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과 간극 좁히기에 나선 고현정의 음란(?)한 변신

대중과 간극 좁히기에 나선 고현정의 음란(?)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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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여우 그만 할래요. 앞으로는 진정한 ‘여우’로 거듭나겠습니다”

지난해 SBS 드라마 ‘봄날’로 연예계에 컴백한 연기자 고현정이 1년여 만에 다시금 안방극장을 찾는다. 고현정의 컴백작은 MBC 수목드라마 ‘여우야 뭐하니’. 고현정은 새 드라마 ‘여우야 뭐하니’에서 ‘음란 처녀’로 분해 솔직하면서도 화끈한 연기를 펼쳐 보일 예정이다.

톱스타 고현정 ‘섹스 전도사’ 자청하고 나서 눈길
‘우아한 여자’ 고현정이 확실히 망가진다. 오는 20일 첫 전파를 탄 새 드라마 ‘여우야 뭐하니’에서 고현정이 맡은 역할은 아홉 살 연하의 친구 동생과 사랑에 빠지는 음란 잡지 여기자 고병희. 밥을 먹을 때도, 거리를 걸을 때도 그녀의 머릿속엔 온통 섹스에 관한 생각뿐이다.

어떻게 하면 내 남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내 여자를 흥분하게 하는지, 조물주가 오로지 인간에게만 부여한 쾌락의 극치를 상상하고 탐구하고, 또 그것을 글로 옮기는 게 그녀의 일이다. 직업상 성 관련 지식에는 통달해 있지만 실제로는 진한 연애 한번 해본 적 없는 생물학적 처녀.

그간 고현정이 이토록 적나라하고 원초적인 캐릭터를 맡아본 적이 있었던가? 섹스 전도사로 분하고 나선 고현정의 변신이 궁금증을 더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고현정의 파격적인 변신이 주목되는 MBC 수목드라마 ‘여우야 뭐하니’는 운명적 사랑을 꿈꾸는 33세 노처녀 고병희와 친구 동생 아홉 살 연하의 정비공 박철수(천정명)의 로맨스를 그리고 있는 작품. 지난해 최고의 드라마로 꼽혔던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도우 작가가 집필에 나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는 기대작이기도 하다.

지난 9월 12일 제작발표회를 통해 드라마 ‘여유야 뭐하니’가 기자들 앞에 첫선을 보이던 날. 행사장에 모인 기자들은 고현정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에 한 번, 사뭇 달라진 그녀의 면면들에 또 한 번 놀라야 했다.

맛보기로 살짝 공개된 ‘여유야 뭐하니’의 10분 영상. 고현정은 상대역인 천정명의 중요 부위에 손을 대기도 하고, 홀로 거울을 보며 성적인 상상을 하는 등 다소 민망할 수 있는 에로 버전의 연기들을 천연덕스럽게 소화해내 화제를 모았다. 그녀의 상상 속에 늘 등장하게 된다는 그 남자 이혁재와의 ‘러브신’은 특히 음란하기가 이를 데 없다.

“아~ 그렇게 안아주세요~”라며 신음을 내며 요염을 떠는데 그 모습이 낯설어도 솔직히 싫지는 않았다. 고현정의 선정적인 장면은 병희라는 주인공의 상상력이 고갈되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고현정은 제작발표회장에서 “이혁재씨와 이 부분 촬영을 위해 얼굴을 마주 보는데 처음에는 서로 아무 말도 못하고 한참을 웃었다”며 “우리 둘 다 이렇게 신음까지 내며 러브신을 찍어보는 건 처음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편 이 드라마에 고현정의 친구 승혜 역으로 출연하는 안선영은 “그 상상 신을 찍은 뒤 이혁재씨가 ‘고현정 엉덩이 만졌다’며 단체 문자를 보냈을 정도로 좋아했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땅에 발을 디딘 느낌으로 연기할 터
드라마 속 캐릭터만 달라진 게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아온 고현정이 맞나’ 싶을 정도로 실제 성격에서도 대단한 변화가 감지됐다. 사실 고현정 하면 ‘고상하거나’ 혹은 ‘우아하거나’ 늘 둘 중 하나의 이미지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각인돼 있다. 그런데 ’여우야 뭐하니’의 제작발표회장에서 만난 고현정은 ‘털털’ ‘소박’한 모습으로 일관해 사람들의 시선을 강하게 사로잡았다.

