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와 남편은 딸이 좋다고 하시지만
저는 아들이 더 좋은데 어쩌죠”
쌍춘년에 현대家 정대선씨와 결혼한 노현정이 정해년 복돼지해에 아이를 얻는다. 하지만 ‘호사다마’란 말처럼 올 초 그녀는 터무니없는 소문으로 한동안 마음고생도 겪어야 했다. “평생 서로를 바라보며 행복한 가정을 이루겠다”며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백년가약을 다짐했던 노현정·정대선 부부. 곧 태어날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아빠가 되고 싶다는 이 부부의 요즘 생활을 들여다봤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두 번이나 있어 ‘백년해로할 수밖에 없다’는 쌍춘년. 6백년 만에 붉은 돼지 5마리 중 맏이가 찾아오는 해여서 “아이를 낳으면 재물복이 넘치고 대길하다”는 황금돼지해.
어쩌면 쌍춘년과 정해년은 그녀를 위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난해 한 편의 로맨틱 영화를 연상시키며 현대가 정대선씨(30)와 부부의 연을 맺은 노현정(28)에게 최근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결혼 2개월 만에 임신에 성공한 것. 한 남자의 아내로서, 또 현대家의 막내며느리로서 시댁식구들의 사랑을 함뿍 받고 있는 노현정은 요즘, 아나운서로서 최고의 인기를 얻으며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을 때보다 더 행복해 보인다. 그래서인지 ‘시’자만 들어가도 소화가 안된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임신한 몸으로 긴 시간 비행기를 타고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현재 남편 정대선씨와 함께 보스턴에 머물고 있는 노현정은 집안 경조사 때마다 잊지 않고 한국을 찾고 있다.
노현정은 남편 정대선씨의 생일인 구랍 27일, 남편과 둘이서만 조촐하게 저녁식사를 겸한 생일파티를 하고 29일 입국했다. 그녀가 남편 생일이 끝나기 무섭게 다시 한국을 찾은 이유는 1월 24일 있을 시어머니의 생일을 미리 축하하고 시댁에서 신정 차례를 지내기 위해서다. 노현정은 열흘 동안 한국에 머물면서 시댁에서 시댁식구들과 신년을 보내는 한편 시어머니 친구들을 모시고 함께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비록 하루였지만 이행자 여사는 4개월 만에 만난 막내며느리와 함께 쇼핑, 외식 등을 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이번 여행에 동행한 현대가의 한 지인에 따르면 제주도 여행은 시어머니 이행자 여사가 노현정에게 먼저 제의했다고 한다.
“(이행자 여사가)현정씨를 끔찍이 생각해요. 이번도 ‘서울에 있는 동안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는 시댁 신경 쓰지 말고 친정에서 편하게 쉬라’고 하셨더군요. 사실 임신한 몸으로 긴 시간 비행기를 타는 게 쉽지는 않잖아요. 자신의 생일 때문에 ‘한 달에 두 번씩이나 한국에 올 것 없다’고 먼저 말씀하신 모양이에요.”
제주도 여행에서 에피소드도 있었다. 뉴스와 주말 드라마 외에 오락프로그램은 거의 시청하지 않는 이행자 여사는 노현정의 대중적 인기에 대해 결혼 전까지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결혼식을 치르면서 모든 언론이 주목하는 것에 대해서도 잠깐 그러려니 했을 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게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제아무리 유명 스타라고 해도 시어머니에게는 어디까지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막내며느리일 뿐이니 말이다.
그런데 여행을 마치고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이 노현정을 발견하고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그녀가 임산부란 사실을 알 리 없는 학생들은 노현정을 둘러싸고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으며 사인을 해달라고 소란을 피웠다. 이번 여행에 동행한 지인은 이행자 여사가 행여 임신한 며느리가 다치지나 않을까 적잖이 놀란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이행자 여사는 요즘, 스타 아나운서였던 막내며느리의 임신 축하전화를 많이 받는다. 그럴 때면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는 옛날 사람이라 그런지 아직 임신한 지 몇 달 되지 않아 여러 가지로 많이 조심스럽네요”라고 말한다고 한다.
