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씬하고 화려한 외모 ‘빨간모자 아가씨’이기용

늘씬하고 화려한 외모 ‘빨간모자 아가씨’이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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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주유소 CF를 보면 빨간색 티셔츠와 핫팬츠를 입은 여자 앞에 갑자기 차 한 대가 멈춰 선다. 당황한 그녀가 주춤하는 사이 갑자기 열리는 주유구. 설정이 독특해 기억에 남는 CF로 손꼽힌다. 특히 볼륨감 있고 늘씬한 몸매를 뽐내는 CF 속 ‘그녀’ 덕분에 궁금증은 증폭됐다.

섹시하고 화려한 외모의 CF계 신데렐라

카페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는 이기용(21)을 본 순간 눈이 휘둥그레졌다. 예상보다 훤칠한 키와 늘씬한 몸매, 건강미 넘치는 까무잡잡한 피부색이 한눈에 들어왔다. 나이에 비해 성숙해 보이고 세련된 이미지지만 아직은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한 ‘아가씨’였다. 그녀가 CF 모델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여느 발랄한 아가씨처럼 말을 잇는다.

“고등학생 때, 우연히 한국슈퍼모델선발대회 광고를 보고 마지막 날 접수하게 됐어요. 별 기대도 안 했죠. 식구들에게 의논도 안 하고 혼자 결정한 일이었거든요. 1차 합격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3천 명이 지원한 치열한 경쟁에서 그녀가 뽑힌 것이다.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로 ‘재미 삼아’ 시작한 일에 시간이 지날수록 욕심이 생겼다. 건강미가 중요한 심사 기준이라는 말을 듣고 쉬지 않고 운동을 했다. 까무잡잡한 피부 덕분에 유난히 건강미가 돋보이는 것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3차에 걸쳐 선별된 최종 멤버 38명. 그 속에 그녀도 포함됐다.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에 뛸 듯이 기뻤다. 더군다나 대상을 받으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기분이었어요. 앞으로 탄탄대로를 걸으리라는 흥분감도 있었구요. 슈퍼모델 대상이면 모델 활동은 수월하게 할 수 있겠다 싶으니까 한동안 마냥 즐겁더라구요. 그런데 그때부터 오히려 진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그때는 “하고 싶은 분야가 뭐냐?”는 질문에 선뜻 대답을 못했다. 정작 하고 싶은 분야가 무엇인지, 꿈이 뭔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건지… 의문의 연속이었다. 

학업을 병행하며 인생의 목표를 다시 세우고 싶었다. ‘도피처’가 필요할 정도로 ‘슈퍼모델 대상’이라는 이력이 어깨를 짓눌렀다. 그래서 유학을 결심했다. 인생 설계를 다시 구상한다고 결심하고 나니 마음은 한결 홀가분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지인의 소개로 한 광고주를 만났다. 톱스타들을 모델로 내세우던 광고주가 신선한 이미지를 찾고 있다는 정보였다. 한창 잘나가던 휴대폰 광고라는 말에 ‘살짝’ 욕심이 났다. 광고주가 그녀를 보자마자 팔을 쭉 편 상태에서 몸을 중심축으로 삼고 엄지손가락을 들고 반원을 그려보라는고 했다. 섹시하게, 정열적으로, 애원하듯 매번 동작을 할 때마다 다른 느낌을 표현하려 노력했다. 영문도 모른 채 똑같은 동작을 반복한 지 서너 시간이 흘렀을까. “같이 일해보자”는 광고주의 말이 떨어진 순간 아찔했다. 그 자리에 주저앉을 만큼 현기증이 났다. 첫 CF 제의를 받은 것이다. 진로에 대해 아무것도 결정한 게 없었지만 주어진 운명에 충실하고 싶었다. 유학 계획을 접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광고 촬영은 캐나다에서 진행됐다. 첫 촬영이 해외라는 것부터 설렘의 연속이었다.

“연예인들이 외국에서 촬영한다는 기사를 볼 때마다 무척 부러웠어요. 잠을 한숨도 못 자서 쓰러졌다는 말도 부럽기만 했죠. 학업이든, 일이든 한 가지 일에 푹 빠져 지내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살았거든요.”

