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거탑’으로 인기몰이 중! 배우 김명민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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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가운과 유독 인연이 많네요. 이젠 환자를 보면 진찰해야 할 것 같아요”


‘불멸의 이순신’ 김명민이 무거운 갑옷 대신 하얀 의사 가운을 입었다. 그는 메디컬 드라마 ‘하얀거탑’에서 냉철한 의사 장준혁 역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 제작발표회장에서 만난 김명민은 의사 역할에 푹 빠져 있었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연달아 의사 역 맡아 눈길
‘하얀거탑’으로 인기몰이 중! 배우 김명민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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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TV 주말드라마 ‘하얀거탑’이 탄탄한 스토리 라인과 개성 있는 캐릭터로 인기몰이에 한창이다. 특히 야망을 위해 질주하는 천재 의사 장준혁 역을 맡은 김명민(36)의 열연이 돋보인다.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철한 장준혁. 그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소름이 다 돋을 정도”라며 배우 김명민의 연기를 극찬했다. 수술 장면이나 의사의 일상도 그에게선 너무나 자연스럽게 배어 나온다. 마치 진짜 의사인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거기다 사람을 압도하는 눈빛에 미묘한 웃음까지. 김명민은 너무도 완벽하게 극중 장준혁을 연기하고 있다.

김명민은 올 한해를 의사로 살게 될 듯하다. 현재 메디컬 다큐멘터리 ‘닥터스’의 진행자로 활동 중이고 의사 역으로 출연한 영화 ‘천 개의 혀’가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드라마에서도 의사 역을 맡게 되는 ‘행운’(?)을 거머쥔 것이다.

“촬영할 때 제가 의사라고 착각할 때도 있어요. 병원에서 응급실로 가는 환자를 보면 관심이 가고 진찰을 하고 싶다니까요(웃음). 신문이나 잡지를 볼 때도 의학상식과 의학분야에 관한 기사만 눈에 들어옵니다.”

‘하얀거탑’으로 인기몰이 중! 배우 김명민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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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거탑’은 메디컬 드라마를 표방하기 때문에 의사들만이 알 수 있는 장면과 단어가 많이 나온다. 특히 드라마 중간 중간 나오는 수술 장면의 리얼리티와 의사 세계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가 가장 중요 대목이었다. 결국 주인공 김명민의 연기력이 드라마 성공의 열쇠였던 셈이다.

김명민은 드라마 촬영 한참 전부터 자연스러운 의사의 모습을 보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집에 연습용 수술 장비를 마련해놓고, 잠자기 전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것. 처음에는 수술 장비를 만지는 것이 공포스러웠지만, 다른 방도가 없었다. 자연스러운 수술 장면을 위해 수술실 참관도 했고, 수술 장면을 비디오로 촬영해 의사의 손동작 하나하나까지 꼼꼼하게 체크했다. 그리고 병원에서 의사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의 일상을 세심히 관찰하는 일 또한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분들이랑 생활하면서 의사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의사 선생님들이 폭탄주를 많이 마시는 것도 이해해요. 빨리 취하고 집에 들어가서 쉬어야 다음날 일에 지장이 없거든요. 대부분 담배도 피우시는 것 같고. 일이 힘드니까 어쩔 수 없겠죠.”

이런 사전 작업 덕분에 김명민은 의사 장준혁을 실감나게 연기하고 있다. 치료 오더를 내리거나, 수술 장면에서도 너무나 자연스러워 보인다. 촬영을 위해 마련된 수술실 세트장도 이제는 편안한 공간이 됐다. 수술 장면을 참관한 뒤에는 끔찍한 모습이 머리에 남아 밥을 먹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다.

“연기를 위해 수술실 장면을 컴퓨터로 많이 봤어요. 처음에는 무서워서 창을 아주 작게 해놓고 봤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생각이 무뎌졌어요. 이제는 수술실 세트장에 들어갈 때도 아무런 느낌이 없어요. 드라마가 끝나면 장비도 반납하고, 의사라는 착각에서 빨리 깨어나야죠(웃음).”

김명민이 열연을 펼치고 있는 천재 의사 장준혁은 야망을 위해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인물이다. 의학계에서도 명성이 높은 의사지만, 그의 야심만만한 태도 때문에 주위 사람들의 거부감을 사기도 한다. 결국 그의 목표인 외과 과장이 되지만 걸림돌이 생기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거하는 욕망의 화신이다.