시어머니가 선물한 고운 한복
올해 이행자 여사에게는 경사가 겹쳤다. 바로 노현정의 바로 위, 손윗동서인 둘째 며느리가 노현정과 비슷한 시기에 임신을 한 것. 황금돼지해에 두 명의 손자를 얻게 되는 이행자 여사는 올 신정 때 세 며느리에게 예쁜 한복 한 벌씩을 선물했다. 시어머니가 선물한 고운 한복을 입고 신년 인사를 올리는 며느리들이 너무 예쁜 나머지 이행자 여사는 당일 가족사진까지 찍었다.
“올해 며느리들에게 한복을 한 벌씩 선물했는데, 입혀놓고 보니까 너무들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그냥 있을 수 없겠더라구요. 그래서 내친김에 가족 사진 한장 찍었죠.”
막내며느리 노현정은 사려 깊게 자신을 배려해주시는 시어머니뿐 아니라 집안 어른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듯 보인다. 이번에 열흘간 서울에 머무는 동안에도 그녀는 서로 밥을 사겠다는 시댁 어른들 덕분에 하루하루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미국에서도 매일 전화를 할 만큼 막내(노현정)는 얼굴도 예쁘지만 어른들 마음에 쏙 들게 행동해요. 집안 어른들도 너무 예뻐하셔서 나도 아주 흐뭇해요. 이번에 서울에 왔을 때도 어른들이 서로 밥을 사겠다고 해서 너무 바빴을 거예요. 막내(정대선)가 결혼할 여자라고 소개시켜줄 때 ‘며느리가 아니라 딸처럼 효도할 사람’이라고 하더니 진짜 그런 것 같아요.”
노현정은 이번에 미국으로 다시 돌아갈 때 남편을 위해 차례 음식과 김장김치 등 먹고 싶은 음식을 잔뜩 싸가지고 갔다. 한데 정작 노현정은 입덧이 심해 음식을 잘 먹지 못했다고. 현재 사업체를 운영 중인 친정어머니 진영옥씨는 그런 딸을 위해 조만간 미국으로 가 임신한 딸을 돌볼 예정이다.
“음식을 아주 먹지 못할 정도는 아니고 입덧이 조금 심한 편이긴 해요. 그래도 너무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긴 한데, 이번에 미국으로 갈 때 자기는 잘 먹지도 못하는 음식을 남편 준다고 잔뜩 싸가지고 가더라구요.”
자식 걱정은 부모 몫이라지만 ‘막내’라는 단어가 붙으면 더 그런가 보다. 자상한 시어머니 이행자 여사는 보기에는 세침하고 도도할 것 같은 노현정이 너무 덜렁대서 걱정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덜렁대는 것 때문에 막내며느리를 더 좋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애가 보기와는 다르게 덜렁대는 편이에요. 이번에 집에 왔을 때도 입덧도 심한데다 맨발로 다니기에 ‘얘, 아이 가졌을 때는 작은 것 하나도 조심해야 되는데 그렇게 맨발로 다니면 어떡하니’라고 했더니 ‘아직 시원하니 괜찮은데요. 어머니’라고 하더라구요. 사람이 너무 ‘틈’이 없으면 정이 안 가잖아요. 현정이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하고 다르게 조금 덜렁대는 게 더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다만 지금은 임신 중이니까 조금만 조심했으면 좋겠어요.”
“현정이는 바로 밑으로 연년생 쌍둥이 여동생이 있어요. (노현정)친정어머니께서 한꺼번에 세쌍둥이를 기르신 셈이라 고생 많이 하셨을 거예요. 현정이는 딸이 많은 집에서 자라서 그런지 ‘어머니 저는 아들 낳고 싶어요’라고 하는데 저는 아들만 셋이라 그런지 딸이 더 예쁘더라구요. 그런데 사실 아들, 딸이 뭐가 중요해요. 둘 다 예쁘고 잘생겨서 손자든 손녀든 너무 예쁠 것 같아요.”
