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김형일·한복희 부부의 행복 나들이

탤런트 김형일·한복희 부부의 행복 나들이

“예원이와 준혁이는 우리집 복덩이…. 아이들 때문이라도 건강하게 살아야죠”

모르긴 해도 세상을 다시 사는 기분일 게다. 그토록 바라던 아이를, 그것도 딸 아들 두루 낳고 ‘2백점 인생’을 살고 있으니 김형일의 말대로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든든’하기도 하겠다. 특히 지난 8월 20일 돌을 맞은 둘째 준혁이의 재롱이 하루가 다르게 늘면서는 이들 가정에 웃음소리가 한층 더 커졌다. 연예계를 대표하는 잉꼬 커플 김형일·한복희 부부의 늦둥이 키우며 사는 즐거움과 한결같은 부부애 비결.

웃음소리 그치지 않는 1년 365일 러브 하우스
“우리 남편요? 표현은 약해도 쓸 땐 확실히 쓰는 통큰 남자죠”
이달 들어 두 번째 만남이다. 뒤늦게 얻은 아들 준혁이의 야외 돌 사진 촬영장에서 한 번, 그리고 단출하지만 소박한 행복이 묻어나는 이들 부부의 망원동 보금자리에서 또 한 번.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샘이 날 정도로 사는 모습이 예쁘다. 김형일(45)의 자택을 찾은 건 아들 준혁이의 돌잔치를 이틀 앞둔 평일 오전 10시. 다소 이른 시간 그의 집을 방문했을 땐 거실 한복판에 이부자리가 그대로 깔린 채였다. 김형일은 “밤에도 아이들과 거실에서 거의 합숙훈련을 하다시피 한다”며 양해를 구했다. 잠을 잘 때조차 개별 행동이란 없는 이들 가족과의 특별한 만남은 그렇게 시작됐다.

2000년 12월 결혼했으니 올해로 결혼 7년 차. 8년 열애 끝에 결혼했으니 두 사람이 서로를 안 지도 15년이란 긴 세월이 흘렀다. 그 사이 애도 둘씩이나 낳아 키우고 있다. 결혼 7년이면 권태기가 와도 벌써 왔을 시간. 게다가 아이들 뒤치다꺼리에 지쳐 살다 보면 부부는 언제나 뒷전이 되고 마는 게 일반적인 여느 가정집 풍경이다. 그런데 이들 가정에는 좀처럼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아니 아이들이 커갈수록 웃음소리도 덩달아 커져만간다.

집 밖에서도 그렇지만 집 안에서도 김형일은 더없이 다정다감하고 가정적인 남자. 방송가에서도 익히 소문난 애처가 김형일은 평상시엔 애정 표현을 아껴도 기념일 등 특별한 날에는 생각지도 못한 깜짝 이벤트로 아내를 감동시키는 ‘통큰 남자’라고 아내 한복희씨는 귀띔했다.

첫째, 둘째 때 모두 아내가 병원에 가는 날이면 김형일은 만사 제쳐놓고 아내와 동행했다. 어쩌다 김형일 혼자 진료실 밖에서 아내를 기다리고 있을 때면 “오늘은 어쩐 일로 남편 분이 안 오셨어요”라며 간호사가 이상해 다 물어봤을 정도였다고. 아이를 낳은 뒤에는 산후조리원을 풍선으로 장식하는 깜짝 이벤트로 아내를 감동시켰고, 아내가 산후조리원에 있는 보름 동안 마치 자신도 같이 산통을 겪은 양 산후조리원에서 먹고 자며 사랑하는 아내의 곁을 끝까지 지켜냈다. 아이를 낳고 아내 한복희씨가 산후우울증을 겪었을 때도 남편 김형일의 자상한 배려는 아내에게 크나큰 의지가 됐다고 한다.

“드라마 촬영으로 바쁜 와중에도 절 위한 시간을 참 많이 내줬어요. 기분 전환 될 거라며 드라이브 가자고도 하고, 집 근처 카페에서 차도 마시고. 남편의 마음이 전해져서 였는지 금세 또 회복이 되더군요. 바깥일 하다 보면 힘든 일도 많을 텐데 우리 가족 일이라고 하면 만사 제쳐놓고 달려와주는 남편이 있어 늘 든든하고 또 감사해요.”

김형일은 40년 동안 가계부 써오고 있는 알뜰 살림꾼
“검소하게 사는 것과 궁상맞은 건 엄연히 다르지 않나요?”
집 안 곳곳에선 안주인의 예사롭지 않은 살림솜씨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알뜰살뜰하기가 말로 다 설명하기 힘들 정도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Gold Star’ 상표가 박힌 가전제품들이 일단 눈길을 ‘확’ 하고 잡아끌었다. 그런데 안주인의 검소한 탓인 줄만 알았더니 ‘똑소리 나는 살림꾼’ 김형일의 작품이 대부분을 차지한단다. 소문으로만 전해지던 그의 알뜰함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던 순간이었다.

