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꽃중년의 원조, 도신우

꽃중년 스타일 탐구

대한민국 꽃중년의 원조, 도신우

“이달부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꽃중년을 매달 한 명씩 찾아가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들여다본다. 그 첫 번째 주자는 대한민국의 최초 남자 모델, 도신우다. 올해 66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 그가 젊다고 느껴지는 것은 비단 외모 때문만이 아니다. 나날이 변해가는 우리나라 패션계의 중심에 서서 늘 새롭고 젊은 것을 시도하는 그. 국내 패션쇼 디렉팅에서 멈추지 않고 대한민국 패션의 한류를 위해 젊은 사람들보다 발 빠르게 해외로 움직이는 그는 음악과 뮤지컬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며, 백팩에 운동화를 신고 길거리 쇼핑을 즐기는 사람이었다.”

[꽃중년 스타일 탐구]대한민국 꽃중년의 원조, 도신우

[꽃중년 스타일 탐구]대한민국 꽃중년의 원조, 도신우

외모 되고 능력 되며, 연륜에서 묻어나는 카리스마가 멋진 사람을 일컬어 우리는 꽃.중.년이라 한다. 우리나라의 최초 남성 모델이자 현재 패션업계의 미다스 손으로 불리는 모델센터 인터내셔날 대표 도신우. 그는 ‘최초’라는 단어를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지금의 멋진 모습으로 설 수 있는 것이다.

최근 ‘한복 사랑 페스티벌’에서 직접 한복 모델로 선 것을 봤다. 말로만 들었지 모델로 선 모습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기분이 어땠는지?

25년 만에 모델로서 무대에 선 것이었다. 솔직히 엄청 부담됐다. 항상 지도자의 위치에서 후배들에게 지시하기만 했는데, 그런 내가 무대에서 실수를 저지르면 어쩌지, 손 위치는 괜찮을까 하는 걱정에 떨렸다. 하지만 막상 무대에 서니 덤덤해지더라. 이리자 선생의 국립민속박물관 작품 기증전이었는데, 오래전에 함께 일했던 모델들이 나와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해 서게 됐다. 현역에서 일할 때 함께했던 유지인, 김창숙, 정혜선, 태현실 등과 함께 무대에 올라서인지 마음이 편했다.

현역 시절 생각이 났을 것 같다. 당시에는 남자 모델이 좀처럼 없었을 때다. 그 시선과 편견을 어떻게 극복했나?

극복하고 말고 할 게 없었다. 내가 좋아서 한 일이었고, 걱정하고 고민할 겨를 없이 즐겁게 시간이 흘렀다. 내가 모델을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모두 나를 ‘미친 놈’이라고 불렀다. 그래도 나는 즐거웠다. 빨간색, 노란색 등 원색의 옷은 나 혼자만 입었다. 명동 거리를 걷고 있으면 사람들이 나를 대놓고 보지는 않았지만 힐끗힐끗 쳐다봤다. 그 시선을 즐겼다. 당시 장발이 유행이어서 긴머리에 파마를 했다. 염색약이 없었던 시절인데 머리를 노랗게 물들이고 싶어서 맥주로 머리를 감아 색을 만들었다. 나는 옷이 너무 좋았고 멋 내는 것도 너무 좋았다. 그래서 낮과 밤 의상이 따로 있었다. 낮에는 넥타이에 정장 차림으로 근사하게 차려입고 다방에서 놀고, 저녁에는 나이트용 의상으로 갈아입고 디스코텍에서 놀았다. 디스코텍에서는 조명발이 잘 받는 화이트 의상이나 화려하고 튀는 컬러풀한 옷이 좋다. 그래서 난 늘 커다란 슈트케이스를 가지고 다녔다.

젊은 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서 쇼핑이나 취미생활이 남다를 것 같은데, 어떻게 시간을 활용하고 무엇에 투자하나?

나는 충동구매를 하는 편이다. 지나가다 멋있는 걸 발견하면 절대 그냥 지나치지 않고 들어가 가격을 보고, 살 수 있을 것 같으면 산다. 너무 비싸면 아쉽지만 못 산다(웃음). 세일하는 곳이 있으면 뒤져서 멋진 물건을 찾아내고 구입하는 편이다. 쇼핑할 때 계획해서 산 적이 한 번도 없다. 하지만 많이 구경하고, 많이 입어보는 편이다. 윈도쇼핑이 취미라고나 할까. 우리나라는 걸을 만한 곳이 별로 없어서 아쉽다. 나는 외국에 나가면 주로 많이 걷는다. 운동화를 신고 백팩을 메고 모자를 쓰고 거리를 걷는다. 패션 피플들이 자주 가는 카페, 부티크, 멀티숍 등을 구경한다. 또 한 가지, 뮤지컬을 좋아한다. 뉴욕이나 런던에 가면 다른 저녁 약속을 잡는 대신 뮤지컬을 본다. 보고 싶었던 뮤지컬은 프리미엄 티켓이라도 구해서 돈을 아끼지 않고 투자한다. 또 한 군데 자주 가는 곳은 ‘음악을 파는 곳’이다. 여행하는 나라마다 커다란 음반가게에 가서 최신 음악을 섭렵한 다음,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음악을 즐긴다. 특히 그곳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아티스트들의 한정판 앨범을 주로 산다. 이런 생활들이 삶에 영감을 준다.

