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 소리 나는 아나운서 이혜승의 신혼일기

똑 소리 나는 아나운서 이혜승의 신혼일기

댓글 공유하기

“결혼 후에 처음 스키장도 가보고, 웨이크보드도 타봤어요.”


아나운서계의 똑순이로 소문난 이혜승 아나운서. 최근 방송에 나와 ‘토익 만점을 받았다’는 말로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공부벌레 이혜승 아나운서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준 이가 있으니, 바로 올 초에 결혼한 남편 민준기씨다. 남편에게 스키와 웨이크보드를 배우면서 새로운 인생을 알아가고 있다는 이혜승 아나운서와 나눈 유쾌한 토크.


“결혼을 하면 안정이 된다더니 정말인가 봐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좋아요. 남편도 잘해주고, 알콩달콩 같이 사는 재미가 쏠쏠해요(웃음).”


똑 소리 나는 아나운서 이혜승의 신혼일기

똑 소리 나는 아나운서 이혜승의 신혼일기

“진작 즐겼으면 좋았을 텐데… 억울해요”
목동의 모 백화점 테라스가든에서 만난 SBS 이혜승 아나운서(31). “신혼 생활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신랑 자랑을 한껏 풀어놓는다.

실제 모습이 화면보다 화사하다고 느꼈던 이유가 단순히 외모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 올해 초 미국 변호사 민준기씨(31)와 결혼한 그녀, 결혼 생활이 무척 흡족한 모양이다. 정말 행복한 새신부의 모습이다. 옆에서 보는 사람마저 흐뭇한 느낌이 들 정도.

“결혼하고 어떤 점이 가장 달라졌느냐”고 묻자 그녀는 “신랑이 보여준 새로운 문화 충격”이라고 답한다. “스키장을 결혼하고 남편과 처음 가봤어요. 제가 스포츠는 워낙 관심이 없었거든요. 스키와 보드도 타고, 리프트도 타보고, 제가 전혀 몰랐던 새로운 세상을 경험해보니 너무 신나고 재미있어요. 이리저리 여행도 다니고, 신랑은 저에게 새로운 세계를 안내해준 사람이에요(웃음).”

최근에는 스포츠를 좋아하는 신랑 덕분에 웨이크보드도 처음 타보고, 홍대 클럽도 처음 가봤다. 이런 다양한 경험이 이혜승 아나운서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새롭고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좀 억울했어요. 진작 알고 즐겼으면 좋았을 텐데, 예전에는 일하고 공부하는 게 왜 그렇게 중요했는지…. 좀 더 즐기며 살아도 됐을 텐데 말이죠. 나이 들어서 하려니까 몸이 안 따라줘서 좀 힘드네요(웃음).”


워커홀릭, 스터디홀릭 ‘이혜승’
일반인들도 고등학생, 대학생 때부터 많이 다니는 스키장과 클럽을 결혼 하고 처음 가봤다는 이혜승 아나운서. 놀러 다니려면 기회는 충분히 있었을 텐데, 그녀는 그동안 도대체 뭘 하고 살았던 걸까.

지금까지 뭐 하고 지냈느냐고 물었다. ‘공부 잘하는’ 아나운서로 유명한 그녀의 대답, ‘공부’하느라고 바빴단다. 이 아나운서는 99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자마자 서울대 대학원 언론정보학과에 입학해 두 학기를 마친 뒤 같은 해 겨울 매일경제TV 기자로 입사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00년 10월, SBS에 입사하게 된다. 이렇게 학사와 석사과정을 밟으면서 취업까지 병행했으니, 노는 데 신경 쓸 여력이 없었던 것.

물론 여기에는 ‘공부’와 ‘일’하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 그녀의 성격 탓도 있다. 보통 사람들 같으면, 입사를 앞둔 공백 기간에 여행을 가거나 맘껏 놀았을 텐데, 이 아나운서는 SBS에 합격하고 입사일까지 남은 두 달을 매일경제에 계속 출근했기 때문이다.

“저는 일하는 게 너무 좋았어요. 매경에서 SBS에 출근할 때까지 두 달 동안도 끝까지 다녀야 멋있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쉬면 뭐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심지어는 결혼식 당일에도 뉴스를 진행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그때 두 달 쉬지 못한 게 너무 후회돼요(웃음).”