이렇듯 망원동 김형일의 집을 찾는 사람들은 크게 두 번 놀란다. 한 등치 하는 진짜 남자 김형일의 가족을 대하는 다정다감함에 한 번, 10년은 족히 넘어 보이는 오래된 살림살이에 또 한 번. 이들 부부는 물건을 한 번 구입하면 일단 10년은 기본으로 사용하고 본다고 했다. 10년 전 상품으로 받아서 쓰고 있다는 TV와 15년 전 구입한 ‘Gold Star’ 냉장고와 비디오가 김형일의 연예인스럽지 않은 소박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 게다가 거실 커튼은 극장용 커튼을 주워와 손수 집 안 분위기에 맞춰 리폼해놓은 것이라고 하니 ‘대단하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아마도 우리집에서 제일 오래된 물건이 바로 이 커튼이 아닐까 해요. 제가 군 제대 후 건설현장에서 막노동할 때 한 대학병원에서 말짱한 커튼을 버린다기에 아까워서 챙겨놓은 건데 아이들 생기고 나서 문뜩 떠올라 창고에서 다시 꺼내 쓰게 됐죠. 빛 하나 새어들지 않는 두꺼운 극장용 커튼인데 같은 색으로 레이스까지 달아 꾸며놓으니 꽤 괜찮아 보이더라구요? 게다가 아이들 키 크는 데는 숙면만큼 좋은 게 또 없다잖아요. 워낙에 커튼 천이 두껍다 보니 이 커튼 덕에 낮에도 밤처럼 숙면을 취할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어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저 또한 이 커튼 덕을 톡톡히 보고 있네요. 새벽까지 촬영이 있어 동튼 뒤 집에 들어와 늦은 잠을 청할 때 특히 최고죠.”

남들이 버린 액자는 아이들 교육자재로 사용하고, 남이 망가져 버린 운동기구는 새것으로 고쳐 부부의 건강을 챙기는 일에 사용한다.

“관리만 잘하면 오래 가는데 왜 다들 새것만 고집하는지 모르겠어요. 버는 것보다 아끼는 게 더 중요한데 말이죠. 그렇다고 제가 쓰레기를 주어다 쓰는 게 아니거든요. 분명 쓸 수 있는 물건인데 그렇게 버리기엔 아까운 것들을 깨끗이 닦고 고쳐 사용하는 거죠. 저는 이상하게도 새것보다는 손떼 묻은 옛 물건에 더 정이 가더라구요. 견해 차이인 것 같은데 최근에 이런 우리집 살림살이가 방송을 통해 공개되며 살짝 곤란을 겪기도 했어요. 아내가 마트에 가거나, 머리를 하러 가면 사람들이 그렇게 우리집사람을 측은히 여긴다는 거예요.

‘남편이 그렇게 알뜰하니 힘들겠다’면서요. 그런 소리 들으면 아내도 속상하죠. 하지만 엄연히 검소하게 사는 것과 궁상떨며 사는 건 다르지 않을까요? 그래서 더더욱 사람들의 그런 말들에 신경 쓰지 않으려구요. 내 인생 내가 사는 거지, 남들에게 보여주려고 사는 건 아니잖아요. 그 점에 있어서만큼은 다행히 아내도 저와 생각이 같아 살짝 기분이 나쁠 뻔했는데 크게 신경 쓰진 않기로 했어요.”

선 굵은 연기를 주로 해온 탤런트 김형일은 터프하고, 남성적인 매력만큼이나 아내에게 요리를 만들어주며 기뻐할 줄도 아는 따뜻함을 지닌 남자. 청소면 청소, 요리면 요리… 못하는 살림이 없다. 본격적으로 살림에 나선 그를 보고 있자면 ‘웬만한 주부는 저리 가라’ 소리가 절로 나온다. 이런 김형일의 남다른 살림솜씨는 40년 간 써왔다는 가계부를 통해 더욱 명확해진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쓰기 시작했다는 가계부가 방안 한쪽 구석에 켜켜이 쌓였다. 깨알 같은 글씨로 적어 내려간 김형일표 가계부를 보고 있자면 주부가 봐도 감탄사가 나올 정도. 어린 시절 어머니가 가계부를 정리하시는 모습이 재밌어 보여 자기도 따라 용돈기입장을 만들어 쓰기 시작한 것이 습관이 돼버렸다고 한다. 그 후로 김형일의 가계부 쓰기는 단 하루도 건너뛰는 날 없이 계속돼오고 있다.

