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역점 사업 가운데 하나인 뉴타운이나 재개발,
준공업 지역을 주목할 때’
경기 회복 시기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이 상반기, 하반기, 내년 초 3가지 시점으로 나뉘고 있다. 부동산을 사야 하는 시점은 오르기 직전이다. 유동성 장세가 시작되면서 거래량이 늘고 급매물이 사라지면 일단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비롯한 호재가 있는 지역을 눈여겨봐야 한다.
시중에 돈이 많으면 가치가 떨어지고 금리도 내리게 된다. 그만큼 부동산 등 투자시장에 단기자금이 몰려 유동성 장세가 올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하지만 당장은 분기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예측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즉 시중에 돈은 넘치고 있지만, 불투명한 전망 때문에 소비 흐름 자체가 멈춰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시중 은행들마저도 한은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선호하고 있으며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단기 운용 상품에 돈이 몰리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1월 들어 MMF 규모가 사상 최고인 100조원을 돌파했다.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발생한 지난해 9월보다 무려 40조원 이상 증가했다. 국내 전체 단기자금 규모도 200조원을 훨씬 웃돈다. 반면 장기자금시장은 여전히 냉기가 흐르며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단기자금시장에 돈이 몰리는 이유는 위험자산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수익률도 나쁘지 않아서이지만, 부동산과 주식시장 등이 안정될 때 곧바로 투자에 나서기 위한 포석도 상당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올 상반기 중에도 유동성 장세가 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유동성 장세는 환율시장 안정이 필요하고 여기에 글로벌 경기 회복이 관건이다. 그만큼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띨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부동산시장, 규제 무풍지대로 변신
규제의 집합장이던 부동산시장이 비규제 투자처로 완전히 바뀐다. 지난 1998년과 1999년에 걸쳐 당시 국민의 정부가 IMF 외환위기 상황의 국가부도를 극복하기 위해 관련 모든 규제를 풀어놓은 이후 10년 만이다. 재건축에 대한 일부 개발이익환수 장치가 남아 있지만, 이미 가격이 급락한 상황에서 이를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따라서 빗장 풀린 부동산시장이 현재의 글로벌 금융쇼크와 실물경기 침체라는 장벽하에 어떤 모습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일단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가는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책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를 중심으로 한 세제 관련이다.
우선 2009년 1월 1일부터는 소득세법 개정에 따라 양도세 세율과 과세표준 구간이 조정된다. 현행 9∼36%인 일반세율은 6∼35%로 낮춰지고 1천만∼8천만원인 과세표준 구간은 1천2백만∼8천8백만원으로 조정된다. 1가구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도 확대돼 앞으로 연 8%씩 10년간 최대 80%까지 공제된다. 이 세법 개정안은 1월 1일 이후 거래 혹은 등기(잔금 납부)가 이뤄지는 분부터 적용된다.
종부세 과세기준도 세대별 합산으로 6억원 초과에서 인별 6억원 초과로 바뀐 가운데 1가구 1주택 단독명의자에 대해 기초공제 3억원을 인정, 기준 금액이 사실상 9억원 초과로 상향 조정됐다. 여기에 현행 1∼3%인 종부세율이 0.5∼2%로 낮아졌고 과표 적용률과 세 부담 상한선도 지난해 수준인 80%, 150%로 각각 동결됐다.
1가구 1주택 종부세 대상자에 대한 혜택도 늘어 납부 대상자가 60세 이상인 경우 10∼30%까지 세액이 공제되고, 5년 이상 보유자는 최저 20%의 장기보유 세액공제를 받게 된다. 2011년 말까지는 비수도권에서 매입한 1주택에 대해 종부세가 면제된다. 따라서 수도권에 4억원짜리, 비수도권에 3억원짜리 주택을 가진 2주택자의 경우 비수도권 주택이 합산대상에서 빠지게 돼 종부세를 물지 않게 된다. 종부세법 개정안은 법 개정을 거쳐 2009년 12월 종부세 납부분부터 본격 적용될 예정이다.
재개발·재건축 규제도 대폭 완화된다. 일단 재건축 용적률은 법정 한도인 최대 300%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 다만 정비계획상 용적률 초과분에 대해 30∼50%를 보금자리 주택으로 지어야 한다. 2009년 상반기 중에는 소형주택 건설 의무비율이 완화되고 안전진단 절차가 단축된다. 조합원 지위양도도 자유로워진다. 다만 재개발구역의 지분 쪼개기는 원천봉쇄된다.
국지적 상승세, 확대될까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서울공항의 활주로까지 바꿔가며 2조원 규모의 ‘제2롯데월드’ 건설을 사실상 승인해준 것을 계기로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제2롯데월드’라는 카드가 이 지역 일대에 ‘검증’이란 과정을 거치지도 않았음에도 막연한 호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 여파로 바로 인접한 잠실주공 5단지는 물론, 입주 후에도 한동안 수요가 없어 매매는 고사하고 세입자조차 없어 힘들었던 옛 잠실주공 단지 재건축 아파트들도 분위기가 뒤바뀌고 있다. 관건은 이 같은 상황이 얼마나 이어질지 여부다. 그만큼 호재는 분명히 있지만, 각 호재마다 100% 추진되거나 실행에 옮겨질지 아직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잠실권 아파트시장을 겨울잠에서 서둘러 깨운 첫 번째 호재는 용적률 상향 조치다. 지난 12월 31일 국토해양부와 서울시가 주택정책협의회에서 재건축 아파트 용적률을 법정한도까지 높이는 방안에 대해 합의함으로써 잠실주공 5단지의 용적률이 300%까지 가능해질 것이란 소식이 전해진 후 일부에서 급매물을 거둬들이며 호가를 올렸다.