똑 소리 나는 아나운서 이혜승의 신혼일기

똑 소리 나는 아나운서 이혜승의 신혼일기

과정을 마치지 못한 서울대 대학원 공부는 SBS에 다니면서 병행했다. 그리고 마지막 학기 논문 심사를 앞두었을 때 또 ‘공부병’이 도졌다. 갑자기 외국어대학교 통역대학원에 관심이 가기 시작한 것.

관심이 가면, 바로 실천에 옮기는 성격이라 곧바로 통역대학원 입학 준비를 위해 일주일에 4일 동안 하루에 4시간씩 입시학원에서 수업을 들었다. 직장인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수업을 꼬박꼬박 들을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그녀의 학구열 덕분이었다.

“2003년이면, 아나운서로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었을 때거든요. 그런데 통역대학원에 미쳐서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어요. 한 달쯤 입시학원을 다니던 중에 ‘대상포진’에 걸렸어요. 병원에서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노인들에게 생기는 거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공부하는 거 오래 끌면 안 되겠구나 싶어 더욱 열심히 했어요. 그랬더니 운 좋게 그해 붙었어요(웃음).”

시아버지, ‘공부보다는 그냥 인생을 즐겨라’
2004년부터는 그렇게 원하던 외대 통역대학원에 다녔다. 하지만 대학원 수업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일주일에 4일의 빡빡한 수업. 학교 가는 시간을 빼기 위해서는 토요일과 일요일 모두 근무를 해야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행은커녕 가까운 곳에 놀러가는 것조차 꿈도 꿀 수 없었다.

“2년 동안 통역대학원을 다니다 보니,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회사와 학교, 양쪽에 온전히 100% 에너지를 쏟지 못하니까 회사는 회사대로 미안하고, 학교는 학교대로 미안했어요. 하지만 인생을 멀리 내다보면, 잘했다고 생각해요.”

2년간 열심히 학교를 다니기는 했지만, 아직 졸업은 못했다(하지만 ‘수료’만으로도 다른 대학교 ‘졸업’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어렵고 힘들기로 유명한 졸업시험에 ‘똑’ 떨어졌기 때문. 그리고 이에 대한 ‘절망’ 때문이었는지 심한 독감으로 고열과 기침에 시달리면서 자연스럽게 공부에 손을 놓게 됐다. 이때 만난 사람이 바로 남편이다.

“신랑 성격이 무척 밝아요. 다정다감하고 반듯하죠. 안 좋은 기운이 들어올 곳이 없어요. 그래서인지 저까지 건강하고 건전해지는 것 같아요. 제 성격도 많이 둥글둥글해졌어요.”

요즘은 신랑을 위해 가끔 맛있게 요리를 해주는 소소한 기쁨도 누리고 있다. 예전에 일주일에 한 번씩 배워둔 요리 솜씨를 뽐내 음식을 해주면 신랑의 입에서 감탄사가 쏟아진다고. 그런 신랑을 보고 있으면 그녀도 저절로 웃음이 번진단다.

이혜승 아나운서는 신랑뿐만 아니라 시부모님에게도 벌써 친딸 이상으로 사랑을 받고 있단다. 민병철어학원으로 유명한 중앙대 민병철 교수가 시아버지.

“부모님이 무척 좋으세요. 시댁에 딸이 없어서인지 저를 ‘딸’처럼 예뻐해주세요. 같이 식사라도 하러 나가면, 사람들도 제가 딸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다정하게 잘 챙겨주신다니까요.”

똑 소리 나는 아나운서 이혜승의 신혼일기

똑 소리 나는 아나운서 이혜승의 신혼일기

민병철어학원으로 유명한 시아버지와 미국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남편은 이혜승 아나운서의 학구열에 대해 “인생을 즐겨라. 꼭 필요하지 않은데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리기도 한다고.


