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소이와 해이 자매 이야기

가수 소이와 해이 자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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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요? 평범한 일로 토라지고 화해하는 그런 사이랍니다”

가수 해이와 소이는 자매다. 언니 해이는 오는 6월 4일에 있을 조규찬과의 결혼식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 언니를 옆에서 지켜보면 부러운 생각도 든다는 소이가 밝히는 자매의 알콩달콩 행복 이야기.

“함께라는 이유만으로 행복합니다”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어려서부터 여러 나라에서 생활했기에 외국인 친구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속마음을 터놓을 친구가 생길 즈음이면 어김없이 다른 나라로 이동하곤 했다. 그 때문인지 소이와 해이는 어려서부터 돈독한 자매의 정을 나누며 자랐다.

소이의 본명은 김소연. 외국인 친구들은 소연이라는 이름을 발음하지 못해서 ‘soy’ ‘soy’라고 부른 것이 그녀의 예명이 됐다. 이이름이 ‘간장’이라니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자꾸 듣다 보니 친근감이 생겼다. 언니의 예명 ‘해이’는 가수 이문세가 지어줬다. ‘해를 닮은 아이’ 같다고 해서 해이가 됐다. 예명 또한 둘 다 ‘이’로 끝나서 사람들은 “누가 자매 아니랄까 봐 예명까지 돌림자냐”고 말하기도 한다.

소이는 청소년 시절, 외국에서 견문을 넓힐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있다. 요즘 외국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많은데 적어도 언어적 장벽은 극복하게 해줬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녀 역시 처음에는 외국어를 습득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말도 안 되는 영어를 구사하기도 했다고. 그러면서 외국어를 습득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 무조건 외우는 것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고 한다.

“세 살 때는 홍콩에서 살았어요. 한국말도 제대로 못하는데 한국어보다 영어에 적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죠. 그후 대만, 미국에서도 잠시 살았는데 그때 언어와 문화적으로 많은 경험을 했던 것 같아요. 지금도 대만, 미국 친구들과 메신저로 이야기하는데 멀리 떨어져 있지만 가깝게 느껴져요. 홍콩에 있을 때는 한국말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한국 학교를 다녔고, 미국에 있을 때는 중국어를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중국 학교를 다녔어요.”

소이와 해이는 두 살 차이다. 자매라서 닮은 점도 많지만 의외로 다른 점도 많다. 그들도 보통 자매들처럼 기분이 좋을 때는 한없이 친하다가도 가끔씩 다투는데, 엄밀하게 말하자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삐치는 것이라고.

“가끔 언니 옷을 몰래 입어요. 그래서 언니는 새 옷을 사오면 저를 감시하곤 해요. 아침에 언니가 먼저 외출할 때는 문자가 와요. ‘내 옷 입고 나가지 마’라고. 하지만 전 그런 말을 들어도 꿈쩍도 안 해요. 언니 옷이 예쁘면 입고 외출을 하거든요. 그리고는 언니보다 먼저 들어와서 몰래 걸어놓죠. 근데 그 옷 입고 외출한 날 방송이 있으면 난리가 나는 거죠. 언니가 TV를 보고는 화를 내니까…. 한번은 제가 옷을 입고 나갈까 봐 방문을 잠가놓고 외출한 거 있죠? 치사하게… 우리 자매 너무 웃기죠.”

사실 자매의 옷을 고르는 취향은 다르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소이가 언니를 따라 하는 버릇이 생겼기에 자연스럽게 자매의 취향이 비슷해졌다. 물론 소이가 언니를 따라 하는 이유는 ‘멋져 보여서’라는데, 그래서 지어진 별명이 ‘따라쟁이’다. 물론 해이도 소이의 공격에 가만히 당하고 있을 리 없다. 해이가 외국으로 촬영을 떠난 적이 있었다. 그때 소이가 가장 아끼는 가방을 들고 나갔는데 그 사실을 알고 소이는 화를 내기는커녕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고 한다. 그걸 빌미로 한 달 내내 해이의 옷을 입었는데 공식적으로 용인된 거라 전혀 미안하지 않았다고.

소이가 진행하는 CBS- ‘소이의 12시에 만납시다’에 가끔 해이가 출연한다. 서로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에 질문을 하거나 칭찬을 하면 피식 웃음이 난다고. 하지만 방송에서는 서로를 띄워주면서 결속력을 다진다.  잘 뭉치기로 따지면 먹을 때가 으뜸이라고. 밥을 먹자고 할 때나, 집에서 피자를 주문해서 먹을 때 자매는 찰떡궁합이 되곤 한다. 둘 다 먹는 것에 너무 약해 음식 앞에서 삐침은 저만치 사라진다고.

싸우고 난 후 화해 방법은 너무도 단순하다. 화가 나면 일단은 서로 아무 말 하지 않는다. TV를 보다 우연히 멋진 사람이 나오면 아무나 먼저 “쟤 멋지지 않니?”라고 하는데 그럴 때 “그래, 멋있네”라고 대답하는 거다.

때로 자매는 라이벌이 된다. 현재 소이는 고려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고, 해이는 연세대 출신이다. 두 학교의 정기적인 행사가 다가오면 소이는 ‘연고전’, 해이는 ‘고연전’이라며 싸우기도 하는 것. 싸우는 것도 알콩달콩 밉지 않다. 가끔은 “너네 학교 앞에서는 기차놀이 할 곳이 없지”라고 할 때는 해이의 승리가 된다고.

부모님은 엄격한 분이지만 두 딸에게만은 관대한 편이다. 자매는 이런 부모님 슬하에 태어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어려서부터 해이는 음악에 관심이 많았다. 워낙 노래를 잘해 ‘별밤 뽐내기 대회’에 나간 뒤 방송을 들은 사람들이 가수를 해보라고 권했을 정도. 그러나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연예인이 될 생각은 꿈도 못 꾸었다고. 하지만 노래를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수가 됐다. 연예인이 된 후 쇼 프로그램에 출연할 때 그녀는 투명인간이 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정말 그녀는 가끔 투명인간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간직한 소녀(?)다. 반면 소이는 활발하고 와일드한 면이 많다.

“제가 먼저 가수 데뷔해서 부모님께 허락을 받았기에 언니가 가수를 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어요. 아버지가 공무원이시라 보수적인 면도 있지만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씀드렸더니 이해해주시더라고요. 제 꿈은 라디오 PD예요. 그 꿈은 지금도 간직하고 있어요. 재작년부터 방송사 공채시험을 보고 있는데 상식이 어려워서 떨어졌어요. 열심히 노력하니까 언젠가는 되겠죠.(웃음)”

해이와 소이는 남자친구가 가수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해이는 오는 6월 4일에 조규찬과 결혼할 예정이다. 두 사람은 지난 2001년 여름에 처음 만났는데 처음부터 운명적인 사랑을 느꼈다고 한다. 해이는 조규찬의 자상한 면에 반했고, 조규찬은 그녀의 착한 심성에 반했다. 두 사람은 만난 지 두 달 만에 결혼을 전제로 사귀기 시작했다고 한다. 언니의 러브 스토리를 털어놓는 소이에게 얼마 전 신문지면에 오른 조PD와의 열애설에 대해 질문했다. 그녀의 대답은 노코멘트. 수다스럽게 이야기하다가도 정작 중요한 질문은 슬쩍 넘어가는 그녀. 역시 그녀는 똑부러지고 야무진 성격인 듯하다. 소이와 해이 자매처럼 가요계에 실력 있는 패밀리 가수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글 / 강승훈(객원기자)  사진 / 박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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