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게도 스타일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가질 수 있는 후천적인 것이니, 누구나 멋쟁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돈 걱정이 먼저 앞선다? 걱정 마라. 돈 안 들이고 멋쟁이가 되는 비법, 바로 스타킹에 있다.
쇼핑 매거진 SURE의 패션 수석기자를 거쳐 현재 잡지와 신문, 라디오,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의 쇼핑 칼럼을 연재하는 대한민국 제1호 쇼핑 칼럼니스트. 동대문 새벽시장부터 명동 길거리 좌판, 백화점 세일 코너 등에서 수십만원대 브랜드 의상과 수백만원대 명품 못지않은 트렌디한 물건을 골라내는 귀신 같은 쇼핑 안목을 가졌다. 저서로 비행기 값 버는 해외 쇼핑 가이드북인 「쇼핑앤더시티」와 국내 알뜰 쇼핑 가이드를 소개하는 「악마는 프라다를 싸게 입는다」가 있다.
스타일이 좋은 사람이 능력도 좋다
“시선을 사로잡고 싶다. 스타일을 리드하고 싶다” 한 케이블 방송의 패션 프로그램에서 자주 사용하는 멘트다. 아마도 이 프로그램의 구성작가나 PD는 분명 패셔너블한 여자이거나, 혹시 남자라면 여자의 심리를 꽤 잘 알고 있는 사람임에 틀림없다. 여자라면 누구나 남의 시선을 사로잡고 싶고, 또 이왕이면 최신 유행 스타일을 리드하고 싶다. 더 나아가 주머니가 가벼워도 옷 잘 입는 멋쟁이가 되고 싶은 게 여자다. 더욱이 요즘은 세상이 참으로 많이 바뀌어 옷 잘 입고, 스타일 좋은 것이 여자들의 능력인 세상이 됐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스타일 좋은 옷차림만 찾을 수 있다면, 혹독한 다이어트를 감행해서 S라인을 만들고, 수백만원을 들여 성형수술을 하지 않아도, 능력 있는 멋쟁이가 될 수 있다. 주머니가 가볍다고 걱정하지 마라. 적은 돈으로 최신 유행 스타일을 만들 수 있는 비법이 바로 여기 있으니까!
소위 옷 잘 입는 사람들로 대변되는 패션 피플들의 공통점은 옷보다 소품이 많다는 것이다. 그들의 스타일을 자세히 보면 하나같이 패셔너블한 소품들로 가득하다. 이건 패션 바이블에 나오는 백점짜리 정답이다. 똑같은 옷이라도 매일 다르게 연출해서 입으려면 다양한 컬러의 신발과 가방, 벨트 등 소품이 필요하다. 필리핀 전 퍼스트레이디 이멜다 마르코스나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인공 케리가 신발에 열광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같은 옷에 신발만 바꿔 신어도 전체 분위기가 달라진다. 검은색 신발만 고집하지 말고 컬러풀한 신발 한두 켤레만 준비해보라. 평소 스타일이 좀 더 활기차 보인다. 좀 더 알뜰하게 멋쟁이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 스타킹을 추천한다. 고맙게도 올겨울에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블랙 컬러 의상이 유행이다.
밋밋한 블랙 의상에 컬러풀한 스타킹이나 레깅스를 바꿔 신는 것이 최고 스타일링 비법이니, 주머니가 가벼운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찬스다. 그러니 바지 살 돈으로 스타킹 10장만 구입하면, 겨울 내내 다양한 스타킹을 갈아 신으면서 멋쟁이가 될 수 있다. 중고등학교 때 신었던 불투명 스타킹은 기본, 여기에 와인, 브라운, 카키색 등 세련된 컬러의 불투명 스타킹을 추가하고, 좀 더 용기를 내어 프린트 장식이나 핑크, 그린 등 컬러풀한 컬러 스타킹을 준비하면 매일 똑같은 블랙 원피스라 하더라도, 스타킹 컬러에 따라 팔색조처럼 스타일이 변신한다. 올겨울, 가장 알뜰하게 멋쟁이가 되고 싶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스타킹을 쇼핑하라.
