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주목하는 멋진 스타일을 위해서는 완벽한 몸매와 돈이 필요하지만, 그에 앞서 유행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센스와 발품을 파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신 유행 스타일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옷보다는 소품을 주목하라. 체형에 상관없이 누구나 간편하고 알뜰하게 스타일을 살릴 수 있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제일 먼저 호랑이 굴을 찾아야 하듯이 한 푼이라도 더 아껴서 유행 스타일을 만들고 싶다면, 이번 시즌 유행하는 아이템은 어떤 것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유행을 알기 위해 백화점에 서 있는 마네킹이나 매장 옷걸이에 걸린 신제품을 통해 아이 쇼핑을 하는 방법도 좋지만, 유행 소품의 경우에는 패션 잡지 속 화보나 광고 사진들을 참고하는 것이 훨씬 더 쉽고 빠르고 정확하다. 실생활에 비해 한두 달 빨리 소개되는 패션 잡지 화보나 광고 속 모델이 입고 있는 스타일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그대로 따라 할 수는 없지만, 그 스타일을 완성하기 위해 사용된 소품의 사용법은 체형에 상관없이 누구라도 따라 해볼 수 있다. 그리고 평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옷이나 즐겨 입는 스타일에 그 유행 소품을 조금씩 맞추다 보면 어느새 이번 시즌 유행하는 스타일에 근접해 있게 된다.
이번 시즌 패션 잡지 속 광고들은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심플한 의상에 크고 화려한 목걸이나 팔찌, 모자, 벨트, 컬러 스타킹 등으로 포인트를 주고 있다. 특히 1970년대 스트리트 펑크 스타일에서 모티브를 얻은 스터드 장식 가죽 팔찌나 체인 장식 목걸이, 에나멜 빅 벨트, 컬러풀한 인조 보석이 장식된 빅 목걸이가 눈에 띄며, 빈티지 레이스 등을 믹스&매치해 로맨틱한 스타일을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이런 소품들만 몇 개 업데이트하면 적은 돈으로 어렵지 않게 유행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최신 유행 소품, 직접 만들어라
국내에서 최신 유행 소품을 가장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곳은 동대문 디자이너클럽 지하 2층과 남대문 액세서리 도매 시장이다. 원하는 유행 소품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기 때문에 쇼핑이 편리하고, 원칙적으로는 도매상인들을 상대로 하지만, 다른 도매상점에 비해 많은 수의 상점들이 소매상인들에게도 판매를 하고 있어 시중 가격에 비해 비교적 저렴하게 쇼핑할 수 있다. 하지만 좀 더 시간적인 여유가 된다면, 지하철 4호선 동대문역에 자리한 ‘동대문 종합상가’와 바로 그 옆의 ‘쇼핑타운’을 추천한다. 원래 이곳은 패션 디자이너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천이나 단추, 지퍼 등 의류 부자재를 구입하기 위해 들르는 패션 전문 시장이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손수 액세서리를 제작하는 DIY족을 위한 패션 소품을 판매하는 시장으로 더 유명해졌다.
지하철 4호선 동대문역 9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보이는 동대문 쇼핑타운 1층 부자재 상가와 바로 그 옆 건물인 동대문 종합상가 5층에 마련된 의류 부자재 상가에는 현재 유행하는 목걸이나 귀고리, 브로치 등을 직접 만들 수 있는 DIY 재료들을 몇 백원, 몇 천원에 판매한다. 광고 속에서 봤던 목걸이나 팔찌, 브로치 등 사진을 오려 가서 가장 비슷한 재료들을 찾아 만들면 몇 만원, 많게는 몇 십만원이 절약된다. 만드는 방법도 어렵지 않다. 목걸이의 경우에는 1m에 몇 백원 하는 체인을 구입해서 고리를 연결하고, 원하는 모양의 펜던트를 몇 개 구입해 체인에 달기만 하면 된다.
