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잘 소화하지 못하는 디자인과 컬러의 의상, 액세서리들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의상을 입을 때 어색하지 않게 보이기 위한 장치가 있나?
나는 강한 컬러의 옷과 트렌디한 신상 청바지를 즐긴다. 환한 컬러의 옷은 더 젊고 화사하게 보이도록 해주며, 상대방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원색 의상이 부담스럽다고? 원색 옷은 아주 심플한 디자인을 고르면 된다. 스타일링하는 나머지 옷은 수수한 것으로 매치한다. 나만의 옷 입기 노하우는 소품을 활용하는 것이다. 반지나 목걸이 같은 액세서리는 좋아하지 않지만 모자와 벨트는 신경 쓴다. 정장이나 청바지 모두 멋진 벨트 하나만 매치해도 전체적인 룩이 스타일리시해 보인다. 캐주얼을 입을 때는 비니 하나로 더 멋진 느낌을 살릴 수 있다. 또 사랑하는 패션 아이템은 바로 청바지 체인이다. 젊은 세대들이나 사용하는 액세서리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너무 과하지 않은 체인 하나를 걸어주면 청바지가 더 완벽해진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중년은 몸매나 피부 관리를 포기하게 마련이다. 바쁜 와중에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면?
주식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몸매는 ‘Fundamental’에 해당한다. 몸매가 좋으면 어떤 옷을 입어도 맵시가 난다. 아무래도 방송인이라 보여지는 이미지를 무시할 수 없어 몸매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 지인들이 “화면에 얼굴이 동그랗게 나온다”고 말하면 바로 운동을 하거나 식사를 조절한다. 몸매도 몸매지만, 시시각각 신경이 곤두서는 직업이니만큼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체력 관리에 더 신경을 많이 쓴다.
좋은 옷, 멋진 옷을 사는 쇼핑 노하우는?
사실 평소 쇼핑할 시간이 별로 없는 편이다. 그래서 일년에 한 번 가족과 해외여행을 갈 때 세일 기간을 노려 왕창 구입한다. 특히 연말의 해피 뉴 이어 세일을 이용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품질좋은 명품 브랜드를 정말 싼값에 구입할 수 있다. 평소에는 방송일로 알게 된 주변의 패션 스타일리스트들이 전해주는 최신 트렌드나 세일 정보를 전해듣고 미리 찜해둔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대에 구입한다.
언제부터 멋쟁이 소리를 듣기 시작했나? 과거 학창 시절의 패션 스타일은 어땠나?
누나들이 많은 탓도 있었지만 항상 트렌드에 민감했던 것 같다. 학창 시절에는 음악을 무척 좋아했다. 당시 유행하던 음악다방의 DJ로 활동을 했고, 인기도 꽤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그땐 늘 유머러스하고 누구를 흉내 내는 것도 좋아했다. 그래서인지 어디에 가든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런 넘치는 끼 때문에 한때는 탤런트도 꿈꿨었다. 그런데 얼마 전 후배 한 명이 나에게 예전보다 지금이 훨씬 더 젊어 보인다는 말을 했다. 사실 나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그런 얘기를 자주 듣는다. 그건 동안이어서가 아니라 내 스타일을 찾아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젊을 때는 만만하게 보이기 싫어 원숙해 보이도록 스타일링했었다. 그런데 나이를 먹고 보니 그런 것들을 버리게 됐고, 더 자연스럽고 편안한 ‘나만의 스타일’이 생긴 것 같다.
의도적으로 멋 내기에 치중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는 큰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당신에게 패션이란 어떤 의미인가?
방송인이다 보니 새롭고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때마다 스스럼없이 질문을 던져야 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 만난 패널들이 어색하지 않게 하는 방법이 ‘유머’다. 보통의 경우 예리하게 분석하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가끔씩 농담을 던지면 더욱 반응이 좋다. 나는 이런 나의 장점을 잘 알고 일한다. 패션도 방송과 같다. 무수히 쏟아지는 다양한 트렌드 속에서 나와 맞는 걸 찾아야 하고 내게 어울리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나의 장점을 돋보이게 해줄 수 있는 친구가 바로 ‘패션’이라고 생각한다.
