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뷔 3년차 뜨거운 청춘의 얼굴 서강준
우리는 서강준의 존재를 최근 두드러지게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해 MBC-TV 드라마 ‘화정’에 출연했던 그는 어느새 tvN 드라마 ‘치즈 인 더 트랩(이하 치인트)’의 백인호가 돼 있었다. ‘치인트’가 끝나고는 지난 설 연휴 촬영했던 SBS-TV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 in 통가’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정글의 법칙’이 끝나고 나면 미국 드라마 원작인 tvN 드라마 ‘안투라지’에 출연할 예정이다. 쉼 없이 대중 앞에 스스로를 내보이는 서강준. 바로 모두가 그를 원하고 있다는 증거일 터. 얼굴이 완벽해서 ‘얼굴 알파고’라고도 불린다는 서강준과의 만남은 고요하다가도 이내 출렁이는 싱그러움에, 마음에 조그만 파고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시간이었다.
‘치인트’ 팀과 푸껫으로 포상 휴가를 다녀왔죠? 오랜만의 휴식이었을 텐데 어땠어요? 저에겐 휴식의 의미가 더 컸어요. 숙소에 개인 수영장도 있어 혼자 수영하며 쉬기도 하고 스태프들과 많은 이야기도 나눴어요. 이런저런 생각도 정리하고요.
막 정글에 다녀온 이후 떠난 해외여행이라 느낌이 달랐을 것 같아요. 생존과 휴식, 어느 쪽이 더 자신과 맞나요? 정글은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생존이죠. 생존과 여행의 차이라고 봐야 할 것 같아요. 생존지는 생존을 위해서만 살아가는 곳이니까 제가 먹을 것도 직접 구해야 하는 곳이에요. 그래도 배우고 느끼는 게 많았어요. 그와 비교한다면 포상 휴가 같은 여행은 정말 쉬는 시간이 주어지는 거죠. ‘치인트’ 포상 휴가는 저를 위한다기보다 촬영하며 고생한 스태프를 위로하는 자리라고 생각하는 게 더 맞아요.

데뷔 3년차 뜨거운 청춘의 얼굴 서강준
‘정글에서도 빛나는 외모’에 대한 예찬이 끊이질 않고 있어요. ‘잘생김이 묻었다’라는 표현도 많이 하던데. 부담이 되죠(웃음). 그래도 예능이잖아요. 재미와 다큐 느낌을 함께 가지고 가는데 결국 그 방향성은 제작진이 결정하는 거니까요. 제 입장에서는 고생하는 것도 나오고, 재미있는 것도 나오니까 일석이조인 셈이죠.
‘치인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어요. 배우 서강준에게는 어떤 의미가 된 작품인가요? 무엇보다 저를 많이 알리게 된 작품이에요. 화제도 됐고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제 입장에서는 ‘출발선을 끊어준’ 그런 작품이에요. 제가 속한 배우 그룹 ‘서프라이즈’의 멤버들도 더 알려져야 해요. 저는 첫발을 뗐으니 팀으로 함께 알리는 일도 중요할 것 같아요.
서강준이 생각하는 ‘치인트’의 백인호는 어떤 인물이었나요? 솔직하고 따뜻한 친구예요. 거칠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드라마가 반 사전 제작으로 만들어져 공부할 수 있었던 게 많았어요. 물론 시청자의 의견에 피드백을 할 수 있는 범위가 적은 것도 있지만, 대중이 잘 봐주셨으면 하는 생각과 믿음을 끝까지 가져갔어요.
피아노를 생각보다 잘 치더라고요. 예전에 배운 적이 있어요? 어렸을 때 체르니 40까지 쳤어요.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것치고는 오래한 셈이죠. 사실 배우가 되기 전에 잠시 피아노 독학을 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치지 않다 보니 어느 순간 악보 보는 법도 잊었더라고요. 그렇게 배운 피아노였는데 이번 작품에서 활용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드라마에서 연주하게 되는 노래는 미리 악보를 구해 연습하곤 했죠.

