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어링 기술이 돋보이는 시티 바캉스 룩”

패션 피플 6인이 들려주는 여행지 맞춤형 트래블 룩 연출법
각종 잡지와 광고에서 비주얼 메이킹을 담당하고 있는 패션 스타일리스트 이서연씨는 마린 스트라이프 와이드 점프 슈트에 강렬한 프린트의 크롭트 톱, 볼드한 네온 컬러 목걸이를 매치해 시원한 느낌의 록시크 룩 차림으로 스튜디오를 찾았다. 매년 휴가 때마다 해외를 찾았던 터라 올해는 국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그녀는 부산의 곳곳을 돌아다니며 맛집 투어를 할 예정이란다. 부산 여행을 위해 선택한 점프 슈트는 스트라이프 패턴이 시원해 보여 바닷가에서도 잘 어울릴 뿐 아니라 와이드 디자인이라 활동적으로 입을 수 있는 일석이조 아이템.
“일상이 워낙 바쁘다 보니 휴가 때는 코타키나발루나 보라카이처럼 여유롭게 쉴 수 있는 휴양지만 찾아다녔어요. 휴양지에서는 오늘 입고 온 점프 슈트라든지 맥시 드레스 같은 아이템을 즐겨 입는답니다. 이렇게 패턴과 셰이프 자체가 특이한 옷에 레이어링을 하면 전혀 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어 도심 여행지에서, 또 데일리 룩으로도 다양하게 변신할 수 있어요.”
또 오래 신어도 발이 아프지 않고 옷의 맵시까지 살려주는 웨지힐 샌들은 그녀의 강력 추천 아이템이다. 어떤 여행지를 가든지 빠뜨리지 않고 챙긴다. 쇼츠나 스키니 팬츠, 스커트 등 어디에나 잘 어울려 굳이 다른 신발을 챙겨 가지 않아도 웨지힐 슈즈 하나면 충분하다. 한편 일정이 빡빡해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을 때는 스페인 SPA 브랜드 버쉬카에서 모든 걸 해결하는 편. 옷뿐 아니라 디테일이 살아 있는 액세서리를 다양하게 갖추고 있어 발품을 파는 수고를 덜어주어 즐겨 찾는 브랜드다.
헤어&메이크업 재황, 해영(에이바이봄, 02-516-8765)
“내 몸에 꼭 맞는 이지 트래블 룩”

패션 피플 6인이 들려주는 여행지 맞춤형 트래블 룩 연출법
하얀 피부에 아기자기한 이목구비의 박미향씨는 어깨가 트인 오버사이즈 원피스와 컷아웃 글래디에이터 부츠 샌들로 위트를 살린 이지 캐주얼 룩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올해는 하와이로 휴가를 계획하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입는 롱 드레스나 오프숄더 톱 대신 시원한 마 소재에 루스한 핏으로 몸을 최대한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는 데 초점을 맞춘 스타일링이란다.
“제아무리 화려하고 디테일이 독특한 옷도 제 몸에 편하지 않은 옷은 입지 않아요. 여행지에서도 물론이고요. 저에게 여행은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쉬기 위한 것인데, 지나치게 멋을 내다 보면 거추장스러울 뿐이더라고요. 태국을 여행할 때 트레킹 코스를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플랫폼 샌들을 신었다가 그날 일정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거든요. 여행지에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되 몸이 갑갑하지 않은 편안한 옷이야말로 진정한 트래블 룩이 아닐까요?”
자신의 이름을 딴 멀티숍과 쇼핑몰은 트렌디하면서도 독특한 스타일이라서 개성 강한 홍대 패션 피플들로 항상 북적인다. 베이식하진 않지만 막상 입어보면 편안할 뿐 아니라 자주 입게 되는 옷이 주를 이루는 것은 몸에 편한 웨어러블한 옷을 선호하는 그녀의 패션 철학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여행 갈 때 롱 원피스와 후드 카디건을 빠뜨리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원하고 편안한 것은 기본, 몸의 실루엣을 잘 살려주는 롱 원피스와 후드 카디건은 기온이 내려가는 저녁에 걸치거나 한낮에 자외선 차단용으로 입을 수 있어 실용적이다. 또 스타일과 편안함까지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선글라스를 그녀는 여행의 동반자라고 표현한다. “다른 액세서리를 다 포기하고서라도 컬러별로 가져갈 만큼 선글라스 욕심이 많아요. 눈을 편안하게 해주기도 하고, 노멀한 옷에 선글라스 하나만 걸쳐도 스타일이 살아나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민낯일 때 가장 유용하답니다.”
헤어&메이크업 서경, 경미(순수 도산본점, 02-515-5575)
“실용성을 강조한 드레시한 리조트 룩”

