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익은 50대의 매력 속으로

꽃중년 스타일 탐구

농익은 50대의 매력 속으로

멋진 스타일로 10년쯤 젊어 보이는 마술 같은 능력을 발휘하는 중년 남성을 만나 패션 스타일링 노하우와 라이프스타일을 엿본다. 이달에는 맞춤 정장 ‘막스옴므’의 이동운 대표(50)를 만나 슈트의 매력과 패션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꽃중년 스타일 탐구]농익은 50대의 매력 속으로

[꽃중년 스타일 탐구]농익은 50대의 매력 속으로

Q50대의 나이에 늘 슬림한 슈트를 멋지게 소화하는 멋쟁이라고 들었다. 슈트 예찬론자가 된 이유가 있나?
A 20여 년 동안 음악을 해서 먹고살았고, 우연한 기회에 패션계에 뛰어들게 됐다. 남성 맞춤복점 막스옴므(www.maxhomme. co.kr)를 낸 지 5년 정도 된다. 최근은 아날로그적 감성이 묻어나는 맞춤 양복이 다시 사랑받고 있지만, IMF 이후 싼 게 비지떡이라며 공장에서 마구 찍어대는 기성복들과 그런 풍토를 만드는 기업들이 싫었다. 음악을 할 때 베이시스트였지만 재킷을 입고 연주할 정도로 슈트를 좋아했다. 그것이 오히려 남성미가 느껴진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 와 생각해보니 좋아하는 일은 반드시 하게 되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계속 좋아하고 끈을 놓지 않는다면 말이다.

Q요즘은 다들 편하게 입고 자유롭게 생각하자는 분위기인데, 너무 갖춰 입으면 좀 답답해 보이지 않나?
A
나는 슈트가 주는 절제된 아름다움이 좋다. 편안함 속에서도 품위는 있어야 한다. 슈트는 그런 품위를 주는 옷이다. 요즘은 캐주얼복이 출근복인 회사도 많지만, 가끔 정장 차림을 할 때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것을 스스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평상시 슈트를 잘 입지 않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입었을 때 격식 있는, 전혀 다른 이미지의 사람으로 다시 한번 부각되는 것. 그것이 바로 슈트의 힘이다. 자유로운 스타일도 좋지만 슈트에 익숙해진다면 성공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Q우리나라 중년 남성들의 옷차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A
우리나라 사람들은 슈트를 고르는 취향이 너무 단순하고 천편일률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블랙과 네이비 일색이고, 새로운 슈트를 살 때 또 같은 컬러를 고르곤 한다. 그러면 늘 같은 옷만 입는 것으로 오해받기 십상이다. 과거에 비해 요즘 사람들은 옷의 포화 상태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그 중 마음에 드는 옷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런 마음에 들지 않는 옷을 몇 년 동안 쌓아두고 사는 경우가 허다하다. 마음에 드는 옷은 해지고 닳을 때까지 입게 되는데 이는 옷과 자신의 감성이 맞았기 때문이다. 개개인이 감성과 기호에 맞는 옷을 찾는 것은 중년 남성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슈트 마니아이자 맞춤 정장 숍을 운영하는 대표로서, 추천하고 싶은 스타일이 있다면?
A
모헤어(Mohair)가 섞인 원단으로 만든 그레이 컬러 슈트를 추천하고 싶다. 그레이 컬러는 다양한 변신이 가능하다. 채도에 따라 지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로 보일 수도 있고 밝고 여유로운 인상을 줄 수도 있다. 외국의 유명한 오페라 가수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밝은 그레이 슈트를 입어본 적이 없다며 나에게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다. 이유는 덩치가 몹시 커 밝은 그레이 컬러는 더 뚱뚱해 보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덩치가 큰 사람이라고 해서 무조건 블랙과 네이비 컬러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옷은 원단과 컬러보다 견고한 패턴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를 만나 잘 어울리는 더블 버튼 그레이 슈트를 완성해주었는데 몹시 마음에 들어 했던 기억이 난다. 특히 브라운 버튼이 매치된 그레이 재킷에 브라운 구두, 브라운 벨트를 매치하면 부드러우면서도 지적인 이미지를 완성할 수 있다. 또 와인이나 레드, 차콜 그레이 컬러의 액세서리를 함께 매치하면 잘 어울린다.

Q‘나’에게 어울리는 슈트를 쇼핑하는 방법을 알려달라.
A
무엇보다 ‘너 자신을 알라.’ 본인의 체형의 장단점을 잘 알아야 한다. 기성복을 구입할 때나 맞춤복을 구입할 때나 모두 마찬가지다. 몸의 황금 비율을 생각해 자신의 단점을 커버해달라고 주문해야 한다. 그 다음은 옷가게에서 점원이나 디자이너와 대화를 나눠보고 그의 전문적인 지식이 나의 의상 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확인한다. 판매 목적만을 가진 점원을 만나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그리고 어떤 용도로 입을지 확실히 얘기한다. 회사에 매일 입고 갈 교복인지, 수준 높은 바이어를 만나기 위한 전략인지,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도전인지 말이다. 마지막으로 개성을 어필하라. 슈트는 다 똑같아 보일 수 있지만 버튼이나 라이닝 등을 통해서도 자신의 개성을 충분히 드러낼 수 있다.

