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Her…
아나운서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하는 것을 두고 아나운서와 엔터테이너를 합친 ‘아나테이너’란 단어가 생겨났다. 끼가 있는 이들에겐 예능 분야에서 러브콜이 이어지는 법. 예쁜 얼굴에 몸매까지 우월한 MBC 기상캐스터인 박은지(28)에게도 그 기회가 주어졌다. MBC-TV ‘댄싱 위드 더 스타’ 출연이 바로 그것.
녹화 이틀 전에는 인대에 금이 가 주사를 다섯 대나 맞았고, 그 뒤에는 갈비뼈에 가늘게 금이 갈 지경에 이르러 경연 당일 아침에는 주사를 맞고서야 참가할 수 있었다. 이렇게 힘든 고비를 넘기며 열심히 했는데 초반에 떨어져서 아쉽기도 했다는 박은지. 그래도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경험으로 인해 본업을 뒤로하는 건 아니라고 덧붙인다. 기상캐스터로서 커리어를 더 쌓는 것이 스스로에게 던진 현재의 임무이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의 박은지를 만들기까지 그녀가 애써온 노력을 되짚어본다면 쉽사리 포기할 수는 없을 듯하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막연히 방송인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해 갈등 끝에 대학 전공을 의상디자인으로 선택했다. 대학 생활을 하면서도 방송인에 대한 꿈을 접지 않았는데, 미술적인 재능을 방송에 연결하면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다가 2003년 월드 미스 유니버시티에 출전하게 됐고 수상도 했다. 그 무렵 기상캐스터가 돼야겠다는 결심이 섰고 일본으로 건너가 그 꿈을 이뤘다. 2005년 2월 일본 최대 민간 기상청 ‘웨더뉴스’에서 웨더재키 1기로 활동한 것. 이 독특한 경력은 MBC 입사에 큰 도움이 됐다.
드디어 2005년 12월, 그토록 바라던 MBC 공채 기상캐스터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하지만 지금이야 탄탄대로를 걷고 있지만, 입사 초기엔 자진 하차를 결심했던 시기도 있었다. 일본에서의 활동으로 인해 기상캐스터가 어떤 직업인지를 알게 됐고 하루하루 만들어내는 콘텐츠에 흡족해했지만, 실수도 많이 해 아직은 실력이 부족하다고 스스로 판단하게 된 것. 결국 3개월 만에 본인의 의지로 하차를 했다. 이후 50인치 TV를 통해 자신의 입 모양과 시선 처리를 하나하나 세밀하게 체크한 것은 물론 외국 방송 모니터링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부단한 노력 끝에 ‘뉴스데스크’로 복귀해 지금까지 6년째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어렵게 올라온 자리인 만큼 더 잘하고 싶은 욕심도 생기고, 궁극적으로는 신뢰할 수 있는 방송인이 되고 싶어요. ‘박은지’가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 제가 어떤 말을 했을 때 많은 이들이 믿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람. 방송인에게 이러한 평가는 최고의 영예가 아닐까요?”
박은지의 꿈은 능력 있는 방송인이 되는 것이다. 기상캐스터가 되고자 하는 이들에게 자신이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더욱 실력을 갖춰야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그러기 위해선 아직은 안 해본 것이 더 많기에, 하고 싶고 이루고 싶은 건 꼭 도전해서 성취하고픈 승부욕을 부려본다. 그래도 좋을 듯하다. 그녀에겐 잠재된 능력이 꽤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기상캐스터가 입는 의상은 내일의 날씨를 미리 알릴 수 있는 무언의 정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한파가 예고된 날에는 당장 밖으로 나가도 될 정도로 두꺼운 패딩 재킷이나 코트를 입은 적도 있어요. 반대로 비가 오는 날은 레인코트를 입기도 하죠. 이런 방법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날씨에 대비하라는 일종의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어요.”
내일의 날씨를 상징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방송 의상을 선택한다는 박은지. 그녀의 말을 듣고 나니 기상캐스터의 의상이 예전의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의 주인공이 된 배경에는 그녀의 전공도 분명 한몫을 차지한다. 건국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를 졸업한 만큼 패션에 대한 남다른 감각을 지니고 있기 때문.
“평소 재킷이나 코트의 경우 흔히 말하는 ‘똑 떨어지는 라인’을 즐겨 입어요. 하지만 그 안에 받쳐 입는 이너웨어는 트렌디한 보세 의류나 조금은 튀는 컬러를 매치하기도 하죠. 전체적으로 단정한 가운데 포인트가 있는 룩, 이것이 제가 즐기는 패션 스타일이에요. 또 하나 중요한 건 기능적인 면도 생각해야 한다는 거예요. 사무실에서는 오래 앉아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특히 하의는 주름이 가지 않는 소재를 고르는 것이 좋겠죠. 예를 들면 신축성이 있는 스커트. 단, 힙이 큰 편이라면 아래로 갈수록 퍼지는 A라인보다는 H라인 스커트가 체형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으니 이 점도 기억해두세요. 상의의 경우도 마찬가지예요. 대부분 팔을 굽히고 있기 때문에 상의 역시 소재 선택에 신중을 기하고 소매 품이 넉넉한 디자인인지 따져봐야 해요. 구김 없는 의상만으로도 손쉽게 단정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좋을 것 같아요.”
“이제 어느덧 계절이 가을로 향하고 있죠. 하지만 요즘은 가을인데도 무척 더워요. 오랫동안 기상캐스터로 일한 경험에 비추어보면, 9월에도 심한 경우 낮 기온이 30℃까지 올라가기도 해요. 그러다가 9월 말쯤 가을비가 몇 번 온 다음에 10월부터는 급격히 쌀쌀해지죠. 따라서 9월까지는 낮에는 비교적 덥기 때문에 여름에 입던 슬리브리스 아이템도 스타일링하는 데 활용 가능하다고 봐요. 여기에 아침저녁 출퇴근길에 입을 수 있도록 얇은 트위드 소재의 롱 재킷이나 간절기용 니트 카디건을 준비하고, 스카프나 숄과 같은 소품도 챙겼다가 기온 차에 따라 걸쳐보세요.”
■제품 협찬 / 기센 by 곽현주(02-3446-7725), 도니아(02-6243-7888, www.donya.co.kr), 루비나(02-514-0747), 박윤수(02-515-0083), 설윤형(02-512-3384), 안윤정앙스(02-542-9001), 오젤리나·홍운 주얼리(02-548-2036), 정훈종(042-488-4920) ■장소 협찬 / 스튜디오 하늘(070-4250-8733, www.studiosky.co.kr) ■헤어·메이크업 / 이순철, 희진(순수 청담 설레임점, 02-518-6221) ■모델 / 박은지 ■스타일리스트 / 도은희 ■진행 / 신경희 기자 ■사진 / 민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