사랑스런 현대家 막내며느리
노현정은 결혼과 동시에 방송가를 떠났지만 아직도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게 사실이다. 연예인 못지않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당대 최고 인기 아나운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결혼식은 물론이고 신혼여행 그리고 현재 그녀가 남편과 함께 머물고 있는 보스턴의 생활까지도 궁금해한다. 그런 그녀의 임신 소식이 기자에게 전해진 것은 두 달 전이었다. 당시 그녀는 미국 생활에 적응하느라 한창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
그녀의 가까운 지인에 따르면 노현정은 아나운서 생활을 시작하고 빠듯한 시간 때문에 여행 한 번 못했을 만큼 바쁘게 생활했다고 한다. 미국도 결혼 이후 처음 가본 것이라고. 때문에 남편 정대선씨는 그런 아내가 빨리 미국 생활에 적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잘 챙겨준다. 오랜 시간 현대가에 몸담았던 한 지인은 이렇게 말했다.
“(현대가 남자들이)다들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순진하다. 남자들은 더한 편이다. 그렇다고 부인을 이해하고 곰살맞은 스타일은 아니고 오히려 무뚝뚝한 편에 가깝다. 대신 보이지 않게 아내를 생각하는 마음이 깊고 마음속으로 굉장히 아끼는 편이다.”
현재 미국 보스턴 메사추세츠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는 정대선씨는 올해 학업을 끝마치게 된다. 아직 졸업 후 행보에 대해 알려진 바는 없지만 어머니 이행자 여사는 요즘 그가 여러 가지로 생각이 부쩍 많아진 듯 보인다고 말했다.
“아마 졸업과 일 때문에 다른 데 신경 쓸 겨를이 없을 거예요. 곧 첫아이도 얻게 되니 남자로서 생각이 많을 시기잖아요. 일단 올해는 하던 공부를 마치는 게 우선이겠죠. 어려서부터 책임감이 강해서 앞으로도 모든 일을 잘해낼 것으로 믿어요.”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남편
사실 결혼 후, 노현정은 늘 한국에 혼자 왔다. 이 때문에 그녀를 둘러싼 안 좋은 소문들이 커졌던 것도 사실이다. 급기야 올 초에는 두 사람의 이혼과 관련, 자세한 정황과 날짜까지 추가된 소문이 일파만파 퍼지더니 순식간에 ‘노현정’이란 이름은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사태가 이쯤에 이르자 그동안 안 좋은 소문이 있을 때마다 묵묵히 참아왔던 정대선씨도 이번만은 참지 않았다. 정대선씨는 1월 초, 임신한 몸으로 터무니없는 악성 루머에 마음 아파하는 아내 노현정을 위해 더 이상 근거 없는 소문이 나돌지 못하도록 법적인 조치도 고려 중이다.
“처음 소문을 들었을 때는 너무 터무니없는 이야기라 남편과 함께 한참 동안 웃기만 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이 소문을 진짜라고 생각하더라구요. 그 일로 제가 마음 아파하고 많이 힘들어했는데, 그때마다 남편이 큰 힘이 돼줬어요.”
소문은 소문일 뿐이었다. 일주일에 이틀 밤을 꼬박 새우고도 아나운서 생활과 오락프로그램 MC 역할 모두 똑 부러지게 해낸 노현정은 결혼을 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남편과 저는 평생 서로를 바라보고 의지하며 행복한 가정을 이루겠다는 꿈을 안고 세상 사람들 앞에서 백년가약을 맺었어요. 결혼은 두 사람뿐 아니라 두 집안이 하나가 되는 거잖아요. 소문대로라면 곧 태어날 아이에게 남편과 제가 어떻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 아빠가 될 수 있겠어요. 많은 분들이 저희 부부에게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은 감사하지만 터무니없는 억측을 사실처럼 퍼뜨리지는 것만은 하지 말아주시길 바라요.”
시댁에서는 귀여움 받고 남편에게는 사랑받는 여자 노현정. 그녀는 올 초 많은 소문과 억측 때문에 한동안 마음 아파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남편 정대선씨는 그녀 곁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돼줬다. ‘좋은 일 앞에는 흔히 방해되는 일이 많다’고 했던가. 이번에 단단히 액땜을 한 노현정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다시 한번 생에 최고의 순간을 맞게 된다. 올여름 남편과 함께 복덩이를 안고 행복해하는 그녀의 모습이 벌써부터 그려진다.
■글 / 최은영·김성욱 기자 ■사진 / 박형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