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내집 마련을 목표로, 정우성 기자& 미래에셋 정성기 부지점장이 함께합니다!
“요즘은 중국이래요, 수익률이 100%가 넘어가는 것도 있대” “전 일본에 투자했는데 매달 마이너스예요”
“베트남이랑 두바이도 뜨고 있다는데…” “저도 한 달에 20만원 정도는 적립식으로 한번 해보려고요” 지난 10월 12일 금요일 점심시간, 정동 어느 식당에서 나눈 ‘평범한’ 직장인들의 대화다. 식사를 마치고도 펀드에 대한 얘기는 한참이나 이어졌다. 언론에서도 난리다. 중국 펀드가 대세라는 얘기는 상식이 됐다. 이유가 궁금하지 않은가. 대체 왜 지금, 펀드인지.
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합리적인 이유
부동산이나 주식에 남다른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지금까지 가장 성실한 자산운용(재테크) 방법은 ‘저축’이었다. 성실하게, 안정적으로 매달 붙어가는 이자를 계산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하지만 2007년 11월, 아직도 ‘전 저축만 해요’라고 말한다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라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다. 정성기 미래에셋 강남 매직지점 부지점장은, ‘은행을 피하라’고 말한다. 은행권에서 들으면 발끈할 수도 있겠지만, 이유는 궁금하다.
“인구통계학, 사회환경적인 요소들이 다 맞물려 있습니다. 저금리, 고령화, 조기은퇴 같은 지금의 환경이 ‘펀드’라는 ‘괴물’을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이제 더 이상 ‘금리’를 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대신 `수익률이라는 단어가 자리 잡았죠. 펀드 열풍은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은행을 피하라는 말은 곧 `‘저축을 피하라’는 말이다. 자산을 가만히 저축해놓고 이자를 기대하는 것은 더 이상 돈을 불릴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이 아니다. 2001년, ‘펀드’라는 말이 처음 나오기 시작했을 때의 반응은 지금과 정반대였다. “그 위험한 걸 왜 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금리나 부동산으로 쏠쏠한 ‘재미’를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리는 경제성장률과 궤를 같이한다. IMF 당시 치솟았던 금리는 지금 연 5% 정도로 고착화 됐다. 한국 같은 중선진국의 성장률은 5%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금리도 그 정도라고 가정했을 때 연 물가 상승률 3~4%를 고려하면 정작 투자자의 호주머니로 들어오는 이윤은 얼마 되지 않는다. ‘원금 보존’ 정도의 의미가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은행 이자는 물가 상승률을 상쇄하는 정도라고 생각해도 무리가 없습니다. 지금보다 금리가 더 떨어진다면 ‘마이너스’가 되는 거죠. 통장에 이자는 찍혀 있지만 물가상승 분을 빼면 실질적인 가치는 떨어진 겁니다. 이자가 붙었다고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거죠.”
12~15%의 고금리 시대에는 은행 이율만으로 만족할 수 있었다. 직·간접 투자의 위험부담을 안고 주식시장이나 펀드에 돈을 투자할 필요성이 적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저성장률, 저금리 시대인 지금, 합리적인 범위의 리스크(위험부담)는 안고 갈 만하다는 인식이 일반화 됐다. 기업에 대한 세세한 투자 정보나 실물경제에 대한 지식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일반투자자’들이 전문가에게 돈을 맡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직접 투자의 위험성
지난 10월, 종합주가지수가 2000을 넘어섰다. 이쯤 되자 대학생들은 물론이고, 초등학생들까지 주식시장을 기웃거린다는 풍문도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었다는 사람은 드물다. 활황일 때나 불황일 때나 마찬가지다. 거기에는 현실적인, 그리고 심리적인 이유가 있다.
“직접 투자는 마약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도박’이 도박인 이유는 ‘우연성’이 전제되기 때문이죠. 주식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 투자자가 종목에 투자를 할 때는 일정한 기대심리가 있습니다. 돈을 벌고 싶다는 ‘욕심’, 그리고 돈을 잃을 수도 있다는 ‘공포’를 기본적으로 안고 투자시장에 들어섭니다.”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보겠다는 ‘욕심’은 합리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다. 주식은 합리적으로 분석하고 냉철하게 뛰어들지 않으면 이길 승산이 현저히 낮은 시장이다. 개인 투자자의 분석과 판단이 기간 투자자나 외국계 투자자들의 그것을 능가할 가능성 또한 희박한 것이 현실이다.
