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의 차세대 주역 꿈꾸는 조인성과 남궁민

한국 영화의 차세대 주역 꿈꾸는 조인성과 남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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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과 남궁민에겐 공통점이 있다. 애처롭게 눈물을 뚝뚝 흘리기도 하고 때로는 달콤한 미소로 수많은 여인이 가슴을 부여잡게 하는 대한민국 대표 꽃미남이라는 것이다. 두 남자가 영화 ‘비열한 거리’에서 만나 거친 남자로 다시 태어났다. 이미지 변신뿐 아니라 한국 영화의 맥을 잇는 남자 배우로 성장하고 있는 두 남자의 프라이빗 톡톡.

영화 캐릭터 위해 직접 조폭 만나기도
“제 가벼운 이름에 신뢰감을 조금 심어질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영화 ‘비열한 거리’에 대한 소감을 겸손하게 밝히는 조인성(25). 그는 SBS-TV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 ‘봄날’ 등에서 감수성이 예민한 꽃미남 역으로 여심을 흔들었다. 그가 이번에는 영화 ‘비열한 거리’에서 3류 조폭 병두로 변신을 선언했다. 조인성은 귀공자 같은 하얀 피부를 검게 태우고 몸을 근육질로 만들어 남자다운 매력이 한층 돋보이게 했다. 영화 촬영 에피소드와 청춘스타란 껍질을 벗기 위한 그의 노력을 들어보았다.

한동안 브라운관에서 맹활약하던 조인성이 8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영화 ‘비열한 거리’를 통해서다. 종전의 매력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는 그에게 그간 무슨 일이 있었나.

“이번 영화 촬영 끝내고 호주와 일본에서 CF 촬영을 했어요. 주로 야외 촬영이 많아서 얼굴이 많이 탔어요. 그래서인지 만나는 사람마다 이미지가 변했다는 말을 많이 해요.”

이미지가 아무리 변해도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다. 바로 ‘조인성은 멋있다’는 것. 그는 자기의 얼굴을 거울로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그에게 가슴에 손을 얹고 솔직한 대답을 요구했다.

“그냥 ‘만족스럽다’는 생각이 들어요. 부모님에게 감사하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아~ 덥다(웃음).”
구릿빛 피부, 쑥스러운 듯 웃는 모습이 여름방학을 맞아 신이 난 개구쟁이 같다.

“그렇지만 저는 여름보다 겨울을 더 좋아하는걸요. 이유는 겨울에 출연한 작품이 대부분 잘됐기 때문이죠. 이번 영화 ‘비열한 거리’도 겨울에 대부분 촬영했으니 잘될 거라 믿습니다.”

그는 이번 영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청춘스타로만 굳어진 자신의 이미지를 깨는 터닝 포인트로 삼고 싶어서다. 조폭 연기를 하기 위해 실제로 조폭을 만나기도 했단다.

“조폭을 직접 만난 것은 그분들의 제스처나 행동을 보려고 만난 것일 뿐입니다. 이 영화는 절대로 조폭을 미화하는 영화가 아닙니다. 만약 그랬다면 절대로 출연하지 않았을 거예요. 조폭이라는 직업은 하나의 설정일 뿐이고 우정과 꿈을 빼앗긴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지요.”

조폭에 어울리는 소품은 문신만한 게 없을 것이다. 영화 속 조인성의 문신을 그리는 데 8시간이 걸렸다. 비록 가짜 문신이라지만 쿡쿡 찔러대는 것이 제법 아팠다고. 게다가 한 번 그리면 촬영이 끝날 때까지 2~3일간 씻을 수가 없어서 매우 고역이었다.

“문신을 하고 나니 문신을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죠. 그렇지만 직업이 배우인데 절대 못하죠. 순진한 남자 역할을 하는데 팔에 문신이 있으면 웃기잖아요.”

문신과 더불어 조인성과 이보영의 키스신이 또 하나의 화제였다. 이보영도 워낙 스케줄이 많은 스타라 서로 친해질 겨를도 없이 서먹한 사이에서 찍은 키스신이었다.

“어색하고 정말 쑥스러웠어요. 빨리 끝내주는 게 보영씨를 도와주는 거라 생각하고 큐 사인이 나자마다 입술을 확 덮쳤지요. 다행히 한번에 오케이 사인이 났어요(웃음).”

