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산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재무 설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잘못된 지출은 없는지, 자녀 교육과 노후는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등 궁금하고 답답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레이디경향」은 매달 한 명의 독자에게 60만원 상당의 재무 설계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에 네 번째 주인공은 당찬 꿈을 가진, 30대 초반의 이정수·한미정 부부다.
현재 재무 상황 진단 - 순자산 5억3천5백만원
이 부부의 특이한 점은 가정의 재무 관리를 부인이 아닌 남편 이정수씨가 맡고 있다는 것이다. 부인 한미정씨는 “남편이 재테크와 돈 불리는 것에 관심이 많고 그만큼 재무 관리를 잘할 것 같아 맡겼다”고 했다. 젊은 사람들답게 생각도 합리적이었다.
현재 이들의 재산은 1억8천만원 상당 18평 오피스텔과 2억5천만원 상당 18평 아파트다. 주식, CMA 그리고 MMF에 넣어놓은 1억6천4백만원을 포함해 총 자산이 5억9천4백만원이고 부채 5천9백만원을 뺀 5억3천5백만원이 이들의 순자산이다. 부모님 도움 없이 모은 돈치고는 꽤 많은 금액이다.
매달 수입은 1천5백만원을 웃도는 정도다. 수입 중 3백만원 정도는 지출하고, 나머지는 CMA와 MMF에 넣어둔다. 현재 이들 부부에게는 자녀가 없기 때문에 그동안 대부분의 수입을 저축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개인 사업을 하는지라 수입이 불규칙하기도 하고, 경기가 어려워져 불안한 것이 현실이다.
남들과는 다른 삶을 살고 싶다! - 10년 뒤 1천2백만원의 임대 소득이 목표
처음 이 부부에게 재정 질문서의 답변을 받아보고는 좀 뜬구름 잡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이들의 목표는 크고 뚜렷했다. 첫 번째 목표가 10년 뒤 현재 가치 20억원(10년 뒤 29.6억원) 정도의 건물을 갖는 것이고, 1년 뒤 기존 아파트에 보태어 5억원짜리 집을 장만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녀의 교육 및 결혼 자금을 마련하는 순이다. 또 이들 부부는 10년 뒤에는 현재 가치로 매월 1천2백만원 정도의 임대 소득을 올릴 수 있기를 희망했다. 그 소득으로 편안한 노후를 보장받고 경제적 여유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때문에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이정수씨는 틈틈이 경매 교육을 받으러 다니고 있다.
터무니없는 계획이라면 수정 제안을 하겠으나 그동안 실행해온 것과 이들 부부의 확신에 찬 모습을 보고 충분히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됐다. 조금만 보완하고, 재무 설계에 도움을 준다면 충분할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여러 가지 변수는 상담을 통해서 조정해 나갈 것을 권했다. 흔히 일반 가정에서 목표가 되는 자녀에 대한 문제는 이 부부에게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었다.
20억원 만들기 위한 행동강령 - ‘꿈은 이루어진다’
이들 부부는 수입의 적절한 분산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의 수입만으로 원하는 목표 금액을 만드는 데는 부담이 있으므로 안정 자산과 수익성 투자로 고루 분산해 자산 증식을 꾀해야 한다. 현재의 자산 또한 안정 자산인 CMA에 몰아두는 것보다는 고르게 분산해야 한다. 펀드나 부동산, 주식, 예·적금, 채권 등 다양한 상품을 잘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2. 부동산에 대해 이해하기
아파트 문화의 변화가 예상되는 시점이므로 아파트에 과도하게 투자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목표가 이루어질 때까지 현재의 아파트를 처분한 돈으로 좀 더 넓은 평수의 전세를 선택한다면 여유 있는 자녀 양육과 더불어 자산 가치의 하락을 막을 수 있다. 전세 선택시 집의 근저당을 살펴 불이익을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근저당은 등기부등본상의 채권최고액을 봐야 하며, 주택의 시세와 나의 전세 자금을 비교, 판단해야 한다.
3. 수입의 유지 및 증식에 힘써야 한다
현재의 수입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기 침체가 지속될 수 있으므로 당초 계획한 대로 부인이 출산 후 복직한다면 수입 유지에 많은 도움이 된다.
4. 앞으로의 13년이 인생을 좌우한다
내년에 자녀가 태어나 중학교에 들어가기 전인 13년간의 저축과 투자, 자금 관리가 평생의 계획을 좌지우지하게 된다. 이 때는 본격적인 자녀로 인한 지출이 시작되기 전이므로 독하게 맘먹고 저축해야 한다.
5. 자금 출처조사에 대비하라
이정수씨의 주 수입원은 외식업이다. 그 외 전공 분야인 디자인 자문이나, 컨설팅을 해주고 받는 부수입이 사업 소득보다 많은 경우가 종종 있고 현금으로 받는다. 주변 사람들은 가급적이면 세금을 낮게 신고하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하지만 이정수씨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이라며 조언을 구했다. 10년 뒤 큰 자금이 필요하므로 이정수씨에게 필요한 것은 세금을 줄이는 것보다 오히려 수입을 노출시켜 추후 있을지도 모르는 자금 출처 조사에 대비해야 함을 강조했다.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현재까지는 별 문제가 없으나 자영업자라면 세금 앞에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힘들게 번 돈을 세금으로 내려면 아까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에서도 세금에 대해서는 양보할 뜻이 없어 보이므로 그동안 하지 못했다면 앞으로라도 점차 수입을 현실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실제 세금을 낸 근거 자료가 있다면 자금 출처의 80%를 맞추는 데는 문제없을 것이다. 큰 계획을 갖고 있으므로 떳떳한 자금 관리가 필요하다. 자금 출처를 대지 못하면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되거나 탈세로 인정되어 불필요한 세무 조사를 받게 된다.
6. 금융 거래는 금융 기관을 이용하라
모든 거래와 투자는 현금을 주고받는 것보다 금융기관을 통해 근거를 남기는 것이 보다 명확하다.
흔히 사업을 하는 사람은 부도가 나더라도 다시 사업으로 재기한다고 말한다. 이들 부부는 꿈도 있고, 명확한 목표도 있다. 또 그에 맞는 실천력과 판단력도 있다. 때문에 지금과 같은 목표를 계속 유지하면서 약간의 보완과 수정을 거치면, 충분히 꿈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긍정적이고 활기찬 삶을 살고 있는 이정수·한미정 부부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기획 / 김민주 기자 ■글 / 윤희권(YOON’S FPG, 02-473-4381, rabaul@hanmail.net) ■사진 / 인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