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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에 바삭바삭 말린 빨래는 향기롭고 기분이 좋다. 하지만 막상 입어 보면 뻣뻣하거나 거친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다. 특히 면 티셔츠나 데님 같은 옷은 자연 건조 시켰을 때 어쩐지 부드럽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그렇다고 어느 가정에서나 매번 건조기의 힘을 빌릴 순 없다. 전문가들은 자연 건조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옷감을 부드럽게 유지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고 조언한다.
자연 건조가 옷을 거칠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은 섬유의 수분 증발 방식에 있다. 세탁 후 옷감 속 수분이 자연스럽게 빠져나갈 때 섬유가 자연적으로 뻣뻣해지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바람이 센 날에는 섬유가 더욱 뻣뻣해질 수 있다.
가장 먼저 시도해볼 것은 헹굼 단계에서의 관리다. 마지막 헹굼 후 물기를 가능한 한 가볍게 털어주는 것만으로도 섬유 사이에 남은 물이 골고루 빠져나가면서 섬유끼리 엉겨 붙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세탁 후 옷을 흔들어 섬유를 펴는 동작은 이후 공기 건조 시 확실한 차이를 만든다.
또 하나의 팁은 식초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세탁 시 섬유유연제를 쓸 수도 있지만, 물이 단단한 지역에서는 백 식초를 아주 소량(1~2 큰술)을 헹굼물에 넣는 것이 섬유 표면을 부드럽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식초는 섬유에 남아 있던 세제 잔여물과 미네랄 성분을 어느 정도 중화해 주고, 자연 건조 시 뻣뻣함을 줄여 준다는 점에서 추천된다.
또 하나, 옷을 걸어 말릴 때의 간격을 넉넉하게 잡는 것도 부드러움을 좌우한다. 옷과 옷 사이가 너무 붙어 있으면 바람과 햇빛이 골고루 닿기 어렵고, 섬유끼리 마찰이 생겨 거칠어질 수 있다. 가능한 한 적당한 간격으로 넉넉하게 널어주는 것이 공기 흐름을 좋게 해 옷감을 부드럽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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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처럼 여름철 습도가 높거나 장마가 지속되는 시기, 외부 기온이 찬 겨울에는 실내 건조 패턴도 중요하다. 환기가 잘 되는 공간에 옷걸이를 둬 적절한 바람과 함께 말리는 것이 중요하며, 바람이 잘 통하지 않으면 건조기가 아니어도 선풍기나 에어 서큘레이터를 활용해 공기 순환을 만들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옷걸이를 선택할 때도 작은 차이가 난다. 얇은 철사 옷걸이보다는 통이 넓고 곡선이 있는 옷걸이를 쓰면 어깨선이 덜 눌리며 옷이 자연스럽게 늘면서 더 부드러운 질감을 유지한다. 특히 셔츠나 니트류는 옷걸이 형태로 말린 뒤 어깨를 살짝 정돈해 주면 다림질 부하도 줄어든다.
공기 건조만으로도 섬유의 잔향이 나쁘지 않게 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세탁 후 마지막 헹굼 시에 허브 스프레이나 라벤더 추출물 몇 방울을 미지근한 물에 섞어 살짝 뿌려주면 햇빛 아래 자연 건조 시에도 은은한 향이 남아 빨래의 기분을 바꿀 수 있다.
오래 말린 옷이 거칠게 느껴지는 것을 방지하는 또 다른 방법은 건조 직전 단계다. 옷이 거의 마를 때쯤 바람이 덜 강한 곳으로 옮겨 10~15분 정도 자연스럽게 마르게 두는 것만으로도 섬유가 수축하면서 생기는 뻣뻣함을 줄일 수 있다. 실내로 옮길 때도 옷걸이를 뒤집어 놓는 것이 아니라 정방향으로 유지해 섬유 결을 살리는 것이 좋다.
공기 건조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환경친화적인 방식이기도 하다. 특히 작은 아파트나 베란다를 활용하는 가정에서는 날씨가 좋은 날 잠깐만이라도 햇빛 아래 건조하는 것이 곰팡내를 막고 자연스러운 산뜻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햇빛이 너무 강한 한낮에는 오히려 섬유가 급격히 마르면서 단단해질 수 있어 오전과 오후 초반의 온화한 햇빛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