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VS여자 코드가 다른 섹스 언어

아무것도 아닌 일에 화를 내는 남편을 보고 있자니 하루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면 외국인과 결혼해서 살 만도 할 것 같아. 말 안 통하는 거는 외국인이나 한국인이나 마찬가지니….’ 사랑법이 다른 남자와 여자. 어떤 것에 감동하고 어떤 것에 실망하는지 코드가 다른 사랑법에 대해 알아보자.


사랑하니까 괜찮아! vs 사랑하니까 절대 안 돼!
남자와 여자는 서로 다른 사랑의 언어를 사용한다. 너무도 지겹게 듣던 이야기이다. 존 그레이라는 성 심리학자는 “남자는 섹스를 통해 사랑에 접근하고 여자는 사랑이나 느낌을 통해 섹스에 접근한다”고 말했다. 아마도 남자와 여자의 사랑법이 다른 것은 여기에서부터 출발하는 것 같다.

“나도 모르게 몸이 반응해요. 자연스럽게 그녀를 안게 되었어요. 만난 지 하루 만의 일이었어요.”
우리 모두 너무나 사랑하는 그 남자, ‘비’가 어느 토크쇼에 나와서 이런 말을 했다. 오호 그렇구나. 하긴 어느 누구라도 그가 만난 지 하루 만에 안고 싶다고 해서 감히 거부할 수가 있겠는가 싶지만, 월드스타 ‘비’ 가 아니라 그냥 보통 남자라고 생각해보면 조금 생각을 달리할 여성들이 많을 것이다. 어떻게 하루 만에 나를 품에 안는 남자를 사랑할 수 있을까?

“한눈에 반한 그와 무언가 통한다고 느꼈어요. 운명처럼 그가 내 안에 들어왔을 때는 난 분홍색 미래까지 그리고 있었죠. 하지만 침대에서 일어나면서 그가 달라지더군요. 이미 오래전부터 가족처럼 지낸 듯 행동하고, 심지어 내게 자잘한 심부름을 시키거나, 데이트 약속 시간을 어겨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거예요.”

이것 봐라. 한눈에 반한 여자에게 이렇게 대해도 되는 걸까? 어떤 이에게는 사랑하기 때문에 해도 되는 당연한 일이, 사랑하기 때문에 해서는 안 되는 최소한의 예의가 되는 것이다. 남자들에게는 사랑하기 때문에 당연하다지만, 여자들에게는 사랑하기 때문에 절대 해서는 안 된다면 도대체 이 사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수수께끼 같은 커뮤니케이션 남자와 여자의 서로 다른 언어
바로 그렇다. 여자와 남자는 사랑에 대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 느낌의 언어가 다르고 표현의 언어가 다르다. 그야말로 수수께끼 같은 말이다.


1 여자는 귀를 통해 사랑에 빠지고 남자는 눈을 통해 사랑에 빠진다.
사랑한다는 한 마디 말에 사랑에 빠지는 여자들에 비해, 남자들은 아름다운 외모의 여성을 보면 사랑에 빠진다. 남자는 시각적인 동물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아무리 부정한다고 해도 섹시하고 예쁜 여성에게 눈을 돌리는 족속이 남자라는 것은 사실인 듯하다.


2 남자는 최대한 빨리 섹스로 돌진하고 싶어 하지만, 여자는 천천히 다가가고 싶어 한다.
남자는 자신이 흥분하면 언제나 그녀도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착각한다. 쉽게 말해, 한껏 들뜬 무기를 무턱대고 메마른 여성의 그곳에 들이미는 우를 범하기 쉽다는 말이다. 섹스 경험이 많지 않은 순수(?)남 일수록 이런 실수를 더 많이 한다(여자가 흥분하기를 기다렸다가 안전하게 돌입하는 남자는 다분히 선수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여자는 되도록 섹스 시간이 길어지기를 희망한다. 오랫동안 자신을 흥분 상태로 만들어주길 바란다는 것이 아니라,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좀 더 오래 갖고 싶어 한다는 뜻이다.