평소 어떤 패션 스타일을 좋아하는지? 우리나라 남자들은 중년이 되면 옷 입는 데 더욱 보수적으로 되는 것 같은데, 나이 들어서도 멋지게 옷 입는 방법은?

나는 옷 입을 때 가리지 않는다. 내게 잘 어울리고 멋있는 건 다 좋다. 컬러풀한 것, 패턴이 강한 것도 좋다. 옷을 잘 입기 위해서는 갈아입는 걸 귀찮아해서는 안 된다. 남자들은 대부분 옷 갈아입는 걸 귀찮아한다.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기 위해서는 이것저것 입어보고 시도해보아야 한다. 나는 등산갈 때도 산 아래 등산복 파는 가게가 있으면 들어가 어떤 옷이 유행하는지 기웃거리고 입어본다. 남들이 어떻게 입는지도 관심 있게 봐야 옷을 잘 입을 수 있다. 중년은 자신의 개성을 살려 자신감 있게 입기만 하면 된다. 젊은 사람들이야 괜찮지만 중년은 부인들이 많이 도와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나이 들어 보인다고 구박하지 말고 남편을 젊게 꾸며주면 서로 좋지 않은가.

현재의 외모를 위해서 스킨케어에도 많이 신경썼을 것 같은데, 멋진 외모를 가꾸기 위한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나? 왠지 매주 스킨케어 숍에 다닐 것만 같다.

피부 관리에는 별 관심이 없어 스킨케어는 단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 주변에서 하도 권해서 시도해볼까 한다. 어떻게 변할지 궁금하기도 하다. 평소 육식을 피하고 채소와 생선을 많이 먹는다. 특히 가장 좋아하는 건 제철 과일인데, 원래 과일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의식적으로도 많이 먹는다. 아침에 사과 1개, 저녁에 배 1개와 감 1개 이런 식이다.

앙드레 김 패션쇼를 20년째 담당하고 있고, 국내 유일의 국제 패션쇼인 프레타포르테도 처음 주최해 12년째 이어가고 있는데, 현역에서 누구보다 먼저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면 체력이 놀랍다. 대한민국 패션의 한류 열풍을 위해 전 세계를 누비고 다닌다고 들었다. 어떤 일을 준비 중인가?

▲ 지금 잡지에 실려도 손색 없을 정도로 멋진 현역 시절 패션 화보. ▶최근 도신우는 ‘한복 사랑 페스티벌’에서 25년 만에 모델로 직접 무대 위에 섰다. 나이에 상관없이 당당한 카리스마로 무대를 압도했다.

▲ 지금 잡지에 실려도 손색 없을 정도로 멋진 현역 시절 패션 화보. ▶최근 도신우는 ‘한복 사랑 페스티벌’에서 25년 만에 모델로 직접 무대 위에 섰다. 나이에 상관없이 당당한 카리스마로 무대를 압도했다.

최근 상하이에서 열린 ‘Feel Korea, K-POP Night&K-Fashion Show’는 올해부터 2012년까지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한국의 패션과 대중음악 등 문화 콘텐츠를 교류하고 관광 증진을 유도할 목적으로 시작했다. 지난 10월에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주관했던 한복 사랑 페스티벌은 한복의 생활화, 한복의 한류화를 위해 연 행사다. 한복은 최고의 한류 아이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이달에는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 어워드를 개최한다. 13개국 대표 모델들이 참가하고 스타일리시한 연예인을 시상할 예정이다.

멋지게 늙어가는 남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3가지를 꼽는다면?
첫째는 긍정적인 사고다. 성격이 낙천적인 사람은 병에도 안 걸린다. 둘째는 부지런함. 뛰거나 걸으며 운동을 많이 하고 쉼 없이 움직이는 것이 좋다. 셋째는 젊은 마음. 마음을 젊게 먹으면 스타일이나 외모도 젊어진다.

■진행 / 강주일 기자 ■사진 / 이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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