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사람에 대해 얘기하라면 대부분 키나 얼굴 다음으로 무슨 색 옷을 어떻게 입었는지에 대해 언급한다. 그만큼 첫인상에서 옷은 중요하다. 하물며 어마어마한 액수가 걸린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임무를 맡았다면 더욱 그러할 것. 직장에서 ‘옷 좀 입는다’는 커리어우먼, 비즈니스맨 2명에게 프레젠테이션에서 도움이 될 만한 패션 전략을 들어본다.
이가화(31·아모레퍼시픽 마케팅 부문 BM)
“하체가 통통한 편이라 팬츠보다는 체형 커버가 가능한 스커트를 즐겨 입어요. 프레젠테이션에는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정장이 기본이죠. 하지만 디자인이 너무 심플하면 딱딱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트위드나 광택 소재, 디테일이 돋보이는 의상으로 여성스러움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하의보다 상의를 밝은 컬러로 코디하면 시선을 얼굴 쪽으로 끌어올려 더욱 효과적이에요.”
화이트닝 제품 출시라면 흰색 옷을, 주얼리 컨셉트의 메이크업 제품 출시라면 반짝거리는 광택 소재의 새틴 블라우스를 입거나 스팽글 스카프로 포인트를 주어 프레젠테이션 내용이 보다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한다. 과장된 레이스나 디테일이 심한 옷은 전문적인 느낌을 살리기 어렵고 보는 이의 시선을 분산시키므로 피한다. 와인색 구두 가격미정, 발렌시아가 by 금강 제화. 나머지는 본인 소장품.
사장이나 각 부문의 임원들이 모두 참석하는 자리이므로 단정하고 세련된 슈트를 입는다. 발표자 대부분이 남성일 경우 페미닌한 스타일을 선택한다. 격식이 필요한 자리이므로 세련된 컬러를 선택하되 소재나 디자인에 변화를 주는 편이다. 블랙 트위드 재킷·화이트 블라우스 13만8천원·블랙 스커트 23만8천원, 밀라노스토리. 토트백 가격미정, 금강 컬렉션. 그레이 부티 23만5천원, 미소페.
비즈니스를 위해 만나는 자리이지만 화장품 회사와 브랜드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너무 단정하거나 베이식한 정장은 피한다. 세련되고 전문적인 느낌이 나도록 모노톤의 차분한 컬러를 선택하되 원피스나 디테일이 있는 블라우스 등을 입어 여성스러움을 더한다. 프린트 블라우스가 레이어드된 옐로 니트 가격미정, 칼리아. 블랙 스커트 9만8천원, 예쎄. 앵클부츠 가격미정, 금강 컬렉션. 머플러 3만3천원, 올리비아로렌.
남택근(31·아모레퍼시픽 헬스케어 부문 TM팀)
“비즈니스맨은 슈트를 기본으로 입기 때문에 프레젠테이션이 있다고 해도 평소 스타일에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아요. 부담스럽게 차려입기보다는 보는 이들이 인식하지 못할 만큼 약간씩 센스를 발휘하는 정도가 무난하다고 생각해요. 포멀한 슈트라도 몸에 꼭 맞게 입고 셔츠 깃이 주저앉거나 구겨지지 않도록 하면 깔끔한 인상을 주죠. 배를 감추거나 신뢰감을 주기 위해 일부러 사이즈를 크게 입는 건 좋지 않아요.”
임원 앞에서 하는 프레젠테이션은 격식이 요구되는 자리이기는 하지만 활동하기 불편하고 형식에 얽매인 듯 재킷에 팬츠 심지어 베스트까지 한 벌로 입는 슈트는 피한다. 대신 타이는 반드시 매준다. 그레이 재킷 23만9천원, 스파소. 화이트 셔츠 5만9천원, 더클래스. 네이비 타이 8만9천원, 벨그라비아. 블랙 팬츠 6만9천원, 더셔츠스튜디오. 머플러 2만9천원, 더클래스. 구두 가격미정, 미소페.
동료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레젠테이션에는 너무 딱딱한 것보다는 부드러운 인상을 주는 셔츠와 카디건을 선호하며 때에 따라 타이를 생략하기도 한다. 콤비를 맞춰 입을 땐 상의를 진하게 하의를 가볍게 입거나 혹은 반대로 입는다. 그레이 모직 코트 28만원·퍼플 카디건 가격미정, 블랙 팬츠 7만9천원, 헤리스톤. 화이트 셔츠 7만원대·크로스백 25만원대, 프라이언. 스파소. 구두 27만8천원, 미소페.
상대 거래처의 CEO나 임원급이라면 그에 어울리게 슈트 스타일로 맞추어 입는다. 상대에게 신뢰감을 주기 위해선 가급적 짙은 색상이 좋다. 기존 정장에 타이만 변화를 주어도 격식을 차리면서도 친근한 느낌을 준다. 목까지 올라오는 터틀넥 셔츠나 셔츠 칼라에 스티치 장식이 들어가 있으면 타이를 매지 않아도 시선을 분산시켜 노타이의 허전함을 지울 수 있다. 레드 타이 2만9천원, 더타이스토리. 가방 25만원대, 프라이언. 나머지는 본인 소장품.
■제품 협찬 / 더타이스토리(02-3442-5492), 프라이언·헤리스톤·더클래스·예쎄(02-548-2036), 스파소(02-3442-5459), 미소페·벨그라비아(02-542-0385), 더셔츠스튜디오·금강 컬렉션·발렌시아가 by 금강 제화(02-518-9861), 밀라노스토리(02-567-0658), 칼리아(02-3444-7712), 올리비아로렌(02-548-5751) ■헤어&메이크업 / 순수(02-515-5576) ■스타일리스트 / 안수명 ■진행 / 정지연 기자 ■사진 / 이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