“심지어 술을 먹고 만취돼 들어온 날도 가계부는 꼭 쓰고 자야 잠이 와요. 그러니 습관이 무서운 거죠. 그리고 이젠 요령이 생겨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가계부 쓰는 일이 그리 힘들 것도 없네요. 요령은 간단해요. 영수증만 잘 챙겨두면 그냥 끝나버리죠. 그래서 제가 어디를 가든 영수증 가방을 꼭 가지고 다니잖아요. 씀씀이를 일일이 다 기억하기는 어려워도 영수증 보고 몇 줄 적기는 쉽지 않겠어요? 참! 제가 가계부를 쓴다고 하면 가정 경제권을 모두 쥐고 흔드는 나쁜 남편으로 생각하실 분도 계실 듯한데 절대 그건 아니니 오해 마세요. 우리 부부의 평상시 생활철학은 ‘아껴서 잘 살자’입니다. 가족 통장을 만들어 두고 아내나 저나 스스로 알아서 절약해서 빼 쓰며 살고 있지요.”

부부 사이를 더욱 가깝게 이어주는 어여쁜 수호천사들
“우리 아이들이 복덩이인가 봐요. 애들이 태어나면서는 일이 넘쳐요”
한때 이들 부부에겐 아이가 생기지 않아 상심하던 시간들이 있다. 아기가 얼마나 간절했으면 부부가 직접 한 방송사의 임신 프로그램에까지 출연하며 아이를 갖기 위해 애를 썼을까.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고 방송 말미엔 실제로 반가운 소식도 들렸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어렵게 가진 아이는 끝내 10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유산이 되고 말았다. 마흔 넘어 힘들 게 가진 아이를 잃었으니 그 부모된 마음이 오죽했을까. 하지만 남에게 해코지 않고 바르게 산 탓이었을까? 제대로 아파할 새도 없이 하늘은 연거푸 이들 가정에 두 아이를 내렸다. 올해 네 살 된 예원이와 얼마 전 돌을 맞은 준혁이가 바로 그 주인공.

“아들 낳고 딸 낳으면 1백 점, 딸을 낳고 아들을 낳으면 2백 점이라면서요?”
아이들 얘기에 부부는 이내 의기양양해하며 어깨를 으쓱이고 있다. 딸 예원이는 사교성 좋은 아빠의 성격을, 둘째 준혁이는 쌍꺼풀진 눈과 오똑한 코가 엄마를 쏙 빼닮았다. 부부를 반반씩 닮은 아이들. 김형일은 “예원이와 준혁이를 보고 있으면 절로 부자된 느낌”이라며 껄껄 흐뭇한 미소를 날렸다.

하지만 마흔을 넘긴 나이에 부모가 되고 보니 걱정도 많다. 가장 크게 신경 쓰이는 부분은 다름 아닌 건강. 아이들을 위해서는 반드시 부모가 건강하고 젊게 살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늘 이들 부부를 강하게 짓누른다. 또 아이가 이담에 커서 나이든 부모를 부끄러워하면 어쩌나 그것도 살짝 걱정된다. 건강하고 젊게 살려면 일단 금연에 금주가 필수. 김형일은 7년 전 아이를 갖기 위해 담배를 끊었다. 뿐만 아니다. 예쁜 두 아이를 낳은 뒤에도 김형일은 금연 생활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운동으로 건강을 챙기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김형일은 돌 맞은 준혁이가 마냥 사랑스러운지 아이의 볼에 입을 살짝 맞췄다. 그러더니 하는 말이 인상적이다.

“담배 안 피우니 이렇게 아이들과 뽀뽀도 마음껏 할 수 있고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어요. 만약에 지금껏 담배를 못 끊었다면 어찌 생각이나 해볼 수 있었겠어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오래오래 건강 챙기며 살아야죠. 그래야 우리 예쁜 아이들과 더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 수 있을 테니 말이에요.”

이들 부부는 둘째가 조금 더 크면 한동안 애들 키우느라 멀리한 낚시를 다시 시작해볼 요량이다. 처음에는 낚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던 아내였지만 남편의 손에 이끌려 다니면서는 아내가 더 낚시광이 돼버렸다고. 아내 한복희씨는 “호젓한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남편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조언했다. “부부간의 애정을 돈독히 하려면 남편이 낚시만 다닌다고 구박하지 말고 직접 남편을 따라 낚시터에 한번 가보라”고 말이다.


글 / 최은영 기자 사진 / 박형주·박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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