그렇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거래가 이뤄졌다는 소식은 거의 없었다. 그러다 1월 들어 지난 7일 정부가 잠실 제2롯데월드 신축을 허용할 것이란 소식이 퍼지면서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급매물보다 가격을 더 낮춘 급급매물 일부 물건이 거래되면서 집주인들은 호가를 띄우기 시작, 하루 이틀 새 5천만원 이상 치솟았다.
이 과정에서 일부 부동산 정보업체가 상한가 거래 소식을 알리면서 잠실 일대 아파트시장은 삽시간에 뜨거워졌다. 거래 사실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어찌됐건 일단 잠실 일대 중개업소마다 문의는 크게 늘었다. 현재 하루 20여 통씩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불과 한 달 전 하루 평균 2, 3통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선 최대 10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거래도 하한가 물건인 급매물 위주로 간간이 이어지고 있어 현지 중개업소들도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다만 이 같은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이전 사례를 살펴보면 통상 아파트시장의 경우 ‘설’ 전후로 크고 작은 움직임을 보여왔다. 신학기 수요도 이 시기를 기점으로 움직인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올해도 이달 말 있을 ‘설’이 분위기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승세를 전망하는 쪽에선 일단 분위기를 탄 만큼, 설 이후에도 현 상황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희망을 보이고 있다. 반대로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쪽에서는 단기적 현상으로, 더 이상 치고 올라가기는 무리라는 시각이다. 그만큼 아직까지 바닥을 찍은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최적의 매수 타이밍은 언제인가?
부동산을 사야 하는 시점은 오르기 직전이다. 하지만 이를 미리 점치고 움직인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따라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선 이보다 반발 앞선 시도가 낫다. 즉 바닥을 치기 직전이 가장 좋은 시점이란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가늠할까. 전문가 그룹 사이에선 경기 회복 시기에 대한 전망이 올 상반기, 올 하반기, 내년 초 3가지 시점으로 나뉜다. 어떤 시기가 맞다고 단언하긴 어렵다. 분명한 것은 부동산시장에도 유동성 장세가 시작되면 거래량이 늘면서 급매물도 점차 사라지게 된다는 점이다.
이 같은 시기가 찾아오면 우선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비롯해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량 증가와 함께 거래가격 상승이 동반하게 된다. 굳이 지역을 꼽는다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서울 강남권이 중심이다.
이런 측면에서 현재 국지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거래 상황은 ‘게릴라성 자금’의 유입 정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무엇보다 거래가 본격적으로 이뤄진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수요자들 입장에선 한국은행의 잇단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MMF 수탁액 증가에 따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급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택담보대출금리가 CD와 연동돼서다.
즉 대출금리가 낮아지면서 금융부담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에 돈을 빌려 집 장만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실제 시중 은행들이 잇따라 담보대출 금리를 낮추는 분위기여서 이 같은 기대는 현실화돼가고 있다. 지난 1월 중순 현재 CD 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2%대에 진입했다.
눈여겨볼 만한 상품은 무엇일까?
정부 역점 사업 가운데 하나인 뉴타운이나 재개발, 준공업 지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뉴타운의 경우 모든 사업지가 추천 지역은 아니다. 교통과 조망이 좋은 곳이 우선 고려 대상이다. 여의도와 용산 국제업무지구, 강남 등의 삼각축의 중간에 놓인 흑석뉴타운을 비롯해 망원, 합정, 목동 등 4차 뉴타운 지정 예상 지역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용도가 바뀌는 준공업지역도 눈여겨봐야 할 곳이다. 지난해 10월 ‘국토이용 효율화 방안’ 발표 후 수도권 준공업지역 인근 토지와 주택시장이 주목받은 바 있다. 특히 김포, 평택, 화성, 안성, 이천 등 산업단지 주변 시장이 꿈틀거렸다.
2009년 3월 이 같은 방안이 본격 시행될 경우 수도권 준공업지역 복합개발이 가능해진다. 이들 지역은 용도제한 완화, 용도변경 등을 통해 주거지나 상업지로 변신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 밖에 서울 도심 역세권 아파트와 저밀도 연립도 관심 지역에 포함된다. 도심 역세권의 경우 교통이 좋아 경기 회복시 곧바로 관심 종목으로 분류될 수 있다.
경기 불황의 가장 큰 여파를 받고 있는 상가의 경우 굳이 투자에 나서려면 병원이나 금융기관 등이 입점할 수 있는 전면 주상복합 상가를 노리는 게 좋다. 1층이라도 후면 상가나 접근성이 떨어지는 상가는 절대 피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금액 대비 수익률을 반드시 비교해봐야 한다.
분양시장에서는 각각 1월에 선보인 광교신도시와 판교신도시에 이어 입지여건이 뛰어나거나 지역 호재가 넘치는 곳에 관심가질 만하다. 물론 이때 분양가 수준을 철저히 염두에 둔 선택이 중요하다. 서울에선 용산구 한남동 옛 단국대 부지에 들어서는 ‘한남더힐’이 눈에 띈다. 87~332㎡, 600가구 규모로 모두 분양 전환이 가능한 임대아파트로 분양된다. 용산 국제업무단지 개발의 직접적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 용산구 효창동 ‘효창파크 푸르지오’ (78~147㎡, 307가구)와 은평뉴타운, 왕십리뉴타운도 주목 대상이다.
재건축 후분양 단지 가운데 오는 4월쯤 선보일 예정인 강동구 고덕동 ‘고덕아아파크’(85~215㎡, 1142가구)와 마포구 아현뉴타운 내 아현3구역 재개발아파트(3063가구)도 관심 분양단지다. 경기에선 수원시 권선동 권선주공3차 재건축인 ‘권선 e-편한세상’(84~228㎡, 1753가구)이 인기를 누릴 전망이다.
■글 / 문성일(머니투데이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