스타킹 비싸게 구입할 필요 전혀 없다
스타킹이 유행하면서 백화점 매장부터 인터넷 쇼핑몰까지 스타킹 판매에 불이 붙었다. 갤러리아백화점 5층 수입 스타킹 매장에서는 막스마라 스타킹 5만원대, 캘빈클라인 스타킹 3만원대, 일본 수입 스타킹 1만원대 등 비교적 부담스러운 가격에 팔리고 있지만 그 매장은 언제 가도 사람들로 초만원 사례를 이룬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1층 스타킹 매장도 마찬가지. 겨울 정기 세일이 시작되면서 10~30% 세일 판매를 시작한 비비안이나 비너스 등 스타킹 전문 브랜드 매장은 백화점 어느 매장들보다 북적거렸다. 심지어 수입 브랜드인 바네사 브루노에서는 최고급 울로 만든 레깅스 스타킹을 23만8천원에, 쎄쎄이는 울 실크로 만든 레깅스 스타킹을 16만8천원이란 고가에 팔고 있었지만, “매장의 베스트셀러 아이템”이라고 매장 직원은 자랑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최소 3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것에는 과감하게 투자를, 한 시즌 사용할 최신 유행 아이템은 최대한 ‘싸게 싸게!’를 외치는 나로서는 아무리 조심해서 곱게 신는다 해도 몇 번 신을 수 없는 스타킹에 몇 만원을 투자하지 않는다. 차라리 그 돈으로 컬러를 좀 더 다양하게 구입해서, 매일 새로운 스타일을 만든다에 한 표를 주고 싶다.
이런 스타킹을 구입하기 가장 좋은 장소는 지하철역 주변 지하상가. 지하철역 2호선 을지로입구역에서 하차해 롯데백화점으로 가는 지하보도에 자리한 지하상가나 강남고속버스 터미널 지하상가에는 한 켤레에 2천5백원짜리 고탄력, 불투명 스타킹들이 컬러별로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이왕이면 무난하게 신을 수 있는 블랙 컬러를 몇 켤레 구입하고, 카키·브라운·와인 등 세련된 컬러 스타킹이나 화려한 펄이 들어간 스타킹, 프린트 장식이 들어간 스타킹을 한두 개 더 구입하자. 물론 5만원짜리와 2천5백원짜리 스타킹에는 소재나 품질 면에서 차이가 나겠지만, 올이 풀려서 신지 못하게 되는 경우의 수는 비슷하다. 비싸게 구입해서 한두 번밖에 신지 못할 바에야 매일 다른 컬러의 새 스타킹을 신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는 결론. 또 스타킹과 같은 컬러의 매니큐어를 칠하거나, 스카프를 둘러주면 1만원 미만으로 좀 더 멋스러운 패션 스타일이 완성된다. 더 이상 블랙 스타킹만 고집하지 말고, 좀 더 다양한 컬러 스타킹으로 평소 밋밋했던 스타일에 포인트를 주자.
5 외국 여행길에 잊지 않고 구입해오는 컬러풀한 스타킹들. 특히 도쿄 하라주쿠나 신주쿠 스트리트 숍에서는 5천~1만원 미만으로 국내에서 구입할 수 없는 컬러풀하고 화려한 스타킹들을 구입할 수 있다. 6 다양하고 컬러풀한 스타킹 코디네이션을 보여주는 가방 브랜드 코치의 광고 사진. 7 갭 광고처럼 심플한 옷차림에 화려한 스타킹을 매치하면, 평범한 옷도 스타일리시하게 변한다. 8 알렉산더 맥퀸의 쇼에서 보여준 것처럼 원피스와 같은 컬러의 스타킹을 선택하면, 다리가 더 길어 보인다. 9 스타킹을 보관할 때는 사진처럼 작은 쇼핑백 입구를 자른 다음, 컬러가 보이게 세로로 접어 보관한다. 평소 자주 신는 블랙 컬러와 컬러풀한 스타킹을 나눠 보관하면 필요할 때마다 한 장씩 꺼내 신기 편리하다.
■기획 / 강주일 기자 ■진행 / 배정현(쇼핑 칼럼니스트) ■사진 / 이명헌(Pien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