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한 해 동안 여자 재테크 칼럼을 맡은 서민지씨를 소개합니다. ‘골든브릿지 금융판매’의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고객들에게 재무 컨설팅을 해주고 있습니다. 또 기업이나 병원에서 금융 강의를 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집으로 돌아가면 평범한 가정주부가 됩니다. 김장 백 포기는 기본이고 집안일에는 남의 손을 빌리지 않는 억척 주부지요. 누구보다 주부의 마음을 잘 아는 그녀가 말하는 여자 재테크. 첫 번째 시간으로 가계부의 중요성과 신년 재무 계획을 이야기합니다. (편집자 주) |
경제의 기본은 가정에서 나온다
가계부 작성하기
새해가 되면 주부 누구나 한 번쯤 ‘올해에는 가계부를 옹골차게 잘 작성해보겠노라’ 결심하고 서점 혹은 인터넷에서 가계부를 열심히 골라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어떻습니까? 시간이 조금 지나면 귀찮아지고 신년의 결심은 온데간데없고 어느새 가계부에는 먼지가 쌓이게 되죠. 뭐 어때요? 가계부 안 쓴다고 우리 알뜰한 주부님들이 펑펑 낭비하는 것도 아니고, 집안 경제가 엉망이 되는 것도 아니고, 그럭저럭 잘 굴러가는데…. 그런데 제가 지금까지 만난 부자 고객들은 그분들만의 몇 가지 공통점이 있더군요. 첫 번째가 대체로 기록을 잘한다는 거예요. S기업의 회장님 사모님은 30여 년간 가계부를 꾸준히 쓰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렇게 된 동기는 신혼 초 가계부를 쓰며 절약한 백만원을 힘들어 하던 남편의 사업 자금으로 유용하게 사용하면서부터라고 해요. 그것이 지금 자타가 공인하는 천억원대의 부자 반열에 오르게 한 원동력이죠. “이젠 밥 먹는 것처럼 가계부 쓰는 것도 안 쓰면 배고픔을 느낄 정도예요”라는 말씀에 습관의 무서움과 가계부의 중요성을 배웠습니다.
한 분만 더 사례를 들어볼까요? K기업의 회장님은 개인 자산가로서 현금 보유력이 상당한 분이신데 그렇게 된 가장 큰 공신이 가계부였다고 말씀하십니다. 창업하고 5년 정도 잘 운영해왔다고 생각하셨는데 어느 날 세무 조사가 나와 당황하며 이것저것 자료를 준비하셨답니다. 합당하게 사용한 내역에 대한 출처를 증빙할 자료가 없어 어찌할 바를 모를 때 다행히 사모님께서 가계부에 그 사용처를 기입해둔 것이 있더랍니다. 당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사모님도 회사 일에 합류해 일을 하셨답니다. 사모님은 모든 것을 꼼꼼히 적어놓는 습관이 있었고 회장님이 놓친 부분까지 기록을 하신 거죠. 그 덕분에 세무 조사를 잘 마쳤답니다. 그 후론 회장님께서도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고 사소한 일이라도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셨대요. 두 분은 연말이면 서로 각자 기록한 내용을 토대로 지나온 1년을 점검하고 새로운 신년 계획을 함께 세우신답니다. 그러면서 부부의 관계가 좋아짐은 더 말할 나위 없겠죠?
가계부를 휴대하기 좋은 크기의 수첩으로 준비해 그때그때 기록하기도 편했고 미리 다음날 식사 메뉴를 짜임새 있게 적어놓으니 퇴근할 때 장보기도 계획적으로 돼 식료품도 과하게 사는 일이 없구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점검할 수 있는,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겠죠? 요즘은 가계부가 워낙 다양하게 잘 나와 있으니 본인에게 맞는 것을 골라 기록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계부의 장점
① 매일매일 지출한 내역을 적다 보면 불필요한 지출과 충동구매를 막을 수 있다.
② 한 달 동안의 수입과 지출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효율적으로 돈 관리를 할 수 있다.
③ 빌려준 돈, 빌려온 돈 및 경조사비에 대한 지출 날짜가 증거 자료로 남는다. 공과금과 벌금 등을 냈는데 또 나올 때가 있다. 날짜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사소한 불이익을 막을 수 있다.
④ 가정 경제의 장·단기 계획을 짤 수 있다.
이 밖에도 ‘인내심을 키우게 된다’ 등 장점은 참 많습니다. 단점은 습관을 들이기까지 귀찮을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알토란 같은 내 돈이 허무하게 새어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부자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데 까짓 거뜬히 극복해낼 수 있을 거예요. 대한민국 아줌마들은 용감하고 멋지기로 전 세계에서 1등이잖아요!
신년 재무 계획을 효율적으로 짜는 법,
장기적인 안목 필수
가계부 예찬을 했으니까 이제는 가정 경제를 규모 있게 이끌어갈 수 있는 신년 계획을 어떻게 짜야 효율적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누구나 신년이 되면 계획을 세우지만 끝까지 마무리하는 사람보다 작심삼일로 끝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잡코리아에서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1년 한 해가 불만족스러웠다는 답이 10명 중 7명이었다고 합니다. 불만족 순위 1위 자기 계발을 소홀히 한 것, 2위 직장생활, 3위 다이어트 혹은 건강관리 소홀, 4위 무절제한 소비, 5위 배우자와의 관계 등이었습니다.