‘어떤 종목이 오른다더라’며 흔히 들리는 달콤한 풍월은 이미 ‘낡은 소식’일 승산이 크다. 개인 투자자의 정보와 전문가 집단의 정보 사이의 시차는 엄청나다. 전문가들은 이미 알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대처한 후의 정보가 개인 투자자들의 귀에 들어오는 것이다. ‘정보’의 측면만 놓고 봐도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 주식 투자의 현실이다.
“한 발 늦은 정보로 시장에 뛰어들면, 100번 싸워 10번 정도 이길 수는 있겠지만 90번은 질 수밖에 없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진짜 ‘타짜’와 화투를 쳤을 때는 전문 도박사도 질 수밖에 없겠죠. 같은 이치입니다. 개인에게 들리는 정보는 이미 ‘죽은 정보’라고 봐도 됩니다.”
물론, 주식시장에서 ‘개미’들의 승산이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다. 항상 지는 게임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벌었을 때 주식 시장을 `완전' 털고 나가지 않는다면 게임은 끝나지 않는다. 승률은 점점 낮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몇 번이라도 ‘이기는 게임’을 경험한 개인 투자자가 시장을 완전히 털고 나가는 것은 ‘심리적으로’ 어렵다. 주식시장에서 직접 투자보다 간접 투자인 ‘펀드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합리적인 수익률과 상대적으로 낮은 위험부담을 담보로 하는 것이다.
중국 펀드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는 현상에도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언론에서 연일 보도되는 중국 주식시장의 활황과 경제성장률도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언론 보도를 보고 선뜻 중국시장에 투자를 결정하기에는 찜찜한 구석이 있다. 보도는 현상을 중계할 뿐, 이유를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시장이 활황인 데는 인구통계학적인 이유가 있다.
“쉽게 말하면, 경제활동을 하는 연령의 분포가 어디에 있느냐를 판단의 근거로 삼는 겁니다. 일본의 경제활동 주력 연령대는 40대죠, 한국은 30대입니다. 인구분포를 보면, 한국과 일본은 노령층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일을 해야 하는 젊은 층은 줄어들고 있죠.”
한국은, 일본보다 10년 정도 젊은 주력군이 경제를 이끌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중국은, 한국보다 10년 정도 어리다. 중국의 주력군은 20대다. 저출산·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한국의 사정에 비해 중국은 10년 정도 젊은 셈이다. 더 많은 젊은이들이 더 활발한 경제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 시장 또한 활발하게 요동치고 있다.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는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비교했을 때, 중국의 상황은 투자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많고 그 만큼의 수익 또한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의 1960~70년대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한국의 베이비붐은 1950년대 후반, 6·25 이후였습니다. 그때 태어난 1차 베이비부머들은 70~80년대에 활발한 경제활동을 했고, 어디에 투자를 해도 돈을 벌 수 있었죠. 2차 베이비부머는 70년생 전후입니다. 1차 때 ‘부동산’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이 많았다면 2차 때는 80~90년대에 한국의 자본시장에 돈이 축적되면서 금융자산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한국은 뭐니 뭐니 해도 부동산’이라는 말이 힘을 잃어가는 이유도 같은 맥락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부동산으로 부자가 된 1차 베이비부머들은 은퇴를 앞두고 있다. 가지고 있는 부동산을 현금화해야 하는 시기가 됐다. 자연스럽게 부동산 매물이 늘어나지만, 그것을 필요로 하는 수요층은 얇다. 부동산의 가치가 하락해서가 아니다. 공급을 소화할 수 있는 절대 인구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지금의 일본을 보면 10년 후 한국의 상황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일본의 젊은이들은 집을 구매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낍니다. 부모가 집을 한 채씩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외동인 두 사람이 결혼을 하면 부모님 사후에는 집이 두 채가 생기는 거죠. 출생률은 이미 1.1명 정도에 불과하니까요.”