Q그렇다면 실패하는 쇼핑법의 예를 든다면?
A
연예인이나 유명 인사가 입었던 스타일을 그대로 좇으려 한다든지, 무조건 최신 유행 스타일로 입으려 하면 쇼핑에 실패한다. 예를 들어, 요즘 짧은 재킷이 유행인지라 유명 연예인이 짧은 재킷을 입어 굉장히 멋졌다고 치자. 그 연예인의 경우는 키가 작고 몸이 다부진 편이라 짧고 타이트한 재킷이 잘 어울렸지만, 본인은 덩치가 크고 다리가 긴 스타일이라면 무조건 짧은 재킷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자신의 몸과 맞지 않는 대칭의 옷을 고르면 나중에 두고두고 후회하게 된다. 또, 정장을 맞추러 오는 사람들 중에 무조건 고급 수입 원단만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기관리를 하지 않아 몸매는 망가질 대로 망가진 뒤 그 몸을 비싼 고급 원단으로 커버하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물론 좋은 원단과 견고한 패턴으로 몸을 슬림하고 멋있게 연출할 수 있지만, 그런 고객에게는 우선 살부터 빼고 오라고 얘기하고 싶다.

Q요즘 나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 그리고 즐거운 일은?
A
밴드 활동을 할 때 가졌던 감정들은 지금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관객이 감동받지 못한 노래는 죽은 노래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입은 사람이 감동받지 못한 옷 역시 죽은 옷이다. 감성과 열정이 담긴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매일 예술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임한다. 그래서 일하는 것이 즐거움 자체다. 이 일을 하다 보니 옷을 정말 좋아하는, 소위 말해 마니아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명품 브랜드 패션쇼에 VIP로 초대받을 만큼 옷을 좋아하는 사람도 막상 그 쇼에 갈 때는 아날로그 작업을 통한 맞춤복을 입고 가는 것을 종종 봤다. 자신의 개성과 감성을 중시하는 그런 사람들이 좋다. 그 반대로 옷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만난다. 그 사람에게 잘 어울리는 옷을 만들어주면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준 것 같은 뿌듯함을 느낀다.

Q일하는 것 말고 취미생활은 없나? 건강이나 피부 관리는 어떻게 하나?
A
매일 아침 한 시간씩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운동한다. 헬스클럽에서 걷기와 스트레칭을 한다. 피부 관리를 위해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화장품이 있는지 자문도 구한다. 최근 회사 직원이 일명 ‘달팽이 크림’을 권해주던데, 좋더라. 나는 오너이긴 하지만 새로운 일을 시작한 지 5년 남짓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초심으로 돌아가서 일한다. 상담 외에는 테일러드들을 만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그들과 대화하고, 어떻게 하면 진부하지 않고 진화된 패턴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배우고 연구한다. 중년이 되면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그동안 이뤄놓은 것만 누리고 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바닥부터 시작해 꼭 하고 싶었던 일에 새롭게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면 또 다른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주말도, 별다른 휴식도 필요 없다. 일을 하면 에너지가 더 샘솟고 더 건강해지는 것 같다. 그 일을 만드는 건 나다. 내 삶의 테두리를 내가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대한민국 중년 남성에게 “이렇게 옷 입어라”고 말해준다면?
A
40, 50대의 얼굴에서 그 사람의 진정한 얼굴이 나온다. 나에게 50은 두 번째 맞는 성년식과 같았다. 누구에게나 첫 번째 성인식은 영롱하고 아름다웠을 것이다. 하지만 두 번째 성인식은 다르다. 자신이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확연히 달라진다. 오히려 40대에 옷을 입으면 연륜이 생겨 더 자신 있게 입을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는데, 현실 속 각박함에 치여 자기 자신에게 손을 놓아버리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우리나라 중년 남성들에게 더욱 자신감을 갖고 자신을 사랑하라고 말하고 싶다.

Q멋진 중년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 3가지를 꼽는다면?
A
첫째, 타성에 젖은 자신을 버려라. 고루하고 지루한 근성을 버리고 자신을 갖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라.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발견하는 건 무척 신선한 경험이다. 둘째, 패션에 대한 관심. 일상에서 아주 조금만 더 옷 입기에 관심을 가져라. 하루아침에 스타일리시한 중년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의 차림새에 대해 한 번 더 돌아보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더 멋진 스타일로 살아갈 수 있다. 셋째, 자신의 나이를 사랑하라. 늙고 나이 들었다고 자신을 초라하게 느끼지 말자. 중후함이 주는 멋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자신의 나이를 사랑하라.

Q자신이 생각하는 ‘패션’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A
패션이란 진정성에 감성을 더한 종합 예술이다.

[꽃중년 스타일 탐구]농익은 50대의 매력 속으로

[꽃중년 스타일 탐구]농익은 50대의 매력 속으로

Item 1 그레이 재킷에 네이비 팬츠를 매치하고, 포켓치프와 타이 컬러를 레드로 통일해 격식을 갖췄다. 기본적으로 타이와 포켓치프의 컬러를 같은 계열로 매치하면 안전하다. 포켓 위로 포켓치프가 4cm 이상 나오지 않도록 할 것.

Item 2 클래식한 기본 네이비 컬러 슈트를 입을 때는 세컨드 포켓 같은 디테일이 가미된 재킷을 고르는 것도 좋다. 또, 기본 블랙 버튼보다는 브라운 컬러 버튼을 매치하면 더욱 스타일리시해 보일 수 있다. 페이즐리 패턴에 금사가 가미된 넥타이로 중후한 느낌을 더했다.

Item 3 슈트와 동일한 색상의 보타이를 매치해 지적이고 차분한 이미지를 낸 연미복 스타일링. 블랙 슈트는 한 번 갖춰놓으면 격식 있는 자리라면 어디든 무난히 잘 어울린다. 셔츠의 소매 길이는 재킷 소매보다 1.5cm 더 드러나는 것이 좋다.

■ 진행 / 강주일 기자 ■ 사진 / 이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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