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하다고요? 우린 그냥 솔직할 뿐이에요. 호호”
섹시 여성 듀오 ‘마로니에 걸즈’가 교통사고 후유증을 딛고 인기몰이에 한창이다. 지난해 겨울 야심차게 1집 「마로니에 걸즈」를 내놓았지만, 올 2월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활동을 중단해야 했던 그들. 최근 건강한 모습으로 활동을
재개한 ‘마로니에 걸즈’를 만나 요즘 근황을 들었다.
인기 급상승 중 교통사고, ‘쉬어 가라’는 의미
과거 마로니에의 음악성에 지영과 휘린의 발랄함과 섹시함을 덧입힌 ‘마로니에 걸즈’. 리메이크 열풍으로 ‘칵테일 사랑’이 다시 한번 팬들에게 주목을 받으면서 이들도 적지 않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군부대에서 그들의 인기는 그야말로 ‘최고’. 급기야 군 복무 중인 문희준이 진행하는 토크쇼에 매주 출연하는 기회까지 얻었다. “매주 금요일 문희준씨가 진행하는 방송에 출연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많은 군인들이 좋아해주시니까 무척 감사하죠.”
앨범을 내놓고 각종 방송과 행사, 광고 등에 잇따라 출연하면서 ‘인기’가 급상승하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2월, 갑작스레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이들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멤버의 맏언니 지영이 타고 가던 차를 누군가 뒤에서 받은 것. 지영은 디스크가 파열되는 허리 부상을 입었다. 이로 인해 두 달가량 병원 신세를 졌다.
“사고 이후에 매일 물리치료와 재활치료를 받았어요. 병원에 있는 동안 밖에 나오고 싶어서 죽을 뻔했어요.” 지영의 하소연이다. 앨범을 내놓고 한창 홍보 활동에 들어가야 할 시기에 닥친 갑작스런 교통사고. 지영의 마음이 얼마나 타들어갔을지 불을 보듯 뻔하다.
휘린은 그녀 나름 밖에서 힘들었다고. “한창 앨범 홍보를 해야 하는데 언니는 병원에 있고, 저 혼자 밖에서 무슨 일을 할 수도 없고 너무 답답했죠.”
간혹 병원의 허락을 받고, 빠지면 안 될 만한 행사에는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교통사고에 대해서도 “너무 급하게 먹으면 체한다는 말도 있잖아요. ‘쉬어 가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기로 했어요”라고 말한다.
“중국의 환대에 깜짝 놀랐어요”
그렇게 병원 신세를 지고 난 뒤 마로니에 걸즈는 물 만난 고기처럼 그동안 못했던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냈다. 인기 스타들은 모두 한 번씩 찍는다는 패션 모바일 화보도 찍었다. 이들은 신인답지 않게 높은 계약금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소속사의 한 관계자는 “마로니에 걸즈가 노출이 많은 화보 촬영이 아니었는데도, 신인치고는 파격적으로 높은 대우를 받았다”면서 “아마도 아직 알려지지 않은 ‘신선함’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태국에서 진행된 3박 5일의 화보 촬영. 40여 벌의 옷을 갈아입으면서 약 3천 컷의 사진을 쉴 새 없이 찍었다. 이렇게 촬영된 모바일 화보는 공개되자 마자 포털 사이트 검색 순위 1위를 차지하는 등 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세미 누드 촬영도 아니고, 단순히 패션 화보였는데도 인기가 많다고 해서 놀랐어요. 노출이 있어봤자, 핫팬츠에 비키니 정도였거든요. 저희가 생각하는 인기 비결은 음… 옷을 다 갖춰 입었는데도, 숨길 수 없는 섹시함? 하하하.”
“공항에 내리면서부터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까지 그렇게 많은 취재진에 둘러싸여보기는 처음이었어요. 가는 곳마다 기자회견과 무대 공연, 방송국 출연, 대학 공연 등을 했어요. 정말 행복했어요.”
이렇게 열광적인 환대에 2주일의 일정을 잡고 갔던 중국행은 결국 한 달 동안 계속됐다. 이에 올 6월 말에는 중국 상해에서 콘서트를 한 뒤, 7월에는 일본 5개 도시 투어, 9월에는 중국 콘서트를 계획하고 있다.
뮤지컬과 연기… 러브콜 쇄도
한국에 돌아온 지영과 휘린에게는 각각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지영은 뮤지컬 ‘프린세스 낙랑’의 여주인공에 낙점됐다는 소식이었다. 성악과를 졸업해 가창력이 뛰어난 지영은 당초 조연급에 해당하는 배역이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낙랑공주 역할을 맡았던 여주인공이 개인 사정으로 뮤지컬에 출연하지 못하면서, 낙랑공주 역을 맡게 된 것. 이에 동료들은 정통 뮤지컬 배우가 아닌 가수가 주인공에 캐스팅된 것에 대해 곱지 못한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영의 가창력과 뮤지컬에 임하는 열정을 지켜본 동료들은 서서히 그녀를 진정한 ‘프린세스 낙랑’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휘린 역시 밝고 활달한 성격 덕분에 드라마와 영화 쪽에서 출연 제의가 밀려들고 있다. 아직 계약이 성사된 것은 없지만, 시나리오를 꼼꼼히 살펴본 뒤 신중한 선택을 하겠다고. 다만, 휘린은 비련의 여주인공보다는 강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20대의 젊은 그녀들. 이성에 관심이 많은 나이인데, 남자친구와 이상형이 궁금하다. 휘린은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고백한다. “음… 스물네 살이고 아직 학생인데 그 사람은 제가 자기를 좋아하는 걸 잘 몰라요. 그런데 제 눈에는 한없이 멋져 보이더라고요. 호호.”
이에 반해 지영은 아직 남자친구가 없다. 하지만 기회가 오면 거부할 것 같지는 않다. “보통 나이가 좀 있는 분들이 절 많이 좋아하세요. 그런데 저는 연하남이 좋거든요(웃음). 예를 들면 ‘소문난 칠공주’에 출연한 박해진씨 같은 분이요.”
솔직하고 발랄한 그녀들. 처음 앨범을 내놓을 때만 해도 ‘그냥 즐겁게 놀자’며 즐거운 마음으로 활동에 임했는데, 이제는 약간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즐길 때는 즐기되, 내실에 더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더 열심히 배우고 싶어요. 그래서 앞으로 실력으로 승부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김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