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의 아픔딛고 시트콤 ‘달래네 집’ 출연하는 김국진

이혼의 아픔딛고 시트콤 ‘달래네 집’ 출연하는 김국진

댓글 공유하기
“서로 가치관이 달랐을 뿐, 만나면 친구처럼 반갑게 인사해야죠”

지난 3월, 탤런트 이윤성과 결혼 1년 5개월 만에 합의 이혼한 치와와 김국진이 수의사로 돌아왔다. KBS-2TV 시트콤 ‘달래네 집’에서 교배 전문 수의사로 출연하며 2년여 만에 시트콤에 복귀한 김국진을 기자 간담회 현장에서 만났다.

시트콤 출연하며 이혼 후 첫 공식 나들이

개그맨 김국진(38)이 KBS-2TV 일일 시트콤 ‘달래네 집’을 통해 활동을 재개했다. 시트콤 출연은 MBC-TV ‘연인들’ 이후 약 2년 만이다. ‘연인들’에서 김국진은 상대역으로 출연했던 이윤성과 불 같은 연애에 빠져 결혼에 골인했었다. 그러나 결혼한 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지난해 8월부터 별거에 들어가 결국 올 3월 합의 이혼의 아픔을 겪었다. 이혼 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김국진은 다소 긴장된 모습이었다. 수척해 보이는 얼굴 표정 역시 약간 어두웠지만 시종 미소를 지으며 점차 여유를 찾아갔다.

‘연인들’에서는 다소 소심한 한의사로 출연했지만 ‘달래네 집’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동물병원 부원장이다. ‘행복가득 동물병원’과 애견 미용실을 주 무대로 한 이 시트콤에서 김국진은 동물 교배 전문 수의사로 출연한다. 이 시트콤에서 그는 김용건, 여운계, 김청, 유지인, 견미리 등 중견 연기자들을 비롯해서 김연주, 최자혜, 이광기, 채진건 등 젊은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 ‘달래네 집’의 실질적인(?) 주인공 격인 ‘달래’는 시트콤에 출연하는 골든 리트리버 종의 이름이다.

이번 역할 역시 이미지로만 보면 이전 캐릭터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어눌하고 약간 어리버리한 모습이다. 그러나 분명히 다른 점이 있다면, 평소엔 온순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의외로 ‘질러버릴’ 줄도 아는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 사람과 대화하기보다는 강아지들과 대화할 때가 많은 별종이기도 하다. 게다가 남의 일에 쓸데없이 나서고 참견하는 통에 갖가지 사건에 엮이는 캐릭터다. 하지만 몇 안 되는 교배 전문 수의사이기 때문에 병원장인 김용건도 함부로 어쩌지 못한 채 쓰린 가슴만 부여잡는다고.

크고 처진 눈과 작은 얼굴, 바싹 마른 몸매 때문에 ‘치와와’라는 별명이 있는 김국진. 그래서 그런지 수의사 역할이 썩 잘 어울린다. 실제로 그는 올 초 개국한 애완동물 전문 케이블 TV ‘펫 채널’을 직접 운영하는 등 동물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어려서부터 별명도 죽 그쪽 계통이었어요. 바둑이에서 불독까지 갔다가 잠깐 피노키오로 외도(?)하는가 싶더니 치와와로 돌아왔죠. 원래 동물을 좋아하긴 하는데 개한테 물리는 건 좀 경계하는 편이죠. 얼마 전에 새끼를 낳은 지 얼마 안 되는 어미 개를 데리고 촬영한 적이 있어요. 그땐 연기고 뭐고 없고, 그저 어떻게든 안 물려야겠다, 뭐 이런 생각밖에 안 들더군요.(웃음)”

김국진에 앞서 이윤성 역시 이혼 직후 수목 미니시리즈 ‘4월의 키스’에 출연해 활동하고 있다. 같은 KBS 드라마이기 때문에 방송국에서 마주칠 가능성도 높다. “수요일이나 목요일에는 주로 어떤 드라마를 보느냐”고 돌려 묻자 순간 얼굴색이 약간 붉어지면서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러나 이내 미소를 되찾고 대답할 말을 찾는 표정으로 천천히 말을 잇는다.

