지어주었다. 대중에게 오늘도 행복한 비타민을 선사하는 홍진영, 그녀야말로 ‘엄지 척’이 아깝지 않은 주인공이다.
■기획 / 노도현 기자 ■글 / 강은진(객원기자) ■사진 / 김태환 ■의상 협찬 / Style7(02-6212-0403) ■장소 협찬 / 카페 비안빈 ■스타일리스트 / 박남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