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중심을 잃었다면, 센스 있게 엉덩이로 꽈당!
지난겨울 김 모씨(30)는 친구들과 스키를 타다가 대수롭지 않은 부상을 당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전신마취까지 하는 ‘큰 수술’로 이어졌다. 이처럼 스키는 설원에서 스릴을 만끽 할 수 있는 인기 스포츠지만, 자칫 방심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재미는 2배’로 느끼면서 ‘안전’하게 스키를 탈 수 있는 방법을 스키장의 안전을 책임지는 ‘패트롤(안전요원)’에게 들어봤다.
사람들의 잘못된 스키 상식 중 하나는 바로 ‘준비운동’이다. 막연히 준비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에이 그까짓 거 꼭 해야 하나’라고 쉽게 무시해버리기 일쑤인 것. 하지만 스키를 타기 전 준비운동을 한 사람과 안 한 사람의 차이는 그야말로 ‘천지차이’다. 몸의 근육이 이완된 상태에서 넘어졌을 때는 ‘단순 타박상’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 있는 상태에서 넘어졌을 경우에는 뼈가 ‘골절’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스키나 보드를 타기 전에는 꼭 스트레칭을 중심으로 준비운동이 필수임을 명심하자.
안전하게 넘어지는 방법은 ‘엉덩이’
슬로프를 타고 내려오다가 몸이 균형을 잃게 되면, 재빨리 안전하게 넘어지는 것이 상책이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면 더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속도가 붙은 상태에서는 당황하기 쉽다. 이럴 때는 인체에서 살이 많은 ‘엉덩이’ 부분으로 과감히 슬로프에 몸을 던지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만약 넘어질 때 손으로 집게 되면, 손목이 삐거나 골절 될 가능성이 높고, 어깨가 탈골될 수도 있다. 특히 여성들은 그 충격으로 쇄골까지 골절 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안전장비를 창피해하지 마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키를 탈 때 ‘손목 보호대’와 ‘무릎 보호대’, ‘엉덩이 보호대’ 등 ‘안전장비’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른다. 스키복을 입고, 고글을 쓰는데 또 무슨 ‘안전장비’가 필요하냐는 것. 하지만 ‘손목 보호대’는 넘어졌을 때 ‘손목과 어깨’의 손상을 덜어줄 수 있고, ‘무릎 보호대’는 무릎 십자인대 파열과 손상을 덜어줄 수 있다. 특히 스키 플레이트는 본인의 몸보다 길기 때문에 넘어지면 다리가 엉키면서 무릎에 심한 충격을 줄 수 있다. 심할 경우 인대가 늘어나거나 파열되는 것. 때문에 스키에 필요한 안전장비는 스키를 재미있고, 안전하게 탈 수 있는 필수요소다.
스키를 보다 안전하게 타기 위해서는 자신에 맞는 ‘슬로프’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높은 곳에 올라가서 슬로프를 타고 내려오면, 무언가를 ‘정복’한 것 같은 희열감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자신의 실력에 맞지 않는 슬로프를 선택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사고를 당한다. 슬로프는 날씨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날씨가 따뜻하면 물기가 많아서 슬로프가 푹푹 꺼질 수 있고, 추우면 빙판처럼 얼어버릴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아마추어들은 더욱더 속도 제어를 하기가 힘들다.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슬로프를 선택해 항상 ‘위험’에 대비하는 마음 자세를 잃지 않는 것이 스키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스키를 배우지 않아도 탈 수 있다는 생각은 ‘금물’
일반 인들은 스키를 ‘전문 강사’에게 제대로 배운 경우가 거의 드물다. 대부분은 스키를 잘 타는 친구들에게 얼렁뚱땅 강습을 받고, 곧바로 초·중급용 슬로프에 올라간다. 스키 렌털과 비싼 리프트 비용까지 내가면서 배우는 데 시간을 빼앗기는 일은 매우 억울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곧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잊지 말자. 강습을 받고 스키를 탈 경우에는 ‘안전하게 넘어지는 법’, ‘장비의 용도’, ‘주의 사항’, ‘기본 준비운동의 필요성’ 등을 세세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더욱 안전하게 스키를 탈 수 있다는 것. 돈이 조금 들고, 손해 보는 기분이 들어도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는 ‘사전 강습’을 받는 것이 훨씬 좋을 것이다.
※패트롤은 슬로프의 안전 상태를 점검하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며, 부상자를 신속히 이송해 2차 부상을 막는 등 ‘스키장의 꽃’이라 불리는 안전요원이다.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도움말 / 박석민(대명비발디파크 패트롤 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