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별이 되어 돌아온 김현주

아시아의 별이 되어 돌아온 김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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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망가져야 드라마가 산대요”

2년 동안의 외유를 끝내고 안방극장에 모습을 드러낸 탤런트 김현주. 최근 좀처럼 얼굴 보기 어렵다 했더니 그 사이 아시아의 별이 되어 돌아왔다. 그런 그녀가 요즘 ‘10억 만들기’에 정신이 없다. 오는 8월부터는 대하드라마 ‘토지’의 최서희로 김현주와의 따뜻한 봄날 데이트.

이보다 더 망가질 순 없다!

김현주가 돌아왔다. 2002년 SBS-TV ‘유리구두’를 끝으로 국내에서의 활동을 중단했던 그녀는 그동안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도 가졌고 짬짬이 시간을 내어 영화 ‘노화청춘’과 ‘스타러너’에도 출연했다. ‘스타러너’는 홍콩 대학에서 여름 학기동안 한국어를 가르치는 김현주와 이종격투기 챔피언을 꿈꾸는 청년(오건호)과의 애틋한 사랑을 그린 멜로 영화. 작년 12월, 홍콩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필리핀, 대만 등지에서 개봉했는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동남아를 순회하는 프로모션에 참가하면서 그녀도 한류 열풍에 한 배를 탔다. 그녀의 몸매가 드러나는 장면도 다수 포함된 이 작품은 홍콩 스타 앤디온과의 열애설로 화제를 모은 작품이기도 하다. 그러나 두 사람은 열애가 아닌 국경을 초월한 우정을 나누는 사이라고 한다. 홍콩에서 두 편의 영화를 촬영하면서 김현주는 어느새 한류 열풍의 주인공이 됐다.  스캔들은 그 여파라고 보면 된다.

“동남아 프로모션 중에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저를 알아보고 반겨주더라구요. 처음에는 ‘어떻게 나를 알아볼까?’ 하며 신기했는데 드라마 ‘유리구두’가 동남아에서 방송됐던 거예요. 그때 문득 한국의 배우로서 책임감이 느껴지더라구요. 영화를 찍으면서 영어와 중국어의 필요성도 느꼈어요. 요즘 공부를 하고 있기는 한데 친구들과 간단한 대화를 나눌 정도예요.”

현재 출연 중인 SBS-TV ‘파란만장 미스 김 10억 만들기’의 장기홍 감독과는 이미 지난 1년 전에 작품을 같이 하자고 구두 약속을 했다. 그 당시에는 어떤 작품을 할 것인조차 결정된 것이 없었다. 그후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10억 만들기 열풍’이 불었고 이것이 드라마의 소재가 된 것이다. 이 작품은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를 각본한 박연선 작가와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그녀는 촬영에 앞서 대본을 읽으면서 재미있는 드라마가 될 거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바로 주인공인 김현주가 확실히 망가져야 한다는 것. 드라마에서 김현주는 10억을 만들기 위해 우유 배달, 전단지 돌리기, 식당 아르바이트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면서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만들기 때문이다.

눈물범벅이 되도록 울어서 마스카라가 번져 팬더곰처럼 보이는 장면이나, 머리핀이 제멋대로 엉켜서 머리가 산발한 장면은 자칫 ‘오버 코믹 연기’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어서 부담스럽다.

“제가 얼굴로 승부하는 배우는 아니잖아요. 연기로 평가받아야 하니까 망가지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어요. 저희 엄마가 드라마 첫 회를 보시고는 ‘너무 망가진 것 같다’고 하시길래 ‘이건 약과’라고 했더니 웃으시더라고요. 드라마 속에서 코믹한 요소가 많아 아주 재밌게 촬영하고 있어요. 처음 대본을 보면서 우습다고 생각해 의식했던 면은 별로 재미가 없고, 오히려 부담 없이 찍은 장면이 웃긴 것 같아요.”

드라마에서와 마찬가지로 그녀는 실제로 돈을 벌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나르는 일이었다. 한 달 남짓 일해서 받은 돈은 45만원. 나름대로는 뛸 듯이 기뻤다고. 돈을 번 이유는 옷을 사기 위해서. 모델이 되고 싶은데 입고 나갈 옷은 없고 집에다 손 벌리기는 미안하고… 그래서 그 당시 미성년자로서 나이를 속이고 아르바이트를 한 것. 성숙해 보였는지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마 그때 모델을 포기했다면 지금의 배우 김현주도 없었을지 모른다. 처음 잡지 표지 모델로 사진 촬영을 하고 5만원을 받았는데 그날 돈을 잃어버려 울었던 경험도 있다.

‘파란만장 미스 김 10억 만들기’의 주인공처럼 김현주는 한 푼이라도 허튼 데 쓰는 법이 없다. 액세서리나 옷을 사는 데는 거의 돈이 들지 않고 유일하게 사치하는 건 먹는 것.

“저는 돈에 대한 개념이 거의 없어요. 어머니가 돈을 관리하기 때문에 재산이 어느 정도인지도 모르고요. 아마 10억은 안 될 것 같은데… 재테크에도 별로 관심이 없어요. 사주 카페에서 점을 본 적이 있는데 공돈이 들어올 가능성은 없대요. 뭔가 투자해서 얻을 생각은 하지 말래요. 그냥 노력한 만큼 벌어서 쓰라고 하던걸요. 전 그냥 이렇게 살래요.”

나이를 속여가면서까지 아르바이트를 해 모델이 되고 싶어하던 그녀가 연예계에 입문한 지 벌써 10년이 되어간다. 해를 거듭할수록 내면의 성숙함이 묻어나는 배우 김현주. 이번 드라마를 통해 비록 겉모습은 망가져도 연기 10년 내공이 거침 없이 발산되는 연기자 김현주로 거듭 나길 바란다.

글 / 강승훈(객원기자)  사진 / 박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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