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도전 후 스크린 진출하고 싶어
연극 무대에 서는 것이 부담스러운 모양이다. 드라마에서는 연기 잘 하는 배우로 인정받고 있는데, 무엇이 두려운지 밤마다 잠을 못 잘 지경이란다.

연기 생활 8년째. 170cm의 큰 키에 활짝 웃는 모습이 매력적인 배우 이태란. 그녀가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도전했다. 이미 최화정과 전도연 등이 거쳐간 연극 ‘리타 길들이기’의 여주인공 리타. 연극 팬들은 역대 리타 중에서 최화정을 가장 열정적 리타로 기억한다. 여배우들이 한번쯤 연기해보고 싶어하는 리타. 그런 리타를 이태란이 처음 도전하는 연극 무대에서 겁도 없이(?) 덥썩 물었다.
“리타는 매력적인 여자예요. 모두들 대학에는 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리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남편에게 이별 통보를 받아도 이겨내려고 애쓰는 모습이나 극에서 보여주는 재기 발랄함 등이 이 캐릭터의 매력이죠. 여배우라면 모두 도전해보고 싶어하는 역할이죠. 그래서 저도 도전한 거예요.(웃음)”
그녀가 연극 무대에 도전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였다. 연극 무대를 떠나 영화판이나 TV로 속속 모여드는 요즘 그녀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
“저에 대한 관심이 부담스럽고, 함께 연습하는 연극 선배들께 미안해요. 저는 정말 부족한 것을 배우려고 도전한 거예요. 저에 대한 관심이 너무 커서 무대에 올라가기가 겁이 난다니까요. 정말 열심히 노력하겠지만, 기대치에 못 미칠 수도 있어요. 요즘 연극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마니아들이에요. 사소한 실수 하나하나도 놓치지 않고 실망하실까봐 걱정돼요. 너무 기대하지 않고 관대하게 봐줬으면 좋겠어요.”
이태란은 남모르는 부끄러움을 가지고 있다. 남들이 어떻게 평가를 하든 그녀는 연기를 전공한 것도 아니고 연기에 대한 기본기를 배워볼 기회도 없었다. 그것이 항상 맘에 걸린다. 지금까지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타고난 ‘끼’로 칭찬받았지만, 가슴 한켠으로 채워지지 않는 목마름이 있었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는 8년 차라는 세월 때문인지 ‘진이 빠진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그녀는 ‘연극’을 돌파구로 삼았다.

하지만 2인극이라는 것이 문제. 처음 무대에 서는 사람이 2인극을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작품에 대한 욕심이 커졌다. 그래서 요즘은 드라마 ‘애정만세’ 촬영이 끝나면 바로 연극 연습장으로 한다.
“관객들을 확 끌어당기는 카리스마가 있는지는 장담 못하겠어요. 솔직히 연습하기 전에는 부족한 것이 뭐가 있는지 잘 몰랐거든요.(웃음) 연습하면서 부족한 점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발성이나 액팅 등 기본적인 것이 많이 부족하더라구요. 하지만 기본기를 배울 시간이 없어서 너무 아쉬워요. 드라마 촬영이 4월 중순에 끝나는데 그 이후에는 연극 연습만 할 계획이에요.”
이태란은 39살에 결혼하고 싶단다, 그녀의 이상형은 ‘소중함’을 아는 남자. 사소한 것에서 행복과 즐거움을 찾을 줄 아는 남자였으면 좋겠다고 촬영이 없을 때는 꼭 책을 보려고 한단다. 그녀는 왈가닥도 아니고 조용하기만 한 배우도 아니다. 그러면서도 함께 있으면 그녀의 쾌활함에 감염되어 어느새 즐거워진다. 이것은 배우 이태란이 가지고 있는 힘이다.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연기력을 연극 무대에서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글 / 최영진 기자 사진 / 전영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