“그 드라마(‘4월의 키스’)를 제대로 본 적은 없어요. 그냥 채널을 돌리다가 무심코 잠깐 봤는데, (이윤성이 아닌) 이정진씨가 나오는 장면이었죠. 끝까지 본 적이 없어서 이윤성씨가 무슨 역할을 맡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이윤성과는 서로 편안하게 안부 묻는 사이

이혼 전 수 개월째 별거중이던 김국진은 그동안 언론을 극도로 피해왔다. 인터뷰 요청은 물론이고, 출연 프로그램과 관련한 기자 간담회 참석도 번번이 사양했다. 일부러 언론을 피한 거냐는 질문에 멋쩍은 듯 웃으며 “그럼요, 당연하죠. 그럼 피해야지 일부러 찾아다니겠어요?”라고 대답한다. 이혼 후 이윤성과 전화 통화를 하거나 만난 적이 있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기자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원망 섞인 눈빛을 보낸다.

“전화 통화는 한두 번 했어요. 제가 걸기도 하고 그쪽에서 걸기도 했고… 잘 지내냐, 잘 지내라 뭐 이런 내용이었죠. 만난 적은 없어요. 얼마 전에 신문을 보니 그 친구(이윤성)가 그랬더군요. 우연히 만나면 반갑게 웃으면서 인사할 수 있을 거라고. 저도 마찬가지예요. 반갑게 웃으면서 인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추구하는 가치관이 달라서 그렇지 서로에게 나쁜 감정은 없으니까요. 둘 다 잘 되야죠. 좋게, 좋게….”

이혼 후의 심정을 내처 물으니 “배운 게 참 많아요. 제가 참 부족하고 어리숙한 면이 많다는 걸 느꼈지요”라면서 말끝을 조금 흐리기도 했다.

김국진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던 처음과는 달리 대화를 이어가면서 점차 여유를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다시 시트콤 얘기로 화제가 옮겨지자 표정에 활기가 떠오른다.

“연기가 의외로 재밌고 저와 잘 맞는 것 같아요. 시트콤은 특히 정극에 비해 호흡이 빠르죠. 극중 상황에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그는 개그맨이라는 표현보다는 코미디언으로 불리는 것이 좋다고 한다. 코미디도 일종의 연기이기 때문에 시트콤 역시 자신의 본업에서 크게 벗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것. 그가 가장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임했던 ‘테마게임’ 등에서도 이미 웃음이 가미된 연기를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무엇보다 시트콤은 연기를 거듭하면서 직접 캐릭터를 잡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한다. 시작할 때 기본적인 틀을 잡기는 하지만 극의 전개에 따라 캐릭터 역시 유동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것. 독특하고 재미있는 캐릭터를 얼마나 빨리 잡아가느냐가 시트콤의 성패를 결정한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다.

“예전에는 대본을 보통 세네 번 봤어요. 근데 ‘달래네 집’을 하면서는 적어도 다섯 번 이상, 어떤 땐 열 번 이상 대본을 파고들어요. 그만큼 저 스스로 의욕적이라는 뜻이죠. 애드립이오? 시트콤에서는 보통 7대3 정도로 섞죠. 너무 대본대로만 외워서 하면 분위기가 잘 살지 않더라구요. 대본을 충분히 파악한 다음에 점차 흐름을 익혀가야만 자연스러운 애드립도 나오는 거죠. 그쯤 돼야 제대로 웃음을 줄 수 있으니까요.”

당분간은 시트콤에만 전력을 다할 예정이라는 김국진은, ‘칭찬합시다’처럼 자신의 몸에 꼭 맞는 옷같이 편안한 프로그램이 나선다면 점차 활동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도 기자들을 피해 다닐거냐”고 묻자, “오늘은 자리가 자리니 만큼 딱 걸렸지만 앞으로는 더 잘 피해 다닐 생각”이라며 능청스러운 대답을 남겼다.

글 / 박연정 기자  사진 / 황정옥

화제의 추천 정보

    Ladies' Exclusive

    Ladies' Exclusive
    TOP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