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최지우의 밥 퍼주는 생일파티

스타의 선행

스무살 최지우의 밥 퍼주는 생일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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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밥을 퍼보긴 처음이에요”

톱스타 최지우가 배고프고 외로운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길거리 봉사에 나섰다. 영화 ‘피아노 치는 대통령’ 이후 6개월여만에 만나는 최지우는 청바지에 면티 차림의 수수한 모습. 7백여명의 결식 노인들을 위해 두 팔 걷고 나선 톱스타 최지우의 뜻깊은 생일 파티 현장 파파라치.

생일파티 대신 봉사활동하며 이웃 사랑 실천

지난 6월 6일 현충일, 서울 종묘공원 안에선 한바탕 잔치가 벌어졌다. 톱스타 최지우(28)가 자신의 생일을 맞아 팬들과 함께 결식 노인 돕기 무료 배식 이벤트를 개최한 것. 이번 행사는 최지우의 비공식 온라인 팬클럽인 ‘스타 지우’ 회원들이 생일파티를 봉사활동으로 대신하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을 제시, 이에 최지우가 “그렇게 좋은 취지의 행사에 빠질 수 없다”며 도우미를 자청하며 성사됐다.

오전 11시 30분, 정확히 약속시간에 맞춰 행사장에 도착한 최지우는 흰색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 당초 최지우에게 맡겨진 임무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후식으로 바나나를 나누어 주는 일이었다. 그런데 5분이나 지났을까? 돌연 그녀는 팬클럽 회장을 조용히 부르더니 “나 밥 푸는 일 하면 안될까?”라며 큼지막한 주걱을 건네 받았다. 무료 배식 행사에서 가장 힘든 포지션이 바로 밥 담당이란 걸 알기나 하는 걸까? 가느다란 팔목에 개미 허리, ‘30분이나 버틸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 절로 들었다. 더욱이 이날 행사장엔 평상시보다 두 배나 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일이 배로 고된 상황. 하지만 최지우는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의외로 강인한 면모를 보여 주위를 놀라게 했다. 얼굴만한 주걱을 들고 푸짐하게 밥을 담아 식판에 ‘척척’ 담아내는데 그 모습이 여느 자원봉사자 못지 않게 능수능란하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밥 한주걱에 마냥 행복해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밝은 표정 앞에 톱스타 최지우의 손이 더욱 바빠졌다. 봉사활동 중간, “뭔 밥을 그렇게 수북히 담냐?” 물었더니 “하루에 한끼 밖에 못 드시는 분이잖아요”라며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얼굴만 예쁜 줄 알았더니 마음씨 또한 비단결이다.

“식사 하셨어요?” “맛있게 드세요.” “밥 부족하시면 더 드릴까요?” 웃는 얼굴로 외로운 노인들의 말벗이 되어드리는 일 또한 그녀의 몫. 행사장에 몰려든 노인들은 “최지우가 주니까 더 맛있는 것 같다”며 껄껄 웃음으로 그녀의 친절에 화답했다.

큰 키를 숙여가며 밥통을 책임진지 1시간쯤 지났을까? 최지우는 이마에 맺힌 땀을 한번 훔치더니 “이거 허리 되게 아프구나. 난 몰랐어?”라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팬들의 노고를 치하하기도 했다. 이날 하루 혼자서 무려 7백 인분의 식사를 책임져야 했으니 “힘들다”는 소리도 나올 밖에. 눈치 없이 봉사활동 중에 질문을 건넨 한 건장한 체격의 남자기자에게 그녀가 하는 말. “지금 바쁜데 뭐하시는 거예요. 체격두 좋으시구만∼ 얼른 국 퍼요!” 애교 섞인 그녀의 한마디에 취재 나간 기자도, 매니저도 자연스럽게 식판을 들고 나르는, 배식 도우미 신세가 되어버리기도 했다.

넉넉히 준비해온 식사로 모자라 예비용으로 가지고 온 사발면까지 다 풀고 나서야 비로소 행사는 끝이 났 다. 조심스레 그녀에게 다가가 “힘들지 않냐?”며 말을 건넸더니 그녀는 난데없이 소매를 걷어 붙이며 힘자랑을 해보인다.