평소 늘 잠이 부족하다. 그래서 주말에는 무조건 잠을 푹 자고 남는 시간에는 영화를 본다. 따로 취미생활을 하거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평소에 사람들과 만나서 웃고 이야기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가장 잘 해소될 때는 성취감을 느낄 때다. 방송을 준비할 때나 증시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만, 방송을 무사히 마치고 나면 한순간에 스트레스가 날아간다.
대한민국 중년 남성이 모두 스타일리시해지는 그날을 위해, 40대 남자들의 패션 스타일에 대해 충고한다면?
일본에서 ‘레옹’이라는 잡지가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실린 제품들은 모두 고가의 명품이었는데, 모조리 품절돼 이슈가 됐었다. 하지만 이 잡지는 독자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던진다. ‘중요한 건 돈이 아니라 센스다!’ 나는 이 말을 굉장히 멋진 말이라고 생각한다. 패션 센스를 얻기 위해서는 평소 패션에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하고 다양한 스타일에 많이 도전해야 한다. 얼마 전 요즘 유행하는 스키니 진에 도전했다. 10대가 입는 아주 착 달라붙는 디자인은 못 입겠고, 적당한 핏의 스키니 라인을 골랐다. 그래도 처음 입고 나가면서 무척 어색했는데, 잘 어울린다는 칭찬을 듣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다. 그리고 지금은 페이버릿 아이템이 돼버렸다. 일단 마음에 들면 시도를 하라. ‘40, 50대인 내가 저런 걸 입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을 버리면 또 다른 나를 발견할 수 있다. 또, 내가 다른 사람에게 어떤 이미지로 비춰지길 원하는지를 항상 고민해보라. 그게 바로 호감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각고의 노력 없이도 나의 인상을 상대방에게 좋게 심어줄 수 있는 도구 중 하나가 패션이다. 그걸 이용하라.
멋지게 늙어가는 남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 3가지를 꼽는다면?
Suit Look 몸과 마음을 타이트하고 심플하게
“정장을 입을 때는 무조건 깔끔하게 스타일링한다. 군더더기 없이 딱 떨어지는 디자인에 튀지 않고 차분한 색상을 고른다. 이런 절제된 디자인이 세련돼 보이는 것 같다. 최근 즐겨 입는 슈트 브랜드는 ‘돌체&가바나’. 겨울에는 슈트 위에 항상 롱 코트를 입는다. 롱 코트는 체형을 잘 살려주고 완벽하게 ‘갖춰 입었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그리고 슈트를 고를 때는 약간 타이트한 디자인을 고른다. 그래야 몸이 긴장돼 체형을 유지시켜준다. 올 봄 역시 심플한 디자인의 슈트에 마음에 꼭 드는 구두 하나로 스타일링할 생각이다.”
Casual Look 평소에는 젊은 오빠 스타일로
“방송에서 매일 정장을 차려 입은 모습을 본 사람들이 사석에서 나를 만나면 깜짝 놀란다. 평소 가장 즐겨 입는 아이템은 청바지다. 청바지를 좋아하다 보니 개수도 많아지고, 요즘엔점점 독특한 디자인에 손이 간다. 추운 겨울에는 가죽 팬츠도 즐겨 입는다. 올 겨울 내내 가죽이나 무스탕, 토스카나 등을 즐겨 입었다. 멋진 무스탕 아우터 하나에 좋아하는 데님을 이리저리 매치해 따뜻하게, 한껏 멋을 낸 것 같다. 올 봄 역시 데님 팬츠에 트렌디한 아우터들로 스타일링할 생각이다.”
■진행 / 강주일 기자 ■사진 / 원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