특히 “촬영 중 힘들었던 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천정명이 “업는 신이 많았는데 (고현정) 선배님이 좀 무거워서 힘이 들었다”고 답하자 그녀가 보인 반응이 인상적이다. 옆자리에 앉은 선배 고현정의 눈치가 보였는지 천정명은 이내 “농담이었다”고 해명했고, 이에 고현정이 곧 말을 놓으며 “너는 이 자리가 어떤 자리라고 농담을 하니?”라며 애교스런 말투로 역공을 펼친 것. 공식석상에서 고현정이 이렇게 풀어진 모습을 보인 건 이번이 아마도 처음이지 싶다.

그런데 사실 고현정을 좀 안다 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이와 같은 털털함이 전혀 낯선 모습이 아니라고 한다. ‘여우야 뭐하니’의 촬영장에서도 늘 재미있는 말들로 분위기를 띄우는 사람은 다름 아닌 고현정이라고. ‘여우야 뭐하니’의 조연출을 맡은 이민우 PD도 지난 13일 드라마 홈페이지에 글을 남기며 고현정에 대해 그간 알지 못했던 의외성을 언급한 바 있다.

“현재 1, 2부 촬영을 마치고 3, 4부 촬영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라며 촬영 일정을 소개한 이민우 PD는 “특히 주인공 병희 역을 맡은 고현정의 모습에 많이 놀라게 될 것”이라 호언장담하며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인 바 있다. “고현정씨가 기존의 이미지를 깨기 위해 노력했다기보다는 털털하고 유머러스한 본연의 모습을 극중에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듯하다”는 것. 어쩌면 ‘여우야 뭐하니’는 고현정의 연기 인생 제2막을 열어줄 신호탄과 같은 작품으로 남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사실 고현정이 이렇게 크나큰 결단을 내릴 수 있었던 데는 이번 작품에서 함께 공연하게 된 선배 윤여정의 조언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극중에서 고병희의 엄마 역을 맡은 윤여정은 이번 작품의 주인공 역을 고현정에게 추천하며 “배우가 우아한 공주에 광고 모델 같은 캐릭터로만 알려져선 곤란하다. 한 번은 제대로 망가질 필요가 있겠다” 조언했고, 고현정은 절친한 선배의 애정 어린 조언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고현정과 윤여정은 단순한 연기 선후배 간을 뛰어 넘어 아주 오래전부터 한가족처럼 알고 지내온 사이. 이혼 전 연예계와 연을 끊고 재벌가의 며느리로 살 당시에도 고현정은 선배 윤여정과는 꾸준히 교류하며 친분을 쌓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여우야 뭐하니’에서와 같은 그녀의 파격 변신은 전작인 홍상수 감독의 영화 ‘해변의 여인’에서 이미 한 차례 예고된 바 있다. 적지 않은 노출신을 예상케 했던 영화 ‘해변의 여인’과 드라마 ‘여우야 뭐하니’. 두 작품의 성격으로 비추어 보아 고현정은 보다 현실적인 캐릭터, 친근한 캐릭터를 통해 대중과의 간극을 좁혀나가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현정은 “땅에 발을 디딘 느낌으로 ‘여우야 뭐하니’에서 실감나는 연기를 펼쳐 보이겠다”며 이번 작품에 대한 의지를 다져 보인 상태. 하지만 그녀의 선택에 대한 결과는 좀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일단 첫 출연 영화 ‘해변의 여인’은 기대 이하의 흥행을 기록하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고현정에게 영화 ‘해변의 여인’이 일대 변신을 위한 몸풀기와 같은 작품이었다면 드라마 ‘여우야 뭐하니’는 확실히 달라진 배우로서의 진가를 발휘해 보이는 무대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변의 여인’ 때와는 또 다른 시선으로 그녀의 선택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글 / 최은영 기자 사진 / 박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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