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로 화해하는 남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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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로 화해하는 남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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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고 나서 다짜고짜 달려드는 남자에 대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느 조사 결과에 따르면 80%의 남편이 부부싸움 후 화해의 의미로 섹스를 한다고 한다. 죽일 듯이 싸우다가 하룻밤 만에 칼로 물 베고 나온다는 커플들. 정말 섹스가 화해의 도구가 될 수 있는 걸까?


[카마수트라 섹스]섹스로 화해하는 남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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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안 돼~
L양의 침실에서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일주일 전 분명 부부싸움으로 냉전 중이었는데 은근슬쩍 술의 힘을 빌려 L양의 이불 속으로 들어온 남편 P군 때문이었다. 아직 20대 젊은 부부이니 자고 나면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그럴 줄만 알았는데 잔뜩 손톱을 세우고 L양이 달려든 것이다.

“그게 무슨 무기라도 돼? 치사하다!”
P군은 이번에도 실패다. 분명 선배들 말로는 ‘여자란 그저 한번 꽉 안아주면 그만이다’라고 했는데.


“잘못한 걸 사과하기는커녕, 섹스로 무마하려고 하는 남자를 용서할 수가 없어요. 한번은 자고 있는데 다짜고짜 속옷을 벗기고 삽입하려고 하는데 정말 강간당하는 것 같았어요. 이런 기분을 느꼈다고 하면 남편이 펄펄 뛰겠지만 ‘부부간에도 강간죄가 성립한다는 말을 이럴 때 하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섹스 못해서 안달 난 여자처럼 보였나 보죠? 그거 한번이면 모든 게 용서된다는 착각, 반드시 뜯어 고치고야 말겠어요” -‘지대로’ 열 받은 L양


꼼짝 못해~
“벌써 3일째 토라져 있는 마누라를 어떻게 풀어주어야 하나 고민 끝에, 내키지는 않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안아주기로 했습니다.‘미안하다’고 말하기도 쑥스럽고,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일로 벌어진 부부싸움이기에, 손을 내밀면 그냥 잡아주는 것으로 화해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염화미소라는 말은 이럴 때 하는 것이죠. 돌아누워 있는 아내의 등을 살포시 안아주었더니 아내가 놀라며 제 몸을 밀어내더군요. “가만히 있어”라고 귓속말로 속삭이고 그녀의 양팔을 결박하듯이 양손으로 잡은 뒤 얼마간 있었더니 그녀가 힘을 풀더군요. 계속 돌아 누워 있기에 뒤에서 하는 체위를 원한다고 판단했죠. 계속 목 뒤를 애무했더니 그녀의 숨소리도 젖어 있었구요. 다리는 여전히 뻣뻣하게 굳어 있었지만 그녀가 긴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손으로 애무했더니 이미 촉촉해져 있었고 나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망설일 필요 없이 삽입했고 평소와 다르게 흥분도 오래 지속되더군요. 저도 만족했고, 그녀도 만족했을 거라고 믿어요. 왜냐하면 다음날 아침상에 제가 좋아하는 육개장이 올라왔거든요. 여자들 마음 돌리는 데는 뭐니 뭐니 해도 이 방법이 최고죠. 그녀는 저한테 꼼짝 못하거든요.” -든든한 아침 드신 P군


[카마수트라 섹스]섹스로 화해하는 남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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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은 자유 or 범죄?
부부생활을 하면서 종종 실수를 하는데, 상대가 지금 나와 똑같이 흥분하고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에서다. 이것이 부부싸움 후에 섹스로 풀겠다는 계획에 차질을 빚는 이유일 것이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인간은 말할 줄 아는 동물이니 직접 물어보면 될 것인데, 사실 “당신 지금 흥분했어?”라고 묻는 것이 얼마나 민망한가. 대부분 표정을 보거나 상대의 사인을 보고 지레 판단하는 것인데, 문제는 오랫동안 결혼생활을 했다고 하더라도 종종 사인이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O양이 결혼 초에 겪은 웃지 못할 사연을 들어보시라. 당신도 이런 경험 한두 번 있지 않았을까?