그는 이번에 액션 영화를 찍었으니 다음 작품은 러브 스토리가 좋을 것 같다고 말한다.

“‘발리에서 생긴 일’처럼 진짜 독한 사랑 이야기를 다시 한번 해보고 싶어요. 또 시기가 지나면 못 찍는 청춘 영화에도 출연하고 싶구요.”

작품 욕심이 많은 배우는 분명히 성공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월드컵과 이번 영화 개봉 날짜가 겹친 것을 의식해 ‘낮에는 영화를 보고 밤에는 한국전을 응원해달라’며 또 수줍게 웃는다.

이제 더 이상 착한 남자는 싫다
‘부드러운 미소가 매려적인 남자’ 남궁민이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각기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영화 ‘비열한 거리’에서는 조폭보다 더 야비한 영화감독 ‘민호’, MBC-TV 수목드라마 ‘어느 멋진 날’에서는 성유리를 사랑하는 젠틀한 남자 ‘동하’로 등장한다. 영화와 TV를 통해 상반된 모습을 선보이는 남궁민을 만났다.

“제가 맡은 ‘민호’라는 역은 좀 특별해요. 조폭 병두(조인성)의 초등학교 친구죠. 그렇지만 병두를 배신하고 이익을 취하는, 한마디로 나쁜 놈이죠.”

그는 사람 좋아 보이는 인상 탓(?)에 드라마에서는 항상 착한 남자를 연기했다. 그러나 연기자라면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은 건 당연할 것이다.

“드라마 ‘장밋빛 인생’에서도 그랬고 현재 출연 중인 드라마 ‘어느 멋진 날’에서도 착한 남자로 출연해요. 영화 ‘나쁜 남자’에서는 인신매매당하는 여자의 남자친구 역할이었죠. 바보같이 착하기만 했어요(웃음).”

그가 이번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땅에 파묻히는 장면을 촬영할 때다. 추위가 다 가시지 않은 늦겨울, 인천 폐공장에서 밤부터 새벽까지 촬영했다.

“난생 처음 땅에 파묻혔어요. 얼마나 긴장이 됐겠어요. 어떤 느낌인지 말로 표현 못해요. 또 비 오는 날 병두를 업고 걸어가는 장면이 있었는데 너무 추워서 스쿠버다이빙복을 껴입고 촬영했죠. 너무 꽉 조였는지 피가 통하지 않아서 정말 고생했어요.”

그는 최근 드라마에서도 쉽지 않은 촬영을 했다. 바로 ‘어느 멋진 날’의 수족관 신이다. 상어가 있는 수족관에서 하늘(성유리)을 구하기 위해 뛰어드는 장면이다.

“그때 안전조치는 했지만 상어가 왔다 갔다 하는 수족관에 맨몸으로 뛰어들었죠. 사실 좀 무서웠어요(웃음).”

‘비열한’ 민호 vs ‘젠틀한’ 동하 어느 쪽이 더 연기하기 편했을까? 그의 실제 모습이 가까운 쪽이 아무래도 쉽지 않았을까?

“연기하기에 편하고 쉬움은 별로 차이가 없는 것 같아요. 대신 민호는 비열한 표정을 짓는 게 좀 어려웠어요. 민호나 동하처럼 연기로 보여주는 모습은 진정한 내 모습의 10% 정도에 지나지 않는 것 같아요. 나머지 90%는 서서히 보여드릴게요.”
그는 ‘비열한’ 민호를 만들기 위해 촬영 도중에 5kg 정도 살을 뺐다. 서서히 날카로워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민호의 야비한 표정 변화와 영화 시작과 끝을 비교하며 살이 빠지는 과정을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남궁민은 1999년 데뷔했다. 되돌아보면 한 단계 한 단계 낮은 계단을 밟고 올라온 느낌이다. 누구 못지않은 무명 시절도 겪어봤다. 그는 자신을 근성 있는 연기자로 기억해주길 원한다. 이것저것 잡식성으로 하는 연예인이 아니라 오로지 연기에만 몰두하는 배우로 말이다.


글 / 최재욱·강영구 기자(스포츠칸)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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