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카리스마 갖고 있는 장 감독은 진짜 천재”

현재 60% 정도 촬영을 마친 ‘거룩한 계보’는 우정을 소재로 한 진중한 남성영화. 여기에 장진 감독의 스타일이 첨가돼 유머와 드라마가 혼합된 ‘장진식 남성 영화’가 탄생할 전망이다. 요즘 충무로에서 ‘진짜 남자다운 배우’로 손꼽히는 정준호를 만나 영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정준호는 ‘거룩한 계보’에서 조직에 배신당하고 복수에 나선 친구 동치성(정재영)을 바라보면서 조직원으로서 의무와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김주중 역할을 맡았다. 정준호는 우선 장난기 넘치는 목소리로 “이번 영화를 통해 장진 감독과 5년 전에 맺힌 원을 풀었다”고 털어놓았다.
정준호는 “5년 전 ‘킬러들의 수다’ 때 호흡을 맞출 수 있었는데 나보다 개런티가 싼 신현준 때문에 기회가 사라졌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에 대해 장진 감독은 “정준호에게 제의한 역할은 정진영이 맡은 검사였다”며 “정준호와 신현준이 흥행에 실패한 ‘사이렌’에 이어 다시 함께 출연하는 건 곤란하다고 반대해 신현준만 출연하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정준호는 “장 감독은 철저한 계획과 사전 준비로 완벽하게 촬영 스케줄을 소화해낸다”며 “현장에서 카리스마까지 갖춘 장 감독은 진짜 천재인 것 같다”고 장 감독에 대한 신뢰를 표현했다.

“장 감독은 아무리 조그만 역할일지라도 한 번도 통보식으로 출연 섭외를 한 적이 없다. 내가 돈에 민감하다는 것을 장 감독도 잘 알고 있다. 받을 만큼 다 받고 일한다(웃음).”
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장 감독은 “정재영은 요즘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어서 개런티를 많이 받는다”며 “하지만 개런티에 대비해 연기를 가장 잘하는 배우다”며 치켜세웠다.
글 / 최재욱 기자(스포츠 칸)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