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하고는 못 사는 여자’ 김소라 기자에게 듣는다
“참는 게 미덕은 아니에요, 똑 소리 나게 따져야죠. 각자의 작은 노력 때문에 세상이 달라집니다”
‘말빨’이 약해서, 성격이 소심해서, 남에게 싫은 소리 하는 게 싫어서, 귀찮아서, 크게 돌아올 것 같지 않아서… 등등의 이유로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불만이 생겼을 때 그냥 넘어가버리고 있지는 않은가? 이런 이들에게 ‘컴플레인의 달인’ 김소라 기자가 ‘컴플레인’을 제기한다. 당당하게 자기 권리를 찾아야 한다고.
십여 년간 연예부 기자로 치열하게 살아온 그녀는 생활 속에서도 투철한 ‘기자 근성’을 발휘해 매장에서 환불을 받아내고, 이웃에게 소음 피해 없는 공연을 하도록 하고, 항공사의 고질적인 문제를 개선시켰다. 이러한 생생한 경험담을 바탕으로 컴플레인 교과서 「소라의 맞짱 다이어리좦 를 펴내기도 했다.
그녀도 원래부터 싸움에 능한 사람은 아니었다. 어렸을 때는 부모님이 걱정하실 정도로 내성적이었고, 지금도 천성 자체는 소심한 성격이라 ‘이렇게 하면 남들이 뭐라고 생각할까?’ 하는 고민도 많다고.
“솔직히 여자가 나이까지 어리면 부당한 것이 있어도 따지기 쉽지 않죠. 저도 그랬어요. 하지만 일단 마음먹고 얼굴에 철판을 깔면 그 다음부터는 쉬워요. 첫 번째 시도가 중요한 것 같아요. 따지고 보면 항상 비슷한 유형이 반복되거든요.”
김소라 기자는 컴플레인의 장소나 상대는 달라지지만 패턴은 비슷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계속적으로 권리 찾는 연습을 하다보면 금방 익숙해진다는 것. 그래서 초반에는 집에서 ‘이렇게 말해야지’라며 거울을 보며 연습하기도 했단다. 또 일기를 쓰면서 무엇이 문제였고,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정리해보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실전에서도 연습처럼 잘 말하고, 합리적으로 조목조목 잘 따질 수 있게 됐다.
“아무나 잡고 싸우는 게 아니잖아요. 저 역시 웬만하면 싸우지 않으려고 하죠. 하지만 명백하게 내가 불합리한 일을 겪었다면 그만큼의 문제 제기를 해야 하겠지요.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주변 사람들, 세상 사람들을 위해서이기도 해요.”
세상 사는 경험이 새록새록 쌓이면서 그녀의 ‘권리 찾기 분투’ 에피소드도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다. 또 뾰족하게 꺼내 들었던 날 대신 둥근 유연성도 갖췄다. 대신 불합리에 반응하는 촉수만큼은 버리지 않고 다듬고 있다.
“다시 책을 쓴다면 더 잘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는 세상 보는 눈도 좀 달라졌고, 귀찮아서 참는 것도 많아요(웃음). 그런데 잘못된 것을 따지는 요령과 원칙만큼은 더 명확해졌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