패션 피플 6인이 들려주는 여행지 맞춤형 트래블 룩 연출법
이국적인 자연 속에서 물놀이와 다양한 액티비티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클럽메드 리조트 마니아인 이명희씨. 발리, 푸껫, 채러팅, 리아 빈탄 등 동남아시아에 위치한 클럽메드는 각각 두 번 이상 다녀왔을 정도다. 그중 아담하지만 경관이 아름다운 인도네시아 빈탄 섬의 리아 빈탄 빌리지를 가장 좋아한다는 그녀는 어깨를 시원하게 드러내는 미디엄 길이의 잔잔한 플라워 패턴 원피스에 멀티 컬러 스트라이프가 시선을 끄는 웨지힐 샌들로 리조트 분위기를 살렸다.
“리조트 룩은 가볍고 편안하면서도 드레시해야 하는데, 이 삼박자를 갖춘 아이템이 바로 맥시 드레스죠. 저는 키가 작은 편이라 맥시 드레스 대신 드레시한 무드의 원피스를 입어요. 입고 벗기 간편하면서 스타일을 잘 살려주거든요.”
리조트의 하이라이트는 노을이 지는 늦은 저녁이다. 이때 드레시한 원피스를 입고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한 잔 곁들이면 지금 이 순간이 매우 특별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이 시간엔 스타일링에 더욱 힘을 주는 편이다.
원피스 외에 쇼츠와 화이트 티셔츠의 매칭은 리조트에서 의외로 돋보이는데, 액세서리를 서너 개 레이어링해 과감하게 연출하는 게 요령이다. 타월 소재의 쇼츠 점프 슈트라면 리조트 내에서 액티비티를 즐길 때 T.P.O에 맞는 스타일링이 가능하다. 해변이나 풀장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점심시간이 됐을 때 물기를 가볍게 닦고 비키니 위에 입으면 에티켓을 갖춘 리조트 룩으로 재빨리 변신이 가능해 더욱 유용하다. 화려한 느낌을 더해 평범한 옷도 리조트 룩으로 변신시켜주는 베스트 액세서리로는 볼드한 뱅글을 꼽았다.
프리랜서라 시간이 자유로운 그녀는 붐비는 휴가철을 피해 다음주에 음식 맛 좋기로 유명한 일본 오키나와 섬에 위치한 클럽메드 카비라 리조트에서 ‘먹방’ 휴가를 보낼 예정이란다. 아무리 많이 먹어도 나온 배를 감쪽같이 커버해줘 든든하다는 드레시한 원피스는 그녀의 넘버 원 리조트 룩이다.
헤어&메이크업 나영, 재희(에이바이봄, 02-516-8765)
“혼자 여행하는 여자의 활동적인 시티 투어 룩”

패션 피플 6인이 들려주는 여행지 맞춤형 트래블 룩 연출법
낯선 도시의 골목길을 여기저기 발길 닿는 대로 걸으며 혼자 하는 여행을 즐기는 한승미씨. 상큼한 민트 컬러 스키니 팬츠에 몸을 편안하게 감싸주는 가오리 핏의 티셔츠, 비비드한 컬러의 슬립온으로 스타일링했다. 여기에 프라이탁 브랜드의 빅 사이즈 토트백을 매치해 혼자 여행하는 여자의 자유로움과 활동성을 표현한 것. 하루 종일 돌아다녀도 전혀 피곤하지 않은, 자신을 가장 편안하게 해주는 스타일이란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미술관에서 온종일 서서 시간을 보내도 끄떡없어요. 걷고 또 걸어 찾아낸 빈티지 숍에서 마음에 드는 티셔츠를 발견했을 때 당장 갈아입을 수도 있고요. 혼자 여행을 하다 보면 이런 경우가 많아서 최대한 디테일을 자제한 심플한 룩을 즐겨 입어요. 단, 티셔츠와 팬츠가 주를 이루다 보니 신축성이 있고 구김이 덜 가는 소재를 선택해 자칫 지나치게 편안해 보이거나 늘어지는 소재의 옷을 피하는 편이죠.”
팬츠 외에 캐주얼한 원피스는 꼭 챙기는데, 하나만 입어도 갖춰 입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 최소한의 활동성을 보장해주면서 페미닌한 무드를 유지해주는 것도 이유다. 여자 혼자 여행해도 안전하고 친구들이 많아 계획 없이 떠나도 부담 없는 대만에 자주 가는 편인데, 현지에서 친구들을 만나다 보면 갑작스레 초대를 받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를 대비해 짐 꾸릴 때 부담 없는 작은 클러치백을 하나 챙겨 T.P.O에 최대한 맞춘다.
한편 시티 투어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쇼핑을 하게 되는데, 브랜드 숍을 찾기보다 디자이너 숍이나 현지 젊은 아티스트들이 여는 플리마켓을 선호한다. 플리마켓에서는 옷보다 액세서리를 주로 구입하며, 아티스트의 감성이 느껴지는 수공예 액세서리, 친환경 원단으로 만든 여권 케이스나 파우치 등을 개인 컬렉션과 선물용으로 나눠 구입한다. 우연히 들어간 디자이너 숍에서 합리적인 가격대의 옷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그녀. 오늘도 혼자 훌쩍 떠나는 여행을 계획 중이다.
헤어&메이크업 이지, 주희(제니하우스 올리브점, 02-512-1563)
“독특한 감성의 아웃도어 룩”