데뷔 3년차 뜨거운 청춘의 얼굴 서강준
주인공의 분량과 완성도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어요. 받아들이려고 해요. 대중의 의견이니까요. 워낙 기대해주신 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실망하는 부분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해도 하고요. (원작인) 웹툰과는 다른 방향을 제시하려 했던 것 같아요. 인물들의 사정과 개인사가 좀 더 들어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모두가 빛날 수 있는 결말이었으면 했는데, 이런 상황이 생긴 거죠.
‘연출자가 서강준에 몰입해 공정성을 놓친 것 같다’라는 비판도 있었어요. 당사자로서 어땠는지 궁금해요. 드라마라는 게 하나의 요소만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에요. 대본을 놓고 모두가 검토하고 촬영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연출자 개인의 결정으로 드라마 자체가 바뀐다는 건 맞지 않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감독님은 모두를 좋아해주셨다는 거예요.
다시 한번 ‘청춘’을 연기하다
2013년에 5인조 배우 그룹 ‘서프라이즈’로 데뷔했어요. 벌써 3년이란 시간이 흘렀는데 돌아보면 어때요? 사실 예전에는 종종 스스로를 점검하는 시간을 갖곤 했는데 요즘은 마음의 여유가 없었어요. 이제 작품도 끝났고 어느 정도 시간이 있으니 생각을 좀 정리하고 싶어요. 5월 말 아시아 팬 미팅이 있거든요. 아마 그 전까진 혼자서 그동안의 시간을 정리할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차기작으로 미국 드라마 원작의 ‘안투라지’를 선택했어요. 제가 스물넷이에요. 나이에 맞는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치인트’에서 청춘의 좌절과 아픔 그리고 질풍노도의 시기를 그렸는데 ‘안투라지’에도 그런 부분이 있어요. 연예계에서 활동하는 네 명의 남자에 대한 이야기인데, 철없는 남자 넷이 모여 살면서 서로 배우고 우정을 쌓아간다는 설정이 좋았어요.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았고요. 저도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고 멤버들과 함께 살고 있잖아요.
멤버들과는 어때요? 연습생 기간을 포함해 아직도 함께 숙소 생활을 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이제 그냥 형제 같아요. 요즘엔 일정이 끝나고 저녁에 만나는 사이가 됐지만 서로의 유대가 끈끈해요. 저 말고도 유일 형이 뮤지컬 막바지 공연으로 바쁘고, (강)태오도 일일극에 출연하고 있고요. 저희끼리 “우리 모두 다 잘돼서 인정을 받자”라는 말을 자주 해요. 나중에 그룹으로 콘서트를 하는 게 꿈이에요. god 선배님들의 모습이 무척 좋았거든요.

데뷔 3년차 뜨거운 청춘의 얼굴 서강준
그래도 배우인데 관리를 아주 안 하지는 않겠죠. 정말 죄송한데 아예 관리를 안 해요. 얼굴에 좋은 걸 바르면 오히려 더 안 좋대요. 내성이 생겨서 더 좋은 걸 원하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특별하게 하는 건 없고 스킨과 로션, 가끔 에센스를 바르는 정도예요. 여름에는 선크림도 잘 안 발라요. 대신 햇빛이 있는 곳은 피하는 편이에요. 피부에 대해 드리고 싶은 말씀은 ‘피부에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라는 거예요(웃음).
인상 깊은 명언이네요(웃음). 좌우명 같은 게 있나요? 항상 이야기하는 것이 ‘진심은 통한다’예요.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말이죠. 연기할 때도, 사람을 대할 때도 항상 진심은 통한다고 생각해요. 혹시나 문제가 생기더라도 진심으로 대하면 믿어줄 거라고 생각해요. 결국 통하게 되더라고요.
데뷔 3년 만에 20대 대세 배우로 자리 잡았어요. 올해 이루고픈 소망이 있다면? 우선 멤버들과 같이 오래 모여 살았으니 이제 독립을 하고 싶어요. 모여 사는 게 장점도 있지만 각자 성향이 다르잖아요. 올해는 저 말고 멤버들인 유일 형, 태오, 공명, 태환이 모두 다 잘됐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건 새롭게 시작하는 작품이 잘돼야겠죠. 올 한 해도 바쁘게, 열심히 연기하고 싶어요.
■기획 / 노정연 기자 ■글 / 하경헌(스포츠경향 엔터팀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사진 제공 / 판타지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