착각 하나
하루해가 짧기만 했던 신혼 시절, 눈만 뜨면 ‘그 생각’을 한다는 그 시절에 있었던 일이다. 벌써 다섯 번도 넘게 했는데, 새벽에 선잠을 깨 눈을 떠보니 남편의 그것이 단단하게 서 있는 것이었다. ‘안 자고 있었어? 나를 원하는구나’라고 생각했던 O양. 그가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로 애무를 시작했는데, 이 정도면 반응이 오겠다 싶었는데 ‘드르렁~’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 이런 민망하고 난감할 데가. 분명 그가 코를 골면서 자고 있는 것이다. 남자의 새벽 발기를 착각하고 만 착한 아내. 다음날 아침에 남편 얼굴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을 정도였단다. 결국 새벽에 일어나 혼자서 원맨쇼한 O양의 이야기다.


여자도 남자의 몸에 대해 종종 이런 착각을 한다. 남자는 흥분하면 발기하는데, 흥분하지 않고도 발기하기도 하며, 발기한다고 해서 매번 섹스를 원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여성들이 많다. 이것은 착각이니 이제라도 알고 대처하면 되겠지만, 착각이 지나치면 범죄가 되는 법이다.


착각 둘
“너도 원하고 있었잖아!” 남자가 기고만장이다. 여자는 원하지 않는 섹스를 강제로 했다고 따지는 중이고, 남자는 자신을 치한 취급한다고 노발대발하는 것이다. 여자의 마음은 참으로 묘한 것이, 시작할 때는 좋았다가도 거사 직전에 마음이 바뀌는 경우도 숱하다. 인정! “내가 이런 말까지 해야 해?”라며 시작한 남자의 요지는, 여자의 질이 애액으로 촉촉히 젖어 있었다는 것. 그건 애무에 만족했다는 증거고, 삽입을 원한다는 사인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남자들 90% 이상이 하는 착각이다. 여자는 질이 애액으로 촉촉하게 되면 바로 삽입을 원할 것이라는 것. 하지만 여자의 성기가 자극에 의해 애액을 분비했더라도, 남자의 새벽 발기가 의미 없듯이, 젖었다고 해서 다 섹스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쳐 죽일 강간범들의 “여자도 좋아했다고요”라는 말은 그야말로 헛소리라는 얘기다. 건강한 남자가 성적 자극을 받아 발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건강한 여성도 성적인 자극을 받으면 애액을 분비한다. 섹스를 원하지 않더라도 몸은 자극에 반응하는 것, 그뿐인 것이다.


섹스로 화해하는 법
그렇다면 섹스로 화해하는 법은 없는 걸까? 물론 있다. 위와 같은 착각과 오해를 버린다면 가능하다. 어설픈 사인으로 서로를 판단하지 마라. 다만, 시도할 때는 전혀 낯선 상대를 만난 듯이 긴장하고 조심스럽게 시작하길 바란다. ‘하룻밤이면 그만이야’라는 자세로 상대를 가볍게(?) 보지 않는다면 섹스는 한마디 말보다 더 훌륭한 화해의 도구가 될 수 있다.


* 새로운 장소를 찾아라
‘섹스란 마음이 동하면 언제나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은 감정이 예민해져 있는 부부싸움 후에는 통하지 않는다. 주위를 환기시킬 수 있는 전혀 다른 상황에서 섹스의 동기를 부여하자. 가장 적절한 방법은 ‘여행’이다. 다툼의 장소를 떠나지 않는다면 몸은 물론 마음도 다시 가까워지기 힘들다. 성숙한 부부들은 그래서 자주 여행을 떠난다. ‘미안하다. 잘못했다’라는 백 마디 사과보다 말없이 손잡고 기차나 버스에 올라타자.


