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후 건설 현장에서 새로운 도전 시도하는 김세진의 인생 2막

은퇴후 건설 현장에서 새로운 도전 시도하는 김세진의 인생 2막

“팬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고 싶었어요. 은퇴 후 새로 시작하는 인생도 지켜봐주세요”

프로 배구 간판 스타 김세진이 끝내 유니폼을 벗었다. 많은 사람들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건축 일을 배우며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김세진. 그에게 배구 지도자가 아닌 사업가로의 도전, 모델 김효진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강인한 의지로 부상 극복
프로 배구 간판 스타 김세진(32)이 마침내 코트를 떠났다. 지난 7월 7일 김세진이 몸담고 있던 삼성화재 측은 “김세진에게 복귀를 설득했지만 본인의 뜻이 워낙 완강하다”며 그의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은퇴할 때까지 국내 최고의 공격수로 명성을 날렸던 김세진은 충북 옥천공고, 한양대를 거쳐 1995년 삼성화재 창단 멤버로 입단했다. 이미 열여덟 살 때부터 국가대표 선수로 뛰며 ‘월드 스타’란 별명을 얻었던 김세진은 ‘갈색 폭격기’ 신진식과 함께 쌍포를 이루며 삼성화재를 겨울리그 9연패에 올려놨다.

김세진에 대한 팬들이 환호하는 것은 꼭 그가 배구를 잘하는 운동선수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많은 운동 선수들이 부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좌절하거나 중도에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 김세진 역시 부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무릎과 발목, 허리 등의 부상은 그를 여러 차례 수술대 위에 오르게 했다. 하지만 김세진은 특유의 강한 의지를 불태우며 오뚝이처럼 일어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강인한 의지로 부상을 극복한 김세진은 지난 1997년과 2000년, 2001년, 2004년까지 네 차례나 챔피언 결정전 최우수 선수(MVP)로 뽑혔다. 또한 태극 마크를 달고 국제무대에서 뛸 때는 그 진가가 더욱 돋보였다.

지난 1993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 1994년 월드 리그 최우수 공격상, 1995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과 2000년 시드니올림픽 본선 진출 등 한국 배구사에서 그의 이름을 빼고 이야기 하기란 쉽지 않다.

2001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제패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마지막으로 이제 배구 코트의 영원한 월드 스타 김세진은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 고군분투 중이다.

호쾌한 스파이크를 선보이며 한국 배구를 이끌어갔던 김세진. 여느 운동 선수들과 달리 지도자의 길이 아닌 전혀 낯선 일에 매진해보고 싶다는 그의 각오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김세진과의 일문일답
아직 더 뛸 수 있는데, 은퇴가 너무 이른 것 아닌가?
사실 몇 년 더 배구 코트에 남아 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팬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기억될 때 떠나고 싶었다. 그건 나뿐만 아니라 아마 모든 운동 선수들의 바람일 것이다.

팬들은 물론이고 감독 이하 많은 삼성화재 식구들이 김 선수의 은퇴를 아쉬워한다.
오는 12월25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리는 2006-2007 시즌 홈 개막전 때 은퇴식을 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나를 걱정해주고 격려해준 많은 이들에게 너무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하지만 나는 한 번 결정한 일을 번복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지도자의 길을 포기한 이유는?
물론 지도자의 길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평생 배구만을 하며 살아왔다. 이제까지 걸어왔던 길이 아닌 다른 길을 걷고 싶었다.

어떤 일을 계획하고 있나?
사업이다. 좀더 자세히 말하자면 당분간은 지인이 운영하는 건설회사에서 실무 경험을 쌓을 예정이다. 아직은 낯설지만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분야인 만큼 새로운 도전이란 부분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굳이 힘들게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은퇴 후 진로에 대해 많이들 의아해하고 걱정한다. 나도 평생을 바쳐온 배구 코트를 떠나기까지 무수히 많은 생각을 했다. 은퇴를 결정하고 나서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많이 고민한 끝에 내린 결정이다. 건설업으로 방향을 정한 것은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일과 전혀 다른 일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김 선수의 말처럼 평생 배구 코트 위에서 살아온 사람이 갑자기 건설업을 한다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
물론이다. 나 또한 어려운 결정이었다. 하지만 무작정 도전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시간 누구보다 열심히 그리고 치열하게 운동했다. 다시 처음 배구를 시작하는 마음으로 제2의 도전에 성공하기 위해 꾸준히 준비해왔고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다.
건설업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일단 지인이 운영하는 건설회사에서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배울 생각이다. 하지만 아직 명함초자 만들지 않은 상태다.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어 구체적으로 거론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김 선수의 새로운 도전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알고 있다. 내 발로 배구를 그만두고 이곳에 온 만큼 팬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일부에서는 ‘김세진’이란 이름을 걸고 얼굴 상무 정도로 일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배구 선수 김세진이란 이름을 달고 거들먹거릴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나는 배구 선수로서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중요한 것은 내 마음가짐일 것이다. 운동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마음가짐으로 모든 것을 배우는 자세로 임할 것이다.

최근 모델 김효진씨와 함께 탤런트 박형재 결혼식장에 나타나 많은 팬들이 궁금해한다.
지인의 소개로 만나 좋은 만남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더 이상은 묻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와 관련된 인터뷰는 되도록 자제하고 싶다. 한동안 인터넷 검색어 순위에 오르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고, 부담스러웠다. 지금은 은퇴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에도 벅차다. 조용히 있고 싶다.

최근 김효진씨가 메인 모델로 서는 ‘백혈병 어린이 돕기 자선 패션쇼’ 현장에 참석했다.
아직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언론이 너무 앞서간다. 난 감추고 꾸미는 것을 싫어한다. 곧 공식적인 자리에서 모든 것을 말할 것이다. 기다려주길 바란다.


글 / 김성욱 기자 사진 / 경향신문포토뱅크
화제의 추천 정보

    Ladies' Exclusive

    Ladies' Exclusive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