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넘치는 강남길의 생생한 영국 이야기

호기심 넘치는 강남길의 생생한 영국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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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은행에서 돈을 저울로 잰다고?”

4년 간 영국 생활에서 돌아온 탤런트 강남길. 두 아이들과 함께 영국으로 건너간 그는 그곳에서의 생활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진을 곁들인 책을 펴냈다. 영국에 대해 막연히 알고 있던 것들이 현장 사진을 통해 경험의 차이를 생생하게 전달된다. 그와 함께 떠나는 영국 여행 스토리 보드.



“오메~ 이게 무슨 사진이다냐~?”

영국에 도착한 뒤 제일 처음 한 일은 신문을 사보는 것이었다. 빠른 정착을 위해 지역과 문화, 정치에 대해서 파악해야 했다. 신문을 펼치는 순간. 까악! 19세이상 관람 불가 사진들.

“차렷, 열중 쉬어, 차렷, 열중 쉬어 차렷, 경례!”

신문의 충격이 가시기 전 길거리로 나섰다. 어디 먼저 구경할까. 영국의 상징 ‘벙킹검 궁전!’ 때마침 근위병들의 행렬. 순간 손바닥이 훤히 드러날 정도로 곧게 펴고 경례를 한다.

“돈, 한근만 주세요”

금강산도 식후경! 꼬르륵~ 출출하다. 은행창구 앞. 저울로 돈을 달아 건네는 직원. 열 번이나 돈을 셌다. 무게로 돈을 세다니... 충격이다.

“너희가 정녕 영국 날씨를 아느뇨?”

알다가도 모를 영국 날씨. 햇볕이 쨍쨍나고 모래알이 반짝할 틈도 없이 이내 내리는 빗줄기. 게다가 여름철엔 백야현상으로 10시 넘게까지 해가 있고 겨울은 반대로 해가 무척 짧다.

“챙겨먹는 끼니는 없다”

배꼽시계를 따로 계산하지 않는 영국인들. 하루 오전과 오후 중간에 두 번 쉬어가며 ‘티 타임’을 갖는다.

“다음에 한번 맞짱 뜹세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니 힘이 난다. 어떤 힘센 거인이 나타나더라도 거뜬히 무찌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옆발차기로 몸을 풀자!

“강남길과 축구 한판 하실래요?”

문득 종목을 정하고 싶었다. 영국하면 축구! 축구하면 2002년 월드컵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오~ 필승 코리아 , 오~ 필승코리아, 오.오.오.오.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만나요

“뜨악! 훌리건은 너무 무서워!!”

순간 축구장에서 난동을 부리는 무리들을 일컫는 훌리건이 떠올랐다. 기 죽어선 안된다. 정정당당한 경기로 두려움을 날려버리자.

“캬~ 이 맛이야!”

땀 쭉쭉 흘린 운동 뒤엔 맥주 한잔. 몸속 깊숙이 스며드는 시원한 맥주의 맛. 잔에 맥주가 넘쳐 거의 질질 흘릴 정도로 꽉 차게 따라준다. 커피나 음료도 마찬가지다.

“누가누가 더 오래 참나”

엘리자베스 여왕을 지키고 서 있는 근위병. 눈 한번 깜빡이지 않는 근위병과 눈싸움을 시작했다. 나같은 사람이 많았을까. 꼼짝도 하지 않는 근위병 앞에 두손 두발 다 들었다.



“첫째 나리가 다녔던 성공회 학교, 하리스 스쿨”

나보다 더 당당하고 꿋꿋한 아이들. 다행히 학교생활에 적응도 잘한다. 부모의 상황과는 상관없이 영국 정부에서 무상교육을 시켜준다. 한시름놨다. 두려운 타국에서의 첫 걸음이다.

“학용품도 일절 공짜고 교과서도 없다”

일반적으로 영국의 공립학교는 모든 것이 공짜다. 진짜냐고? 정말이다. 학교 주변에서 학생들을 유혹하는 불량식품도 없고, pc방, 만화방, 비디오방, 러브호텔 등의 유해시설은 없다.

“나를 다시 발견하다”

타지에서 4년을 보내는 동안 많은 생각이 오갔다. 이 넓은 세상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돌아가자. 세상과 부딪혀보자. 난 아직 살아있으니까.

강남길은 4년 남짓 영국 생활 후 자서전

‘강남길의 오! 마이 고드’를 통해 솔직한 심경을 토해내고 있다. 그가 직접 쓴 대목을 발췌한다.

영국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희한한 나라다. 전세계에 의회 민주주의라는 것을 보급시킨 나라에 아직도 왕이라는 입헌군주제를 동시에 채택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오래전에 없어진 양반과 쌍놈(?)이라는, 다시 말해 귀족과 평민을 나누는 신분제도가 지금도 엄연히 존재하는 나라가 영국이다.  번쩍인다고 해서 다 황금이 아니듯이 귀족이라고 해서 다 똑같은 귀족이 아니다. 일반 회사에서 사장, 전무, 부장, 차장, 과장, 만년 대리 등 서열이 있는 것처럼 귀족도 엄연히 서열이 있다는 말씀이다.

그럼 일반 영국인들은 이들을 어떻게 보는가 하면 한마디로 “너 잘났다, 너 잘났어!” 하는 식으로 이들의 존재에 대해 별 관심이 없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이것은 아직도 영국이라는 나라에 전 근대적인 왕이라는 제도가 있듯이 귀족이라는 제도도 별 부담 없이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영국 의회는 명목상으로 폼만 잡는 귀족들로 구성된 상원의원과 실제로 국정의 현안을 토론하고 법을 통과시키는 주요 업무를 하는 하원, 이렇게 양원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의원들이 연설을 할 때도 대부분 연설문이 없다.

우리네 국회의원과 같이 비서관이 써준 내용도 더듬더듬 국어책 읽듯이 읽어가지도 않는다. 일사천리로 대답하고 막힘 없이 응답한다. 그만큼 집에서 공부를 많이 해온다는 얘기다. 어릴 때부터 토론식 교육에 익숙한 영국식 교육을 받아서 그렇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그렇게 말을 잘하는지 이를 비꼬는 영국인은 블레어를 ‘말로만 먹고 사는 사람’이라고 비꼴 정도로 말을 할 때는 정말 청산유수다. 우리 국회의원님들! 쓰잘데기없이 국민의 세금으로 돈만 펑펑 뿌려대는 유람 관광만 하실 것이 아니라 와서 좀 보고 배우시라. 국회인지 난장판인지 구별이 안 될 정도로 치고 받고 싸우는 것에 국민들이 지긋지긋해하며 외면하는 것은 왜 모르시는지. 그대들이 잘나서 뽑아주는 것이 아니다. 우짤 수 없이 뽑아주는 것이다. 믿지도 않지만 그래도 기대해본다. 이번에는 좀 나아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구성 / 강수정(객원기자)

자료 제공 / 「강남길의 오! 마이고드」(영진닷컴, 1588-0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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