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2K 복고 열풍이 자리잡고 있으나 유독 요지부동 돌아오지 않는 패션 스타일이 있다. 바로 스키니진이다.
패션계에 Y2K 복고 열풍이 자리잡고 있으나 유독 냉담한 패션 스타일이 있다. 바로 스키니진이다. 좁은 바지통에 두 다리 간신히 넣고 폴짝폴짝 뛰며 바지 단추를 잠궜던 일, 하루 종일 스키니진을 입다 소화불량에 걸리기도 하고 허벅지가 저리기도 했다. 과거에는 누구나 당연한 듯 입었던 스키니진이 어느 순간 사라져버렸다. 유행은 돌고돈다지만 “다시는 입지 않겠다”는 여성들의 목소리 강도도 만만치 않다. 왜일까?
한동안 스키니진은 다리를 길고 날씬해 보이게 만드는 ‘필수 아이템’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와이드 팬츠, 스트레이트 핏, 조거 팬츠 등 편안한 실루엣이 자리 잡으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단순히 스타일의 변화라기보다, ‘몸을 덜 조이는 옷’을 선택하는 흐름이 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타이트한 하의가 신체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스키니진은 허벅지와 종아리를 강하게 압박한다. 장시간 착용할 경우 말초 혈류가 원활하지 않아 다리 저림, 붓기, 냉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장시간 앉아서 근무하는 직장인이라면 부담이 커진다.
의학적으로 ‘감각이상성 대퇴신경통(meralgia paresthetica)’이라 불리는 증상이 보고된 바 있다. 허벅지 바깥쪽 감각 신경이 압박되면서 저림이나 화끈거림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꽉 끼는 바지, 코르셋, 벨트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복부를 조이는 의류는 위와 장을 압박해 소화 불량이나 복부 팽만감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식후 착용 시 불편함을 느끼는 사례가 많다. 여성들에게는 위생문제도 컸다. 통풍이 잘되지 않으면 땀과 열이 차면서 피부 트러블이나 염증 위험이 커진다. 질 건강과도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쯤되면 스키니 진에 대한 여성들의 외면이 당연해보인다. 코르셋이나 보정속옷 시장이 바닥을 친 이유도 일맥상통하는 지점이다.
패션계는 이미 실루엣의 변화를 감지했다. 하이웨이스트 와이드 팬츠, 루즈핏 데님, 슬랙스형 진이 주류로 자리 잡았다. 과거처럼 “날씬해 보이는가”가 최우선 기준이 아니라, “편안하게 오래 입을 수 있는가”가 소비 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2009년 소녀시대는 스키니진에 하이힐을 신고 노래 ‘GEE’를 불렀다.
한 패션 업계 관계자는 “스키니진은 특정 체형을 이상적인 기준으로 전제한 아이템이었다면, 최근 트렌드는 다양한 체형을 포용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패션은 순환한다는 말이 있다. 몇 년 후 다시 슬림 핏이 유행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과거처럼 압박감이 강한 초밀착 스키니진이 ‘표준’이 되는 시대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여성 소비자들의 선택은 분명해 보인다. 예뻐 보이기 위해 참는 옷보다는, 몸이 편안한 옷을 고르겠다는 태도다. 유행은 돌아올지 몰라도, 불편함을 감수하던 감각은 이미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