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동안 밤샘 촬영에도 고된 줄 모르고 5년 만의 촬영을 만끽했다”
연예계 컴백설만 무성하던 황수정이 5년 만에 카메라 앞에 섰다. 2001년 11월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연기 활동을 중단한 그녀는 그동안 수차례 활동 재개를 시도했으나 무산된 터라 이번 움직임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예전보다 야위었지만 미모는 여전한 황수정의 근황과 소속사의 입장을 취재했다.
소속사와 신중하게 재기 작품 선정하는 중
황수정의 얼굴이 가장 최근 공개된 것은 지난 2004년 6월 지체장애인 시설 ‘실로암 연못의 집’에 봉사활동을 나갔을 때 이뤄진 기습 인터뷰에서였다. 당시 화장기 없이 수수한 옷차림에도 단아한 외모로 주목을 끌었던 황수정은 이후 봉사활동을 하던 시설을 옮겼고 지금껏 일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뮤직비디오 촬영은 지난 10월 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 동안 서울과 서울 근교에서 진행됐다. 평소 왁스의 노래를 좋아했다는 황수정은 촬영을 앞두고 ‘사랑은 다 그런 거니까’의 노래 가사가 가슴에 와 닿았다고 말하며 “가을 겨울에 잘 어울리는 발라드 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을 것 같다. 이런 좋은 노래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고 한다.
뮤직비디오의 컨셉트는 사랑하는 이와 이별한 여자가 가슴 저리도록 아픈 추억을 품고 있는 상황을 그려내는 것으로, 황수정은 봄에서 겨울로 이어지는 4계절의 변화에 맞춰 기쁨, 슬픔 등의 감정 변화를 표현해내야 했다.
촬영 초기 긴장한 탓에 표정 연기에 시간이 걸렸다는 황수정은 이내 현장에 적응해 눈물을 흘리는 감정 연기를 매끄럽게 소화했다고 한다. 아울러 이틀간 40시간이 넘는 고된 촬영으로 밤샘을 하면서도 시종일관 환한 웃음을 잃지 않아 스태프들을 편하게 했다고 소속사 측은 전했다. 황수정이 출연한 뮤직비디오는 왁스의 음반 발매시기에 맞춰 11월말 공개했다.
“뮤직비디오 출연을 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결정적으로 출연하게 된 건 왁스 측의 배려 덕분입니다. 혹 여론의 영향으로 공들여 찍은 뮤직비디오가 사장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 황수정씨의 출연을 추진해줘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황수정은 지난 2004년 3월 예당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 예당엔터테인먼트는 최지우, 한지혜, 이정현, 양수경 등이 소속된 중견 매니지먼트사다. 제이엔터컴 소속인 왁스의 앨범이 예당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유통되기 때문에 뮤직비디오 출연이 성사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허준’ 인기로 중화권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어
연예계에선 뮤직비디오 나들이를 시발점으로 소문만 무성하던 황수정의 복귀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구체적인 출연 협상이 오가고 있는 작품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에 황수정의 소속사에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수차례 내부 상의 끝에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결론을 내렸다.
어떠한 작품이든 출연이 결정되면 그때 인터뷰할 것”이라는 답만을 들을 수 있었다. 황수정의 담당 매니저 김영환씨는 인터뷰를 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비교적 솔직하게 소속사 측의 입장을 들려주었다.
2004년 1월 중순 방송위원회의 출연금지 조치가 풀린 뒤부터 황수정의 복귀설은 끊임없이 제기됐다. 2004년 멜로영화 ‘화이트’는 개런티 액수와 극중 캐릭터까지 알려질 만큼 진척을 보였으나 결국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이전에 영화 ‘메모리’, KBS2-TV 드라마 ‘진주목걸이’처럼 주인공으로 거론되다가 무산된 경우도 여러 번이었다.
“한창 출연 협상이 진행 중일 때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 여기저기서 반응이 나오게 되거든요. 이로 인해 제작진이 여론에 흔들리게 되면 일을 추진하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맥이 빠집니다. 최종 결정이 난 뒤에 기사화가 되면 황수정씨에게도 힘이 될 겁니다.”
쉬는 동안 도예에 매료된 것으로 알려진 황수정은 연기 재개를 위해 틈틈이 운동을 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간간이 매니저를 만나 새로 들어온 시나리오를 함께 읽거나 출연 작품에 대해 상의하는 것 외에는 혼자서 움직이며 개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출연작이 결정되면 그 캐릭터에 걸맞은 무언가를 배우거나 준비할 텐데 아직은 그 단계가 아니라 딱히 근황에 대해 들려드릴 얘기가 없습니다. 지금껏 기다렸는데 복귀 시기가 올해 말이 되든 내년 초가 되든 크게 달라질 건 없습니다. 서두르지 않고 신중하게 작품을 결정한다는 점에 대해 황수정씨와 저희의 입장이 같습니다.”
하지만 작년 이맘때에 비해서는 대중의 반응이 호의적인 분위기로 바뀐데다가 드라마나 영화 출연 계약이라는 것이 지지부진 늘어지다가도 갑자기 성사될 수도 있는 게 아니냐고 말해 정식 복귀 시기가 그리 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뮤직비디오 한 편으로 아직 복귀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성인이 된 후 가진 유일한 직업이 연기자이고,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연기인데 다른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이름과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라 일반 직장에 다니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닐 테고요. 일단 예전에 하던 일을 통해 제자리를 잡아야 나머지 문제들도 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대 여론을 무릅쓰면서까지 활동을 재개하려는 절실한 이유를 묻자 담당 매니저가 이렇게 답했다.
황수정이 어려울 때 내내 곁에 있었던 아버지 황종우씨도 딸의 활동 재개 소식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동안 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다시 연기할 날만을 기다렸는데 새로 시작하는 일이 잘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비쳤다. 경기도 하남에서 자동차매매 사업을 하던 황씨는 최근 경기도 이천에서 새로운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며 의욕적인 모습이었다.
‘허준’의 인기 덕분에 해외에서 지속적인 출연 제의를 받아온 황수정은 해외 진출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황수정의 소속사는 5개월 전부터 중국, 홍콩, 일본 측 관계자들과 접촉하고 있으며 최근 중화권 미디어업체와 세부 사항을 논의하는 단계라고 한다.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자숙의 시간을 보냈으니 이제 복귀할 때도 됐다는 의견과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찬반양론이 분분한 가운데 황수정의 다음 행보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 글 / 장회정 기자 ■ 사진 / 예당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