패션 피플 6인이 들려주는 여행지 맞춤형 트래블 룩 연출법
남이섬의 레인보 페스티벌에 갔다 스튜디오를 찾은 김민지씨는 오버올, 스냅백, 허리춤에 채운 미니 클러치백, 레이스 디테일의 신발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김민지표 스타일을 완벽하게 소화한 모습이었다. ‘넥디’라는 블로그 네임으로 더 유명한 김민지씨는 스트리트 포토그래퍼다. 빈티지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는 CEO이자 시각디자인 전공을 살려 프리랜스 웹 디자이너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녀를 한마디로는 정의하기 힘들고, 스타일 역시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하는 이유를 남들과 다르게 입기 위함이라고 그녀는 답한다.
“호사스러운 여행보다는 고생을 하고 발품을 팔아 찾아내는 여행지를 좋아해 아무데나 주저앉아도 부담 없을 정도로 편한 옷을 입어요. 오늘 입은 오버올은 티셔츠만 몇 벌 더 준비하면 다양한 스타일링을 할 수 있어요. 워낙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 짐이 많으면 불편하거든요. 여행 갈 땐 무엇보다 짐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멀티 아이템을 주로 입는답니다. 조금 더러워지더라도 티가 덜 나는 패턴이 있는 옷을 즐겨 입는 것도 제 여행 스타일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죠.”
스트리트 감성이 충만한 그녀는 친구들과 길가에서 비박하는 여행을 꿈꾼단다. 그래서 여름 여행의 키 아이템으로 비를 맞아도, 계곡 물에 빠져도 금세 마르는 젤리 슈즈를 꼽았다. 씻지 못하는 때를 대비해 적당히 가릴 수 있는 모자 역시 스트리트 여행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라는 것. 옷은 단순히 입는 게 아니라 자신을 표현하는 또 하나의 매개체라고 말하는 그녀. 스트리트 위의 아웃도어 룩이 그녀와 닮은 건 우연이 아니다.
“편안함과 스타일을 살린 멀티 트래블 룩”

패션 피플 6인이 들려주는 여행지 맞춤형 트래블 룩 연출법
체크 레인코트에 코발트 블루 점프 슈트로 룩에 악센트를 준 윤홍미씨는 2010년 자신의 레이블을 론칭한 이후 여러 편집매장, 매거진 에디터, 스타일리스트, 여배우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핫한 슈즈 디자이너다. 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좋다는 그녀는 올해 오랜만에 태국 방콕으로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방콕은 워낙 날씨가 변화무쌍한 곳이잖아요. 열대우림 기후다 보니 갑자기 소나기가 오는 경우도 많고요. 점프 슈트 한 벌에 레인코트만 챙겨서 떠날 예정이랍니다. 나머지 필요한 것들은 현지에서 살 거예요. 전 세계의 배낭여행자들이 모이는 카오산 로드에서 히피 무드의 옷을 구입해 입은 뒤 자유로운 감성으로 연출한다면 방콕 어디를 누벼도 걱정 없을 거예요.”
레인코트는 급작스러운 날씨 변화에 대비할 수 있고 한여름이라도 다소 서늘한 밤에 걸치면 스타일을 살리면서 기온 변화에도 대처할 수 있어 방콕에 갈 때마다 제일 먼저 챙기는 아이템이란다. 캐주얼한 분위기의 스웨터 셔츠 역시 겉옷 대용으로 덧입기 좋아 여행지에서 특히 요긴하다. 액세서리 중에서는 플로피 햇을 준비할 예정인데, 평범한 스타일에 에지를 더해주고 헤어스타일을 정리하기 여의치 않을 때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방콕처럼 햇볕이 강한 여행지에선 더욱 실용적이다. 또 오래 걸어 다녀도 발에 무리가 가지 않는 플랫폼 슈즈는 편안한 것은 물론 룩의 임팩트를 살려준다. 스니커, 구두 2가지 타입은 여행지에 맞게 활용 가능하다. 구조적인 셰이프가 돋보이는 화이트 플랫폼 샌들이 그녀를 어디로 데려갈지 궁금해진다.
헤어&메이크업 서경, 강미(순수 도산본점, 02-515-5575)
■진행 / 박솔잎 기자 ■사진 / 김영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