“여기 알통 보이시죠? 제가 요즘 운동을 좀 하거든요. 끄떡없어요. 근데 허리는 좀 아프네요.”

스무살 마지막 생일파티를 7백여 어려운 이웃에게 점심식사를 대접하는 것으로 대신한 그녀. 최지우가 이보다 더 예뻐 보일 수 없는 하루가 아니었나 싶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스타 지우’ 회원 30여 명 외에 캐나다 동포와 홍콩 팬들도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홍콩 팬 대표로 참가한 카렌 코(50)씨는 사스에 걸리지 않았다는 진단서를 첨부하고, 혹시 몰라 일본에서 8일간 머문 뒤 한국에 왔을 정도로 최지우라면 꿈뻑 죽는 열혈팬이다. 그녀는 “사스로 인해 오지 못한 팬들이 많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날 최지우는 특별한 생일선물을 마련해준 팬들을 위해 서울 모처에서 조촐한 팬미팅을 가지며 팬들과 단란한 한때를 보내기도 했다.

팬과의 일문일답! 드라마로 활동 예정, 운동하며 체력 보강 중

영화 ‘피아노 치는 대통령’ 이후 어떻게 지내나요?

하루 두시간씩 운동(헬스)하구요 저녁에 한두시간씩 한강변을 걸어요. 김남주씨, 김민희씨, 신애라씨, 오연수씨 등 친구, 언니들도 자주 만나 수다도 떨구요. 그리고 일주일에 세번씩 영어를 배우고 있어요. (실제로 그녀는 통역이 있었음에도 불구, 홍콩 팬과 직접 영어로 대화를 주고 받아 홍콩 팬을 감동시키기도 했다)

연기자로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

제가 출연한 드라마를 보면서 팬들이 같이 공감해 줄 때. 제가 울 때 같이 울어 주고 또 웃을 때 같이 웃어줄 수 있는 그런 연기를 했다 싶을 때, 그때가 가장 보람된 거 같아요.

봉사활동을 마치고 난 소감은?

생각보다 팔이 많이 아팠어요. 밥 푸느라 계속 숙이고 있으니까 허리가 너무 아프더라구요. 가볍게 생각했는데 결코 쉬운 일이 아니더라구요. 그래도 팬 여러분들은 이 일을 매달 해오고 있잖아요. 그런 생각을 하니 괜히 엄살 피우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부터 드네요. 오늘 아주 많은 분들께서 즐겁게 식사를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마음이 뿌듯했어요. 제게는 잊지 못할 생일선물이 될 거 같아요. 앞으로도 자주 불러주세요. 우리 팬들이 봉사활동을 하는 곳이라면 앞으로도 참석할 용의가 있어요. 다음 번엔 정말 소리 없이 올게요. 오늘 생각지도 못했는데 몰려든 취재진 때문에 좀 당황스러웠거든요. 아무튼 사랑을 나눌 줄 아는 우리 팬들의 모습 보며, 오늘 저 정말 감동 받았습니다. 감사해요.

오늘 행사에서 특별히 밥을 푸겠다고 나선 이유가 있나요?

팬 입장에서는 좀 쉬운 거, 혹은 제가 연예인이다 보니 어르신들과 이야기도 좀 나누라고 바나나 나누어 주는 걸 맡기신 모양인데요 그렇잖아요. 팬 여러분들은 매일 하는 일이지만 전 매번 하는 일도 아니고 잠깐 하루 나와서 도와드리는 건데 너무 약하다 싶어 젤 힘든 거 하겠다 자청했어요. 쉬운 거 하면 행사에 참석한 보람이 덜할 것 같기도 했구요.

앞으로의 계획은?

가을이나 겨울 정도에 드라마를 할 거 같아요. 원래 여름에 하는 드라마에도 섭외가 들어와서 고민을 좀 했는데… 방송 2주전까지 고민하다 좀 더 탄탄한 작품에 출연하고 싶어 꾹 참았어요. 그때까지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글 / 최은영 기자 사진 / 정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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