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는 순식간에 탄생한다. 그것이 기획사의 기획이든 엔터테이너의 재능이든, 네티즌에 의해 만들어지든 관계없다. 대중은 스타를 소비한다. 보고 즐길 수 있으면 그만이다. 강주희·강승희 자매의 개그콘서트 무대를 봤을 때 반가움보다 걱정이 앞선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러나 화보 촬영과 인터뷰가 진행되는 2시간 동안, 걱정은 붙들어 매기로 했다. 동생인 강승희씨는 재능과 열정으로 가득했고, ‘3분 언니’ 강주희씨는 어느새 성숙해져 있었다
개그콘서트 녹화 바로 다음날 오전 10시. 무리가 될 줄 알면서도 ‘조금 더 오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이른 시간을 고집했다. 아니나 다를까, 두 자매의 얼굴에는 약간의 피로가 묻어 있었다.
“어제 잠을 세 시간밖에 못 잤어요. ‘뒤풀이 개그’ 때는 실수를 했어요. 집에 가서 많이 울었죠. 그래도 주희 캐릭터가 ‘뻥뻥’ 터져서 다행이었어요.”
몇 주 전 첫선을 보인 ‘뒤풀이 개그’. 재미는 있었지만 한편 섬뜩했다. 소름이 돋았다. 즉흥 연기로 꾸며지는 무대. 극본도, 콘티도 없다. 관중의 선택을 받아야만 재능을 선보일 수 있다. 그야말로 ‘진검 승부’다. 무대에 서는 개그맨들의 부담은 상당하다. ‘뒤풀이 개그’에서 ‘황진이’의 백무 연기로 시청자와 네티즌을 사로잡은 자매의 부담은 누구보다 클 것 같았다.
“뒤풀이 개그가 처음에는 신년 특집이었어요. 그런데 반응이 워낙 좋아서 고정으로 잡혔어요. 시작할 때는 즉흥적으로 개인기를 뽐내는 자리였는데 이제는 점점 경쟁구도가 되고 있어요. 리허설도 없고, 오늘 누가 나와서 뭘 할지 아무도 몰라요. 만약 관중이 박준형씨를 부르면 나와서 뭐라도 해야 해요. 무라도 갈아야죠.”
자매의 성대모사 연기는 놀랍다. 재미도 재미지만, 소름이 끼칠 만큼 ‘똑같다.’ 네티즌의 반응도 다르지 않다. 첫 방송 이후 ‘개그콘서트를 보다가 벌떡 일어났다’ ‘소름이 끼쳤다’는 반응이 다수였다. 하지만 칭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남의 목소리 흉내 내서 먹고 사느냐’는 식의 악플도 여러 번 접했다.
“악플에 대해서는 귀를 닫아버리는 편이에요. 성대모사 경우도 그래요. 성대모사는 개그의 한 장르거든요. 슬랩스틱, 콩트, 만담처럼요. 지금도 원로 개그맨 선배님들이 성대모사를 시작하시면 대단해요. 저희는 명함도 못 내밀죠.” (강주희)
“성대모사가 신인에게는 큰 무기가 될 수 있어요. 반응이 빠르고 관객이 신기해하시거든요. 짧은 시간에 어필할 수 있죠.” (강승희)
1년의 외도 접고 다시 밟은 무대, 가슴 벅차
언니 주희씨는 벌써 데뷔 3년 차다. 동생 승희씨는 요즘의 인기가 “뜬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라며 “항상 감사하는 마음”이라고 했지만 주희씨는 신중하다. 흔히 말하는 ‘내리막길’을 이미 경험했다.
개그 프로그램은 일부러 안 봤다. 보면 개그 무대에 서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1년을 돌아 다시 선 무대. 가슴이 벅차올랐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됐죠.”
승희씨는 그런 언니를 옆에서 묵묵히 지켜봤다. ‘언니는 알아서 잘 하는 사람’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지금도 언니는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다. 성공과 좌절을 경험하고 다시 일어선 주희씨가 가장 큰 힘이 된다.
주희씨는 박미선씨를 역할 모델로 삼고 있다. 자신에 대한 강한 프라이드와 무대에서의 카리스마 그리고 따뜻함까지, 배우고 싶은 점이 너무 많다. “새로 한 단발머리가 잘 어울린다”거나 “펄을 많이 쓰면 얼굴이 부어 보인다”는 등의 세심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하늘 같은 선배의 말 한마디가 자매에게는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모른다.
2007년은 우리의 해
‘유체이탈’ 코너를 보면, 이 자매가 서로 얼마나 닮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얼굴 생김과 표정, 어깨선까지 닮았다. 하지만 직접 만나보니 눈썰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한눈에 구분이 가능할 정도로 두 자매의 개성은 뚜렷하다. 승희씨의 인상이 선하고 여린 반면 언니 주희씨의 얼굴은 선이 굵고 뚜렷하다.
한 번의 슬럼프를 겪고 다시 선 무대에서 다시금 시청자의 사랑을 차지한 강주희. 그리고 한 번에 두 코너를 맡아 부담이 된다면서도 무대에서는 주저 없이 끼를 발산하는 강승희.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언니한테 많이 배우고 있어요. 앞으로도 배우는 자세로 최선을 다해야죠.”
“밉상이지만 미워할 수는 없는 개성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어요. 제가 하면 새로운 느낌으로 재미가 있을 거예요. 남이 던져준 미끼는 내 것이 될 수 없어요. 내가 즐거워야 보는 사람도 즐겁잖아요. 매주가 시험이고 모험이죠. 매주 관객도 다르고요. 좌절할 때도 있지만 죽을 때까지 코미디를 하고 싶어요.”
2007년 황금돼지해, 강씨 자매는 돼지띠다. 그런 만큼 올 한 해는 자신들의 해로 만들고 싶다. 누구보다 스스로 ‘후회 없이 열심히 했다’고 자부할 수 있는 한 해를 보낼 계획이다. 항상 둘이 같이하는 만큼 일도 두 배로 열심히, 시청자에게 두 배로 큰 웃음을 선사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참 예쁜 두 사람을 만났다. 믿음직한 두 자매의 열정이 영원하기를, 재능은 더욱 다양하게 피어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글 / 정우성 기자 ■사진 / 박형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