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트 셔츠 26만8,000원·커팅 디테일이 독특한 재킷 39만8,000원·셔츠를 덧댄 듯한 디테일의 쇼츠 17만8,000원, 렉토.
1년 만이다. 배우 황보라(32)가 대중 앞에 다시 서게 된 것이. 2003년 SBS 10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이후 쉼 없이 달려온 그녀는 지난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모처럼 휴식기를 가졌다. 휴식은 그녀 스스로가 원한 것이다. 20대에 뜨겁게 불타올랐던 일에 대한 열정이 30대가 되니 허무함으로 바뀌었기에, 그래서 욕심을 버리고 스스로를 돌아보기 위해 휴식을 택한 것이다.
“생각해보면 20대에는 일만 한 것 같아요. 언제 어느 때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될지 모른다는 조급함 때문에 여행조차 다니지 못했죠. 일 외에 자신을 위한 일은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허무하게 좋은 시절을 보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1년이라는 시간을 스스로에게 투자해보고 싶었죠.”
1년 동안 그녀는 친구들과 미국, 하와이로 여행도 다녀오고 등산과 걷기 운동을 하면서 온전히 자신만을 살피는 시간을 보냈다.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함께하는 스태프와 중국어 공부를 하면서 자기계발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런 재충전의 시간이 있었기에 모처럼 시작하게 된 일이 반갑기만 하다. 그녀는 지난 3월 18일에 시작한 JTBC ‘욱씨남정기’에서 ‘한 미모’ 하는 직장생활 2년 차 비정규직 오피스 걸 장미리 역을 맡았다. 이 드라마는 코미디판 ‘미생’과 같은 것으로 갑과 을의 얽힌 관계 속 에피소드를 보여주며 직장 생활의 고군분투기를 그리는데, 그녀는 겉으로는 상큼 발랄하지만 나름의 사연과 애환을 가진 매력적인 인물을 연기한다.

블랙 톱 6만8,000원대, ZARA. 옷핀 장식으로 포인트를 준 블랙 팬츠 가격미정, 하나차. 블랙 플랫폼힐 가격미정, 슈즈원.

독특한 커팅 디테일의 블랙 원피스 80만원, 요하닉스.
그녀의 복귀가 반가운 것은 달라진 이미지도 한몫한다. 귀여운 이미지에 통통 튀는 매력이 돋보이는 소녀 같았던 그녀가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보인 날, 여인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여성스러운 분위기로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그녀는 데뷔 후 처음으로 머리를 길렀다. 헤어스타일을 바꿔보자는 스태프의 요청으로 기르기 시작했는데, 이미지가 180도 바뀐 계기가 됐다. ‘젖살’이라고 불리는 통통했던 볼살이 빠지자 여성스러운 매력이 더해졌다. 따로 다이어트를 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대식가인 그녀는 음식을 가리지 않고 복스럽게 먹는다. 대신 평소 운동을 좋아해 그만큼의 칼로리를 소모한다. 그녀가 즐겨 하는 운동은 걷기.
“걷기 운동은 허리가 아파서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얼마나 걸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만보기를 차고 천천히 걷는 것부터 시작했는데, 차차 자신감이 붙어 아침 8시부터 밤 11시까지 8만 보를 걸은 날도 있어요. 무작정 길을 걷다 보면 잡생각이 없어지고 제 자신과 마주하게 되죠. 허리가 나아진 것은 물론 다이어트 효과도 있고,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최고의 운동인 것 같아요.”

페플럼 스타일의 화이트 드레스·소매 커팅 디테일의 재킷 가격미정, 하나차.

체크 패턴 슈트 재킷 16만원대·팬츠 8만원대, 딘트. 선글라스 20만9,000원, 래쉬.
황보라는 밝고 낙천적이다. 심심하고 조용한 것을 참지 못한다. 그래서 주위에 친구도 많다. 운동을 할 때도, 그림을 그릴 때도, 밥을 먹을 때도 모두 친구와 함께다. 달리 해석하면 외로움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지 못한다. 그런 그녀에게 결혼 계획에 대해서 묻자 “No”라는 답이 돌아왔다. 아직은 결혼할 마음이 들지 않는다는 게 그 이유다.

블랙 블라우스 69만8,000원, 하나차. 언밸런스 커팅 블랙 스커트 28만6,000원, 카메오 더라벨.
지금 그녀에게는 결혼보다는 일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다. 그러나 그것은 20대 때와는 다른 열정이다. 20대에는 ‘내 성공’만 바라보는 욕심에 가까운 열정이었다면 지금 그녀의 열정은 사소한 것에도 감사하며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운 열정이다. 20년 차 선배가 “나는 이제 시작이고 주어진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감사하다”라며 식지 않는 열정을 가지고 임하는 모습을 보고 깨달은 바가 많다고 한다.

오프 숄더 스트라이프 셔츠 18만7,000원·컬러 블록 스커트 24만8,000원, 렉토.
배우가 아닌 인간 황보라로서의 바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주위 사람들과 함께 행복을 나눌 수 있는 마음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그녀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상쾌해지는 오렌지 컬러처럼 긍정의 에너지를 발산하는 매력적인 사람이자 배우다.
■진행 / 이은선 기자 ■글 / 한정은(프리랜서) ■사진 / 신우(프리랜서) ■제품 협찬 / 딘트(02-3442-0220), 래쉬(02-514-0692), 렉토(02-790-0797), 슈즈원 (02-3443-1703), 요하닉스(070-7781-2117), 카메오 더라벨·하나차(02-3444-4756), ZARA(02-3413-9820) ■헤어&메이크업 / 진, 홍명연(에스休, 02-3448-3007) ■스타일리스트 / 김보라, 오남정(어시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