“저도 장준혁처럼 우유부단한 사람이 아니에요. 성공을 위해서 노력하고 달려가는 것은 장준혁과 비슷해요. 다만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는 형은 아니죠. 하지만 장준혁의 마음도 이해는 합니다.”

야망이 큰 장준혁은 해외파 의사인 노민국(차인표)과 외과 과장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된다. 차인표는 특별 출연으로 3회부터 6회까지만 출연한다. ‘하얀거탑’에는 이밖에도 개성 강한 인물이 다수 등장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 생전 처음 악역에 도전한다는 김창완은 병원의 실세인 부원장 역할로 눈길을 끌고, 이정길은 장준혁을 밀어내려는 이주완 교수로 출연한다. 그리고 인술을 펼치는 강직한 내과 부교수이자 장준혁의 동기인 최도영 역은 이선균이 맡았다. 눈길을 끄는 인물은 장준혁과 로맨스를 펼치게 되는 강희재 역의 김보경이다.

“보경씨는 학교 후배이고, 집사람과도 친해요. 진한 러브신도 있는데, 감정을 잡기 어려운 부분도 있어요(웃음). 오피스텔에서 둘이 침대에 누워서 뒹구는 신이 있는데, 한 바퀴 뒹굴고 일어나 보니 제 와이셔츠 단추가 다 풀려 있는데, 어찌나 민망하던지요(웃음).”


천재 의사 장준혁 vs 배우 김명민
그는 어느새 데뷔 10년을 넘긴 중견 배우가 됐다. 1996년 SBS 공채 6기로 데뷔한 뒤 드라마 ‘카이스트’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드라마 ‘뜨거운 것이 좋아’ ‘아버지와 아들’ ‘꽃보다 아름다워’ 등에서 연기 잘하는 배우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영화 ‘소름’(2001), ‘거울속으로’(2003)에 출연해 선 굵은 연기를 선보였다.

‘하얀거탑’으로 인기몰이 중! 배우 김명민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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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명민은 연기 잘하는 배우로만 알려졌을 뿐,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는 한때 배우의 길을 포기하려고 한 적도 있다. 하지만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KBS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이었다.

2004년 9월부터 2005년 8월까지 그는 이순신 역할에 빠져 살았고, 그로 인해 스타의 반열에도 올랐다. 시청자 역시 그의 숨겨진 진면목을 이 드라마를 통해 알게 됐다. 당시 그는 이순신이었고, 이순신은 김명민이었다. 2005년 KBS 연기대상 대상은 당연하게 그의 몫으로 돌아갔다.

당시 김명민은 눈물을 흘리면서 “이순신 장군의 10분의 1이라도 닮고자 발악한 저를 도와주신 선배님들, 한 회 출연도 마다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단역 연기자들, 무더위와 혹독한 추위와 싸우며 저를 진짜 장군님처럼 대해준 3백여 명의 연기자에게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제가 최고라는 어리석은 자만은 하지 않겠습니다”라는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밝혔고, 이런 그의 말은 한동안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후 SBS 드라마 ‘불량가족’에서 건달 역으로 호평을 받기도 했다. 김명민은 장군에서 건달, 그리고 의사로의 연기 변신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셈이다.

‘하얀거탑’은 김명민의 뛰어난 연기력을 다시 한번 확인케 한 드라마다. ‘불멸의 이순신’에서 배우 김명민이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면, 이번 드라마 ‘하얀거탑’에선 그의 ‘강한 카리스마’를 눈여겨볼 일이다.

Tip 드라마 ‘하얀거탑’은?


‘하얀거탑’으로 인기몰이 중! 배우 김명민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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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자키 도요코의 원작 소설 「하얀거탑」은 1978년과 2003년 일본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져 높은 시청률을 올렸다. 1978년판 ‘하얀거탑’은 총 31부작으로 제작됐는데, 무엇보다 주연 배우가 방송 도중 엽총 자살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2003년 후지TV 개국 45주년 기념으로 총 21부작(1시즌 10부작, 2시즌 11부작)으로 제작될 때는 가라사와 도시아키와 에구치 요스케 등 톱스타들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작품은 봉건적이며 폐쇄적인 의과대학을 배경으로 명예욕에 불타는 외과의사와, 환자와 연구만을 생각하는 내과의사의 대립구도를 그리고 있다. 의학계의 이면을 아주 날카롭게 보여줘, 메디컬 드라마의 한계를 뛰어넘은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안판석 PD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국적 상황에 맞게 드라마를 그려나갈 예정이다.

글 / 최영진 기자 사진 / 원상희·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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