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글로리데이’를 연출한 최정열 감독은 캐스팅 당시 딱 두 가지를 원했다. 첫째, 청춘 영화인 만큼 앞으로 한국 영화를 이끌어갈 젊은 배우들을 발견하는 것. 둘째, 스타를 캐스팅한다면 기존의 이미지를 깨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 김준면(25)은 최 감독의 조건을 적절히 충족할 수 있는 배우였다. 결국 그에게 상우 역이 돌아갔다. 자신의 학비 때문에 고생하는 할머니를 위해 대학 대신 군대를 택하는 인물이다.

배우 김준면의 첫걸음
영화는 네 친구가 함께 떠난 첫 여행에서 벌어지는 하룻밤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이들은 입대를 앞둔 상우를 배웅하기 위해 포항으로 떠난다. 어른이 된 기분에 한껏 들떠 있던 것도 잠시, 우연히 위험에 처한 여자를 구하려다 시비에 휘말리게 되고 순식간에 사건의 주범이 돼버린다. 경찰과 부모들은 이들에게 ‘진실’보다 ‘사실’이 더 중요하다고, 세상에는 친구보다 지킬 것이 더 많다고 말한다.
스크린 데뷔에 주연까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 그는 최 감독에게 상우의 집이 어디냐고 물었다. 사전 답사를 해야만 캐릭터를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최 감독과 함께 언덕진 동네를 거닐며 상우의 감정에 대해 꽤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일단 상우라는 캐릭터를 감독님께서 만드셨기 때문에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감독님도 저를 잘 알아야 제게 조언을 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고요. 그래서 감독님과 정말 많은 시간을 가졌어요. 영화 ‘소셜포비아’를 함께 봤는데, 제게 양게 역할의 배우(류준열 분)가 어떠냐고 묻기도 하셨죠. 연기 정말 잘한다고, 같이 작품을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결국 준열이 형을 딱 캐스팅하시더라고요(웃음).”
촬영 전부터 친분이 있던 류준열, 지수, 김희찬과는 이번 영화를 통해 더욱 돈독한 사이로 거듭났다. 함께 여행을 떠날 계획도 있다는 후문. 그는 “인간적으로도, 배우로서도 무척 좋은 사람들, 가족 같은 사람들이다”라고 동료들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물론 엑소 멤버이자 배우로도 활동하고 있는 도경수에 대한 고마움도 빼놓지 않았다.
“얼마 전에 경수가 주연을 맡은 영화 ‘순정’을 재미있게 봤어요. 촬영하는 동안 연락을 자주 주고받았는데, 서로에 대해 익히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믿는다’, ‘믿을게요, 형’이라는 말로 마음을 전했죠. 믿는다는 말만큼 힘이 되는 말이 없는 것 같습니다.”
■글 / 노도현 기자 ■사진 / 이소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