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체 대표로 변신한 개그맨 ‘컬투’ 정찬우 & 김태균

게임업체 대표로 변신한 개그맨 ‘컬투’ 정찬우 & 김태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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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인해 행복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옥희 성대모사와 ‘앙칼진 에미나이’라는 유행어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개그맨 정찬우와 김태균. ‘컬투’라는 이름으로 다시 뭉친 두 남자가 개그게임 사이트를 오픈했다. 종전의 게임 사이트와 차별화된 모습으로 개그에 대한 모든 정보를 서비스하겠다는 두 남자는 올 여름 소극장 공연을 통해 ‘컬트 개그의 진수’도 선보일 예정이다.

웃음을 주는 게 행복이다

개구리가 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을 넘긴 3월의 봄날은 따뜻했다. 브라운관 최고의 웃음 핵폭탄 컬투를 만나기에 딱 좋은 분위기. ‘오늘 인터뷰는 왠지 즐거울 것 같다’는 기대감에 부풀었는데… 그들은 약속 시간을 30분이나 넘긴 후에도 나타나지 않는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김태균이 나타났다. 아이디어 회의 때문에 약속시간에 늦었다며 미안해하는 김태균의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다. 그의 파트너인 정찬우는 아직 회의실에서 나오질 못하고 있다. 한 시간을 녹화하기 위해서 일주일 내내 아이디어를 짜고 연습하는 컬투. 개그를 한 지 벌써 10년째에 접어들었지만, 그들은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다. 이유는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하기 때문. 그들은 후배 사랑도 극진하다. 형편이 어려운 후배들을 돕기도 하고, 후배들이 만든 개그를 직접 지도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려서부터 개그맨이 꿈이었을까? “생각해보니 어릴 때 꿈이 뭔지 모르겠어요. 그러나 개그맨을 꿈꾸지는 않았어요. 원래는 내성적인 편인데 교회 활동을 하면서 숨어 있던 끼가 발산된 것 같아요. 중학교 2학년 때, 교회에서 ‘고스트 바스터’라는 개그를 했어요. 귀신을 타파하는 모험을 그린 개그였는데 제법 인기가 있었죠.”

김찬우의 말에 정찬우도 응수한다. “동네에서 저 모르면 간첩이에요. 아마도 개그맨이 되지 않았으면 동대문에서 의류 장사를 했을지도 몰라요. 적성에도 잘 맞았을 것 같고요. 후배가 같이 개그맨 시험을 보자고 해서 봤는데, 전 붙고 그 친구는 떨어졌어요. 그게 운명을 바꿔놓은 거죠.”

그들에게는 모든 게 개그의 소재가 된다. 길거리를 돌아다닐 때, 사람들과 이야기를 아이디어를 찾는다고. 아이디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는 가까운 포장마차에서 술잔을 기울이기도 한다. 그러던 중 ‘개그 사이트를 통해 개그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자’는 데 생각이 미쳤다. 이 안에는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게임도 포함되어 있다. ‘웃기지 않는 게임은 만들지 않는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그들은 지난 8일, 정식으로 사이트를 오픈했다. 게임은 ‘개그 맞고’ ‘개그 고스톱’ ‘개그 작가방’으로 구성되었다. 음성도 옥희 버전, 전라도 버전 등 총 11개가 등장한다. ‘개그 작가방’은 개그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이 모여서 의견을 나누는 곳이다. 이들은 매일 밤 10시부터 사이트에 접속한 사람들과 직접 내기를 하기도 한다.

인터뷰 중 김태균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의 벨소리는 ‘사장님, 전화 받으세요’. 개그맨이기 때문에 재치 만점일 것이라고 상상은 했지만 휴대폰 벨소리가 이 지경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한 일이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조용한 발라드를 좋아한다고.

MBC 개그맨 공채 5기 출신. ‘컬트삼총사’로 묶였던 그들은 몸으로 웃기는 개그가 아니라 말로 웃기는 개그를 선보였다. 그러나 방송 데뷔 3개월 만에 코너가 없어지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에 제작진들은 “서로 찢어지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그러나 그들은 ‘찢어지지’ 않았다. 대신 방송을 포기하고 거리로 나섰다. 전국을 돌며 무료 공연을 펼친 지 1년. 그동안 밥도 굶고 한뎃잠도 잤다. 그러다가 대학로에 ‘입성’했고 대박이 터졌다, 한동안 ‘컬트삼총사’ 개그를 모르면 ‘웃음을 원치 않는 사람’으로 낙인 찍힐 만큼 그들의 개그는 신선했다. 그리고 지금은 셋이 아닌 둘이 활동하며 방송국에 재입성했다.

“방송에서 공연을 할 때,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것처럼 희열을 느껴요. 그러나 방송은 시간적인 제약도 있고 편집도 되기 때문에 온전한 개그를 선보일 수 없죠. 그래서 보는 사람들 중에는 ‘이게 뭐냐’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어요.”

올해로 3년째 LG홈쇼핑의 스타일리스트와 열애중인 김태균. 화이트데이에 목걸이를 선물했다. “올해 마지막 선물”이라는 단서와 함께. 정찬우도 부인에게 근사한 저녁을 대접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부부의 만찬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얼마 전 정찬우의 부인이 김태균에게 전화를 걸어 “스테이크를 잘하는 집이 없냐”고 물은 것. 뭔가 눈치를 챈 그는 정찬우에게 언질을 줬고, 사인을 접수한 정찬우는 부인을 호텔 레스토랑으로 불러 식사를 했다. 그러나 계산서를 보여줬더니 정찬우의 부인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후에는 ‘외식’에 대한 의사를 밝히지 않는다고. 현실도 개그처럼 살고 있는 두 사람.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두 남자의 소원은 웃음으로 모두 행복해지길 바라는 것이다.

글 / 강승훈(객원기자)  사진 / 임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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