주부님들은 어떨까요? 지난 한 해를 돌아볼 때 만족스러운 분이 많을까요? 우리 모두는 돌이켜보면 늘 아쉬움만 가득한 그런 시간들을 만들어가고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신년 계획을 잘 지킬 수 있는 기본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첫째, 너무 많은 계획을 세우지 말아야 합니다.
올 한 해 동안 이것만은 꼭 해야겠다는 한두 가지 정도의 목표만 세웠으면 합니다. 의욕이 앞서면 작심삼일 되기가 훨씬 쉽거든요.
둘째, 그 목표에 대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야 합니다.
시시콜콜, 구체적으로 실행 방안들을 나열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올해에는 천만원의 종자돈을 마련하겠다’고 세우고 12개월을 월별로 나누어 매월 저축 금액과 어느 금융기관을 이용할 것이며, 몇 퍼센트의 이자, 그리고 저축을 위해 어떤 소비를 어떻게 줄여나갈 것인지 등을 세밀하게 적어 나갑니다.
신년에 먹은 마음이 해이해지지 않도록 수시로 보며 진행되어가는 성과를 체크해 나가다 보면 한 걸음씩 진행될 때마다 자신감이 늘고 더욱더 박차를 가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1953년 미국 예일대 졸업생들에게 자신의 미래에 대한 꿈을 적은 종이를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학생은 3%였답니다. 그로부터 20년 후 1973년 그 학생들을 추적 조사해보니 놀랍게도 그때의 3% 학생들의 재산이 나머지 97% 학생들의 재산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았다고 합니다. 물론 인생의 만족도와 행복지수도 훨씬 높았다고 합니다. 우리가 어떤 목표를 정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성공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제가 고객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상당수가 단기 계획에 치중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그때마다 장기 계획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습니다. 신년 계획이라고 해서 1년의 계획만을 세울 것이 아니라 자손까지 이어질 수 있는 긴 안목으로 장기 계획을 먼저 세우고 그해의 계획이 단기적으로 합류되도록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30세의 주부이며 남편은 32세 직장인, 아들이 2세인 한 가정을 보면 자금 계획을 단기(1~3년), 중기(3~6년), 장기(6년 이후)로 구분하고 각각의 필수 지출 항목을 먼저 나눕니다. 필수 지출 항목은 자녀교육비, 주택확장자금, 자녀결혼자금, 노후생활자금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겠지요. 교육비만을 예로 든다면 아들이 두 살이므로 5년 후부터 초등학교 과정 예상 필요 자금, 중학교 과정 예상 필요 자금, 고등학교 과정 예상 필요 자금, 대학교 필요 자금, 상황에 따라서 유학 자금이 더해질 수도 있겠군요.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주택도 늘려야겠지요. 몇 년도쯤에, 몇 평 정도로, 어느 지역에 등 각 가정마다 형편은 다를지라도 이렇게 장기적인 안목으로 계획을 짜면 저축 계획을 세울 때 좀 더 효율적인 계획안이 나옵니다.
그러므로 신년 계획을 세울 때에 자금 계획만큼은 1년 동안의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우리 가정의 수입과 지출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먼저 그려놓고 그 위에 1년간의 실행 계획을 세우셨으면 합니다. 현재 상당한 재력가로서 풍요로운 노후를 보내고 계시는 고객의 대부분이 상당한 수준의 재산을 모을 때까지 수입이 생기면 가장 먼저 저축할 금액부터 빼놓고 나머지를 가지고 허리띠를 졸라매며 사셨다고 합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저는 놀라운 발견을 했는데요. 10년 전에 거의 비슷한 환경에 계시던 분 중, 한 분은 어떠한 경우에도 수입의 50% 이상은 저축을 먼저 하셨고 한 분은 먹고살기도 빠듯한데 저축할 돈이 없다며 사셨습니다. 그분은 비교적 구두나 의상에 신경을 쓰고 외식이나 여행도 자주 다니셨지요. 10년이 흐른 지금 열심히 저축을 하신 분은 현재 가게가 4개나 있고 돈 걱정 없이 잘사십니다. 반면 후자의 분은 지금도 여전히 먹고살기도 빠듯하다고 한숨 쉬고 계십니다. 뻔한 이솝우화 이야기 같지만 실화입니다.
재테크의 기본이 되는 가계부 쓰기 즉, 기록의 습관화와 장기적인 안목으로 자금 계획 세우기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제목에 愛테크를 언급한 이유가 있습니다. 모든 재테크 위에 가족의 사랑이 우선돼야 진정 성공적인 자산 관리가 가능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돈을 벌고 명예를 얻고 권력을 얻는 것은 궁극적으로 행복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그 행복이라는 것은 거슬러 올라가보면 결국 가족에 대한 사랑이 뿌리가 된다는 것을 어느 시점에서는 누구나 깨닫게 된다는 것이죠. 가정이 살면 사회가 살고, 국가가 살고, 인류가 삽니다. 재(財)테크는 재무 관리 기술, 시(時)테크는 시간 관리 기술, 애(愛)테크는 사랑 관리 기술, 즉 사랑을 보다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기술 또한 재테크와 함께 나누어보고자 함입니다.
아무쪼록 알차게 신년 계획을 잘 짜길 바라며 다음호부터 본격적인 재테크 여행을 기대해주세요. 기록이 기억을 지배합니다! 독자 여러분, 가정에 올 한 해 동안 기쁘고 행복 가득한 축복만이 넘치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다음호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기획 / 이유진 기자 ■글 / 서민지(isarangmin@paran.com) ■사진 / 이성원 ■장소 협조 / 골든브릿지 금융판매(02-516-1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