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공효진이 이 역할들을 맡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그녀에게선 다른 여배우들이 가지지 못한 독특한 매력이 풍긴다.

철부지 핵물리학자 vs 짱 출신 여교사
그녀는 요즘 무척 바쁘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면서 자신의 기량을 맘껏 뽐내고 있다. 선머슴 같으면서도 여성적인 매력을 뿜어내는 배우 공효진(25). 예쁘고 청순한 주인공보다는 자신의 장점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를 택해온 그녀가 이번에는 전혀 다른 두 역할에 도전했다. 영화 ‘천군’에서 철부지 천재 핵물리학 박사 ‘김수연’으로, SBS 드라마 ‘건빵선생과 별사탕’에서는 전설의 짱 출신 초짜 여선생 ‘나보리’로 변신한 것이다.
영화 ‘천군’은 영웅이 되기 전 고뇌하는(?) 젊은 이순신을 다루고 있다. 김수연은 MIT 출신의 핵물리학 박사로, 한반도 최초로 핵탄두를 개발한 수석 연구원이다. 핵탄두보다 무서운 것이 자신의 두뇌라고 말할 정도의 천재. 철부지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진 인물이다. 그녀가 시간 여행을 통해 이순신과 남북한 군인들을 만나면서 그동안 몰랐던 민족애를 배운다. 공효진은 ‘천군’의 홍일점으로 영화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이번에 맡은 역할은 종전의 여박사들이 가지고 있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 아니에요. 철부지 여박사라서 더욱 매력이 있었죠. 촬영장에서는 박중훈 선배가 있어서 항상 즐거웠어요. 추워서 불을 지펴놓으면 선배가 닭고기도 굽고, 감자랑 고구마도 굽고.(웃음)”

“그동안 보여준 똑 부러지는 이미지와 많이 다르죠. 웃기고 엉뚱하고 엽기적인 면도 있어요. ‘상두야 학교 가자’의 채은환이 평범한 선생님이었다면, 이번에는 학창 시절의 꿈을 가슴에 품고 사는 여고생 같은 선생님이에요. 코믹하고 귀여운 이미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공효진은 다른 여배우들과 달리 엉뚱한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예쁜 연기자가 아닌 연기력 있는 배우로 남고 싶은 그녀의 희망 때문일 것이다. 출연작마다 마니아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는 그녀의 행보가 기대된다.
글 / 최영진 기자 사진 / 백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