[카마수트라 섹스]섹스로 화해하는 남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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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드를 잡아라
특별한 무드가 필요하다. 사랑을 고백하는 꽃 한 송이, 둘만의 장소에서 불러주는 추억의 노래, 감동의 선물 등 적절한 이벤트가 필요하다. 이런 것은 평소에 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참으로 시도하기 힘든 일이지만, 잠자리에 들기 전에 와인 한 병을 준비해 건배하는 정도로 시작해보면 사실 무드 잡는 일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무드를 잡고 시작한 섹스와 무드 없는 섹스는 질적으로 차이가 난다.


* 100% 서비스 정신
준 만큼 돌려받겠다는 생각을 버려라. 평소 자신이 했던 애무를 그대로 돌려받겠다는 사인을 주는 분들이 많다. 예를 들어 팔뚝에 키스를 해주고 내 팔뚝을 들이대는 분들 말이다. 이건 자칫 섹스 중에 상대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행동이 될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상대가 해주기를 바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내가 원하는 것은 내 돈 주고 사먹겠다는 심사나 마찬가지. 섹스로 화해하기를 원한다면 오롯이 상대를 위해 모든 것을 서비스하겠다는 자세로 임하자.


* 비장의 무기를 써라
요즘은 사랑을 잘하도록 도와주는 정보들이 넘쳐난다. 한 시간만 투자하면 나만의 비장의 섹스 테크닉을 입수할 수 있다. 평소 상대가 원했던 것이나, 시도해보지 않았던 테크닉을 발휘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색적인 속옷이나 성인용품점에 들러 재미있는 소품들을 구입해보는 것도 좋다. 둘만의 은밀한 놀이를 즐겨라.


* 후희의 정석을 지켜라
화해의 섹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후희라고 할 수 있다. 섹스를 하는 동안은 둘만의 갈등을 잊게 된다. 그렇다면 바로 후희의 시간이 대화를 시도하기 좋은 순간이다. 쉽게 말해 이제야 ‘미안하다’는 말을 꺼낼 찰나라는 얘기다. 여유를 가지고 긴 시간 동안 포옹을 하라. 침대 위에서 가벼운 마사지를 해주고 함께 목욕을 하고 아침 식사를 하는 등 후희의 정석을 지켜라.


* 생색은 절대 NO
지금껏 잘하고도 욕먹는 것은 두고두고 생색을 내기 때문이다. 상대가 감동했다면 그 감동이 오래 지속되느냐는 당신이 생색을 내느냐 끝까지 화해의 무드를 가지고 가느냐에 달렸다.



화해의 히든카드
부부간에 혹은 연인 간에 잦은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마지막 히든카드가 ‘섹스’라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화해가 어려우면 마지막 남은 육체적인 본능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서로를 고치려고 시작했던 싸움에서 한 치의 양보도 기대할 수 없다면 그 부분은 포기하고 기대를 버리는 수밖에 없다고 많은 인생 선배들이 말한다. 그리고 결코 기쁘지만은 않은 섹스를 서로에게 허락하는 것은, 이미 말라버렸을지도 모를 사랑의 샘에 물을 채우는 본능에 호소하는 몸부림이 될 수 있다. 화해의 뜻을 가지고 있다면 아낌없이 서로를 배려하는 섹스를 하라. 그러다 보면 우리의 섹스 라이프의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깨닫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글쓴이 최수진씨는…


37세. 전직 방송작가, 전문 성칼럼니스트로 해외에 거주하며 활동 중이다. 둘째를 가진 만삭의 몸으로 섹스 에피소드 1백 편을 엮은 이색 요리책을 출간하는 기염을 토했다. 성에 대한 그녀의 에너지는 지치지 않는 백만돌이 수준. 칼럼 속 에피소드는 그녀 그리고 친인척, 동료, 이웃들의 생생한 증언을 바탕으로 한다. 일단 그녀의 레이더망에 걸리면 누구든 은밀한 침실을 낱낱이 취재당하며 적나라하게 까발려지기 일쑤. 무한한 상상력과 정보력으로 대한민국 부부 침실 속에 꼭 필요한 섹스 콘티 작성을 위해 오늘도 매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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