그런 기회가 그녀에게도 주어진 것이다. 캐나다에 도착한 그녀는 -35℃의 추운 날씨에 미니스커트만 입고 길에 서 있었다. 촬영은 200m 떨어진 지점에서 진행됐다. 무전기 하나만 들고 길에 서서 지나가는 자동차를 향해 서울에서 연습한 그 동작을 쉴 새 없이 반복했다. 촬영은 꼬박 이틀 동안 계속됐다. 온몸은 꽁꽁 어는데 허리까지 쌓인 눈을 헤치며 똑같은 동작을 수없이 반복했다. 콧물이 흐르고 눈물이 났다. 바람에 긴 생머리가 멋지게 날리는 장면은 자연풍으로 촬영했다. 멋대로 불어대는 바람이 정확히 그녀의 머릿결을 날려야 했다. 어느 장면 하나 간단한 것이 없었다. 열정 하나만 믿고 시작한 촬영으로 CF 신고식을 무사히 마쳤다.

그녀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건 일명 ‘빨간 모자 아가씨’ CF다. 고소영, 엄정화, 이효리 등을 잇는 모 주유소의 제4대 빨간 모자 아가씨로 발탁된 것. 인라인 스케이트를 탈 줄 알아야 한다는 요구에 광고팀에서 보내온 인라인 스케이트를 받아들고 무조건 한강 둔치로 향했다. 네 발 달린 롤러 스케이트를 탈 줄 알았기 때문에 거뜬히 해낼 거라 믿었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새벽 2시까지 쉬지 않고 연습한 끝에 겨우 몸에 익히는 수준이 되었다. 선수처럼 타는 걸 바라지는 않겠지만 멋지고 시원스럽게 즐기는 모습은 보여줘야 했다.

“180cm가 넘는 키에 인라인 스케이트를 신었더니 190cm는 되겠더라구요. 바닥을 보니 덜컥 겁이 나던걸요. 덜 익숙한 상황에서 다음날 촬영이 진행됐어요. 인라인 스케이트를 제대로 멈추지 못해 NG를 많이 냈답니다. 엉덩방아도 수없이 찧구요. 인터넷에 떠도는 NG 장면을 우연히 봤는데 엄청 웃었어요.”

사교적이고 활발한 성격 덕분에 한번 친해지면 영원한 ‘친구’가 된다. 가수 박상민과 이기찬도 그녀와 절친한 ‘친구’. 나이 차가 있어서 ‘친구’라는 표현이 썩 어울리지는 않지만 ‘의리’로 똘똘 뭉친 사이란다. 두 가수의 뮤직비디오에 우정 출연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박상민의 콘서트에서 멋진 워킹을 선보여 팬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이기찬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면서는 ‘심한’ 키 차이 때문에 따로 촬영해서 합성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그녀가 클로즈업되면서 필기체로 쓴 ‘이기’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보이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다. 그녀의 가족들은 동시에 ‘이기용’이라는 이름을 기대했다. 하지만 ‘찬’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뜨자 한순간에 웃음바다가 됐다.

“기찬씨 뮤직비디오니까 기찬씨 이름이 뜨는 게 당연한데 제 이름이 화면에 뜰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한 거예요. 나중에야 현실을 깨닫고는 한참 웃었죠. 그뒤로 기찬씨와 가족들이 친해졌어요.”

해맑고 순진하다. 성숙하고 세련된 이미지 때문에 이런 모습이 도드라져 보인다. 정반대의 이미지를 동시에 소유하고 있는 신예 스타. 올 겨울에도 어김없이 CF에서 이기용을 만날 것이다. 드라마, 영화 등 그녀의 색채를 살릴 수 있는 분야라면 숙지해서 선택할 것이다. 연기 수업을 따로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녀의 화려한 활동을 기대한다.

글 / 강수정 기자  사진 / 최병준  헤어&메이크업 / 김청경 헤어페이스(3446-2700)  장소 협찬 / 클로브(514-9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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