지금 한국의 출생률도 1.5명을 넘지 않는다. 요즘은 외동이 흔하다. 양가 부모님이 집을 한 채씩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면, 외동인 두 사람이 결혼했을 때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게 된다. 한 쌍의 부부가 두 채의 집을 물려받게 되는 것이다. ‘집=재산’이라는 개념은 과거의 것이 되고, 10년 후의 부동산시장은 안정세에 접어들게 된다는 계산이 나오는 배경이다. 동시에, 금융시장으로 돈이 몰리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굴곡이 있겠지만, 향후 10년 동안 한국의 주식시장은 상승할 거라고 예측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10년 후에는 경제활동 주력군이 40대 후반이나 50대로 넘어가죠. 은퇴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동시에 일할 수 있는 인구는 줄어들죠. 그때 한국의 주식시장은 하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인구구조를 바탕으로 한 나라의 경제 상황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것은 수많은 예측 모델 중 하나다. 동시에 큰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분석법이기도 하다. 경제활동 주력군의 ‘젊음’과 경제 발전 가능성을 예측한다면, 중국으로 돈이 몰리고 있는 이유 또한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개인 투자자들은?
‘투자’와 ‘투기’의 경계선은 두껍지 않다. 금융시장에 돈을 투자할 때는 항상 ‘투자’ 마인드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리겠다는 `투기 욕심보다는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개인 재무 설계가 중요합니다. 개인과 가정의 인생 전체를 놓고 기간 분산을 통해 단기, 중기, 장기 계획을 세워서 필요한 시점에 돈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본이죠. 미국이나 유럽에는 한 가정의 ‘재무주치의’가 일반화돼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상담을 하고 은퇴, 투자, 상속, 증여 계획까지 조언을 구하는 제도가 마련돼 있는 거죠. 한국에도 그런 개념이 도입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개인 투자자들은 언론이 전하는 정보나 ‘소문’에 의지해 투자를 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전문가에게 설계를 받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정성기 부지점장은 “현실적인 어려움을 인정한다”며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는 것이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고객은 은행이나 투자사의 전문가가 권하는 상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직접 분석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지식과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꾸준하게 관심을 갖고 직접 찾아가 조언을 구한다면 나름의 주관으로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을 많이 찾아서 만나고, 듣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국내외 금융 시장은 ‘위험부담’을 감수하더라도 `‘합리적인 투자’를 고려할 가치가 있는 분야다.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고, 기본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지식이다. ‘단기간에 재산을 불리겠다’는 마음보다는 ‘경제의 흐름을 타고 장기적으로 투자하겠다’는 마음과 ‘공부하는 자세’로 접근하는 것이 자산 운용의 첫걸음이다.
도박’이 도박인 이유는 ‘우연성’이 전제되기 때문이죠. 주식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 투자자가 종목에 투자를
할 때는 일정한 기대심리가 있습니다. 돈을 벌고 싶다는 ‘욕심’, 그리고 돈을 잃을 수도 있다는 ‘공포’를 기본적으로
안고 투자시장에 들어섭니다.
미래에셋 생명 매직지점 부지점장 정성기 프로필
연세대학교 법학 / 성균관대학교 경영학 전공
신한 LC사업부 최초 Senior Life Consultant 자격 획득
월간 최다 계약 / 최고사망보험금보장 기네스 보유
2004, 2005년 전 세계 MDRT(03’ 1.1-04’ 12.31) 자격인증
AFPK(Associate Financial Planner Korea) 자격 보유
CFP(Certified Financial Planner: 국제공인재무설계사) 수료
2006년 10월 펀드취득권유 자격증 취득
현재 미래에셋 생명 매직지점 세일즈 매니저(2006`.5`.25~현재)
FY’06 미래에셋생명 Awards 매니저 부분 Gold Qualified
■글 / 정우성 기자 ■도움말 / 정성기(미래에셋 강남 매직점 부지점장) ■사진 / 이성훈, 경향신문포토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