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1시가 되면 멋진 영화음악을 들고 우리를 찾아오는 아나운서 신지혜. 그녀는 영화 속 멋진 음악을 찾아내 매일 우리의 가슴속에 몇 편의 영화를 선물한다. 그렇다면 자신의 이야기는 어떨까? 평소 즐겨 입는 ‘재킷’을 테마로 짤막한 패션 인터뷰를 나눠봤다.
‘신지혜의 영화음악=신·지·혜’
나만 기억하는 줄 알았던 영화 속 그 음악이 흐르고, 감미로운 목소리가 마치 나를 바라보며 이야기하듯 말을 건다. CBS FM ‘신지혜의 영화음악’을 듣고 있으면 종종 드는 느낌이다. 뒤돌아보면 언제나 그 자리에서 변함없이 손을 흔들어주고 있는 음악방송 ‘신영음’. 이 프로그램이 생긴 지 벌써 13년째다. 더 놀라운 점은 이 프로그램을 13년째 진행해 온 DJ가 1인 기획, 각본, 제작, 진행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가 바로 아나운서 신지혜다. 혹자는 이제 ‘신지혜의 영화음악=신지혜’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녀에게 영화음악이란 뭘까?
“영화음악은 굉장히 매력적인 장르예요. 한 편의 영화를 위해 내로라하는 뮤지션이 열정을 다 쏟아 거기에 맞는 음악을 창조해내요. 영화의 장면, 장면에 그 장면만을 위한 옷을 입혀주는 거죠. 영화를 못 본 사람은 그 음악만으로 ‘이 영화는 이런 느낌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영화를 본 사람은 그 장면이 폭풍처럼 머릿속에 떠오르죠.”
영화음악에 대해 설명하는 그녀의 얼굴은 어떤 전율이라도 느껴지는 듯 생기 있다. ‘신영음’이 13년째 청취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는 그녀의 이런 열정 때문이 아닐까? 대학 시절 그녀의 꿈은 영화, 목표는 방송이었다. 그녀가 긴 시간을 변함없이 열정적으로 기획하고 진행할 수 있는 것은 ‘영화음악’이 그녀에게 운명이었기 때문이리라. 그녀에게 꿈을 물었다.
“솔직히 거창하고 커다란 꿈은 없어요. 대신 소원이 하나 있죠. 10년, 아니 20년쯤 흐른 뒤에 누군가 ‘영화음악 하면 신지혜가 최고였어’라고 한마디 해주는 거예요. ‘그 1시간 동안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받곤 했었지’라고 누군가가 생각해주면 좋겠어요.”
Case 1 아이와 외출할 때
블랙 티셔츠 2만9천원, H&M. 화이트 재킷 19만9천원, ZARA. 블랙 미니스커트 14만9천원, 앤클라인. 실버 롱 네크리스 4만8천원, LIST.
Case 2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블랙 재킷 20만원대, 제시뉴욕. 라이트 그레이 핀 스트라이프 셔츠 14만5천원·그레이 배기 롤업 팬츠 가격미정, 클럽모나코. 뱅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화이트 숄더백 68만원, 루이까또즈. 실버 스트랩 슈즈 가격미정, 마이클코어스.
‘멋이라는 것은 자신의 스타일을 아는 것’
아나운서들은 자신이 입고 싶은 대로 입지 못한다. 그녀 또한 CBS 입사 초기에는 그랬다. 새벽 뉴스를 진행하기 위해 방송국에 나와도 언제나 단정한 세미 정장, 슈트를 갖춰 입었다. 옷이 주는 마음가짐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자리에 앉아 있는 시간이 5분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바쁘기 때문에 활동하기에 편한 옷을 선호하게 됐다. 그렇다고 그녀가 항상 루스한 스타일만 입는 것은 아니다. 영화와 관련된 행사의 진행자로 초대를 받으면 그에 맞는 과감한 드레스나 원피스를 입기도 한다.
그녀는 진정한 멋이란 자기 스타일이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 여성들은 전문 모델처럼 예쁘게 옷을 잘 차려입지만 너무 유행을 좇다 보니 자신의 스타일이 드러나지 않는다. 자신의 체형과 얼굴, 표정의 장단점을 알고 그것을 돋보이게 하는 스타일이 가장 중요하다. 본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일은 ‘심플과 시크’. 상체가 하체보다 큰 편이라 슬림해 보이려면 상의를 피트하게 입고 미니스커트나 슈트를 입는 것이 잘 어울린다고. A라인 원피스나 리본, 장식이 많은 블라우스는 상체의 단점을 드러나게 해 잘 입지 않는다.
인터뷰가 끝나갈 즈음,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갔다는 딸에 대해 물었다. 아나운서나 DJ로서는 수없이 인터뷰를 했지만 사실 일하는 엄마로서는 처음 하는 인터뷰라며 무척 낯설어 했다.
“마음먹은 대로 잘해주지는 못하지만 일하는 엄마에게도 아이는 굉장히 소중하죠. 하지만 아이가 자신을 엄마보다 더 사랑하며, 자신이 세상에서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고, 자신의 행복이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어요. 저는 그저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살도록 지지해주고 동기부여를 해주고 싶어요.”
그녀는 자신을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엄마라고 표현했지만, 딸에 대한 바람을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아이의 롤모델이 되기 위해 열심히 사는 대한민국의 대표 워킹맘을 볼 수 있었다.
Case 3 영화 관련 행사 사회를 볼 때
아이보리 컬러 재킷 45만8천원, 데코. 핑크 롱 드레스 가격미정, ZARA. 빅 펜던트 롱 목걸이 5만9천원, 올리비아로렌.
Case 4 지인들과 모임이 있을 때
라이트 그레이 컬러 재킷 59만8천원, 데코. 메탈릭 원피스 27만원, 제시뉴욕. 골드 체인 귀고리 15만원, 이그니스. 화이트 호보백 가격미정, 루이까또즈.
■ 의상 협찬 / 데코(02-531-2444), 마이클코어스(02-543-7685), 루이까또즈(02-2231-4484), LIST(02-2118-5323), 앤클라인(02-548-3956), H&M(070-8885-0201) 올리비아로렌(02-2668-4900), 이그니스(02-6241-0803), ZARA(02-3413-9820), 제시뉴욕(02-2146-2446), 클럽모나코(02-546-7764) ■ 스타일리스트 / 김윤희 ■ 헤어&메이크업 / 순수(02-515-5575) ■ 기획 / 강주일 기자 ■ 진행 / 김미연(프리랜서) ■ 사진 / 이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