시중 판매가보다 70% 싸게 구입하는 샘플 액세서리
도저히 시간적인 여유도 없고, 직접 만들 자신이 없는 사람에게 추천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샘플 액세서리를 구입하는 방법이다. 동대문 쇼핑타운과 동대문 종합상가의 의류 부자재 매장에서는 국내의 크고 작은 패션 브랜드들에 대량 납품하고 남은 재고품이나 샘플로 제작한 액세서리들을 판매하는데, 시중 판매가에 비해 최고 70% 이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백화점에서 옷을 사면 함께 따라 나오는 벨트나 브로치, 목걸이 등 패셔너블한 소품도 이곳에서 만날 수 있으므로 평소 유행 소품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들러보자. 특히 브랜드에 납품하고 남은 브로치나 벨트 등은 모두 1만원 미만에 구입할 수 있다. 재료들을 따로따로 구입하는 가격에 몇 천원만 더 내면 즉석에서 완성품을 구입할 수 있기에 DIY를 할 시간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 방법을 추천한다.
동대문 의류 부자재 상가 쇼핑 성공 노하우
▶ 동대문 쇼핑타운 1층에서 5천원에 구입한 지퍼 장식 브로치. 1백 개 이상 대량 구입시 가격은 2천~3천원대지만, 한두 개 소량 구입할 때에는 조금 더 비싸게 사야 한다. 하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가격에 비하면 그래도 알뜰하게 구입한 패션 소품.
▲ 지방시와 텔레그래프 등 잡지 광고 사진에서 보여지듯 이번 시즌에는 굵기와 길이가 서로 다른 체인 장식 목걸이를 레이어드하는 것이 유행! 심플한 의상이 패셔너블하게 체인지 업된다.
▶ 동대문 디자이너클럽 지하 2층에서 세일 가격 5천원에 구입한 벨트. 시중에 비해 50% 이상 저렴하게 구입한 알뜰 아이템. 블랙 원피스나 화이트 롱 셔츠에 포인트를 줄 때 활용하면 안성맞춤.
▲ 2 동대문 종합시장 A동 5층 5174호에서 구입한 체인 장식 줄. 큐빅 크기에 따라 1마에 3천~5천원으로, 1마만 구입하면 원하는 길이의 큐빅 목걸이를 만들 수 있다. 여기에 집에 있는 브로치를 연결하거나, 3천~5천원에 판매하는 펜던트를 달면 나만의 목걸이가 완성된다. 1 패션 브랜드에서 주문, 제작하고 남은 목걸이를 판매하는 샘플 액세서리. 동대문 쇼핑타운 1층에서 8천원에 구입했다. 시중 백화점에서 몇 만원에 판매되는 패션 소품을 이곳에서는 50% 이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3 이곳은 마음에 드는 유행 소품을 집에서 직접 만들 수 있는 각종 재료들을 판매한다. 직접 만들기 힘든 사람들을 위해 완성된 제작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곳들도 많이 있어 알뜰 쇼핑이 가능하다. 4 똑같은 옷을 한 번도 입고 나오지 않았던 영화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인공 캐리가 영화 속에서 몇 번이나 사용한 유일한 아이템은 바로 스터드 장식 벨트와 팔찌. 영화 속처럼 이번 시즌 핫 유행 아이템이다.
◀ 동대문 디자이너클럽 지하 2층에서 구입한 가죽 팔찌. 한 개보다는 2개 이상 어울리는 팔찌들을 레이어드하는 것이 더욱 스타일리시하다. 한 줄에 5천원 선에 구입.
쇼핑 칼럼니스트 배정현
쇼핑 매거진 「SURE」의 패션 수석기자를 거쳐 현재 잡지와 신문, 라디오,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의 쇼핑 칼럼을 연재하는 대한민국 제1호 쇼핑 칼럼니스트. 동대문 새벽시장부터 명동 길거리 좌판, 백화점 세일 코너 등에서 수십만원대 브랜드 의상과 수백만원대 명품 못지않은 트렌디한 물건을 골라내는 귀신 같은 쇼핑 안목을 가졌다. 저서로 비행기 값 버는 해외 쇼핑 가이드북인 「쇼핑 앤 더 시티」와 국내 알뜰 쇼핑 가이드를 소개하는 「악마는 프라다를 싸게 입는다」가 있다.
■기획 / 강주일 기자 ■진행 / 배정현(쇼핑 칼럼니스트) ■사진 / 이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