노출 의상 논란 ‘너무 억울해요’
이혜승 아나운서도 과거 대중에게 크게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바로 노출 의상 때문이었다. 한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할 때 입었던 의상이 가슴이 깊게 파여 ‘너무 야하다’며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것이다. 이로 인해 당시 ‘아나운서의 연예인화’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지기도 했다. 이때 이야기를 꺼내자 이혜승 아나운서는 “너무 억울하다”며 펄쩍 뛰었다.

“너무 억울했어요. 코디가 가져온 옷이 마음에 안 들어서 코디가 다시 옷을 가지러 갔는데, 녹화 시간이 다 돼가는데 올 생각을 안 하는 거예요. 그런데 정미선 아나운서 옷 중에 여분이 하나 있다고 해서 빌려 입었어요. 빌릴 당시에는 그렇게 깊이 파였는지 몰랐어요. 코디 언니들도 괜찮다고 해서 그냥 방송에 입고 나갔어요. 그게 그렇게 큰 파장을 불러올 줄 미처 몰랐어요.”

그녀는 아나운서의 연예인화에 대해서는 “과거보다 아나운서에 대해 관심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일단 인정했다. 하지만 아나운서들은 ‘뉴스면 뉴스, 교양이면 교양’ 자기의 전문 분야가 있기 때문에 성격이 달라서 그렇지 ‘연예인’으로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덧붙인다. 같은 아나운서로서 부끄러운 행동을 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남이야 뭘 하든 크게 신경 안 쓴다는 것.

아나운서 경력 7년 차. 뉴스 진행을 너무 하고 싶어서 아나운서가 됐지만, 지금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다 좋아하게 됐다. 예능 프로그램은 절대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연히 예능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니, 매력이 있더라는 것.

“예능 프로그램이나 라디오 DJ도 얼마나 매력이 많은지 몰라요. 다양한 프로그램을 해보고 나서 ‘뉴스’를 진행하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결국 방송 진행 실력이 느는 거니까요. ‘어릴 때 다양하게 경험을 해봐야 좋다’는 어른들 말이 틀린 게 없다니까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
지금까지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그녀, 아직도 해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을까 싶은데 ‘요리 프로그램’과 ‘내레이션’을 꼭 해보고 싶단다. 하지만 지금은 뉴스만큼 좋은 것은 없는 것 같다.

일하면서 가장 힘들 때가 언제냐고 물었더니 현재 진행하고 있는 ‘출발 모닝 와이드’ 때문에 ‘매일 새벽 3시에 눈떠야 하는 것’, 일반 프로그램보다 부담이 많은 ‘대형 행사 진행’, 가끔 해외 출장 때 ‘혼자 일하는 것에 대한 서러움’ 등을 꼽았다. 하지만 일을 좋아하는 성격 탓에 그런 생각도 오래가지 못한다.

“아나운서는 제가 무슨 일을 했는지 드러나는 직업이잖아요. 그래서 힘들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렇게 편안한 직업이 어디 있을까 하는 생각에 다시 힘을 내죠. 그냥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해요.”

서울대 출신의 미녀 아나운서. 새침하고 도도해 보이는 이미지 때문인지 적당히 잘난 척도 할 줄 알았다. 하지만 한 시간 반 동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다를 떨던 그녀는 정말 유쾌하고 솔직했다. 그녀 역시 가끔 사람들이 ‘차갑고 냉정하게’ 생각하기도 하는데, 그런 부분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2명 이상만 모이면 시작된다는 그 흔한 뒷담화 역시 그녀와는 거리가 멀다. ‘소문’과 ‘루머’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자신만의 주관에 따라 행동한다. 그게 바로 그녀가 사는 방식이다. 그리고 그냥 지금처럼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다는 게 소박한 바람이다.

“어릴 때는 뭔가 대단한 일을 해야 될 것 같았어요. 그런데 지금 현재에만 충실하면 되겠더라고요. 제가 결혼을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것처럼 앞으로의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매순간 최선을 다해 행복하게 늙어가는 게 제 꿈이에요(웃음).”

행복하게 늙어가고 싶다는 이혜승 아나운서의 마지막 한마디. 그녀와의 인터뷰를 뒤로하고, 사람들은 ‘부와 명예’를 위해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얼마나 놓치며 살고 있을까,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이주석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Ladies' Exclusive

      Ladies' Exclusive
      TOP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