3 남자는 오르가슴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지만 여자는 오르가슴보다는 과정을 더 소중히 생각한다. 오르가슴에 도달한 이후에는 오히려 아무런 기대감이 없다.
그래서 여자는 대부분의 남자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오르가슴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전희 과정이 지나가고 나면 오히려 흥미를 잃는다. 남자가 사정을 향해 달려갈 때 그녀가 나무토막처럼 가만히 있는다고 해서 너무 큰 오해는 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녀는 전희 과정에 충분히 만족했으며 굳이 오르가슴까지 욕심을 내고 싶지 않아 한다.


4 대부분의 남자는 혀로 귀를 애무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대부분의 여자들은 그것을 매우 싫어한다. 혀로 애무를 받은 뒤에는 수건으로 빨리 닦았으면 하는 생각뿐이다.
애무의 기술에 있어서 타액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은 여자에게 큰 실례다. 하지만 남자들은 종종 그녀의 얼굴이나 입을 타액으로 범벅을 만들기도 한다. 열정적인 섹스도 좋지만, 여자는 깔끔한 섹스를 원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길 바란다.


5 여자는 부드럽고 가볍게 애무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남자는 강하게 힘을 실어 애무받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애무의 강약에 있어서 남자와 여자가 큰 차이를 보인다. 여자에게는 거의 모든 애무를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많은 여성들이 섹스 후에는 크고 작은 상처들로 고생을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삽입의 각도가 맞지 않으면 질구가 찢어지는 상처가 나기 쉽고, 유두를 강하게 애무하면 유두와 유륜 사이에 작은 금이 가는 상처가 난다. 하지만 이런 상처에 대해 남자에게 직접적으로 불만을 호소하는 여자들은 많지 않다.


6 여자는 자신의 몸이 언제 섹스를 원하는지 미리 알지만, 남자는 갑작스러운 충동으로 섹스를 한다.
가장 전형적인 남자와 여자의 섹스 태도다. 여자는 미리 약속된 D-day에 더 만족감을 느끼고 이에 반해 남자는 오히려 D-day에 부담을 갖는다. 그래서 어느 한쪽을 위해 ‘그날’을 매번 약속해야 한다거나, 다른 한쪽을 위해 매번 충동적인 욕구를 맞추어주기 위해 원치 않는 섹스를 해야 한다면 심각한 트러블을 면치 못할 것이다. 서로 바꾸어가며 상대의 요구에 한 번씩 응하고 배려하며 따라가주는 이해심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가끔은 충동적인 그의 욕구를 맞추어주거나, 가끔은 그녀를 위해 멋진 섹스 이벤트가 필요하다.

이처럼 남자와 여자는 서로 다른 사랑을 하고 있다. 감동받는 순간도 다르고 사랑을 느끼는 방식도 다르다. 대부분의 섹스 트러블은 위와 같은 차이에서 오지만 때로는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에 부딪히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의 끔찍한(?) 섹스 요구
대부분 결혼 이전에 갖는 섹스 라이프에 대한 환상은 가히 ‘꿈’나라 이야기이다. 아름답고 영화 같은 사랑을 생각하지만 실제 섹스 라이프는 이와 동떨어진 경우가 많다. 그가 늘 내 마음 같지 않다는 뜻이다. 즉, 남자들이 가지고 있는 좀 더 수위 높은 섹스 욕구를 아무런 대비 없이 맞닥뜨리게 되면 그야말로 쇼크 상태가 된다.

‘평범한 하루가 또 지나간다. 변화가 필요한 부부, 어느 날 갑자기 이상한 체위를 시도해보자는 남편의 제의, 내 남편은 변태일까? 말로만 들었던 그 무시무시한 것을 요구하는 내 남편이 정상인 걸까? 나는 단칼에 거절해야 할까, 받아들여야 할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겠지만 이는 결혼생활 중 누구나 부지불식간에 마주칠 수 있는 상황이다. 사실 남자들 중 절반 이상은 성기 이외의 삽입에 대한 환상을 갖는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용기를 내어 아내에게 요구할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아내가 받아들여주지 않는다면 그는 다른 곳에 가서 욕구를 충족시킬까? 그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피하지 못한다면 이해하라?
오럴 섹스도 한때 변태로 오인받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성과학연구소가 실시한 성의식 조사에 따르면 남성의 59%가 오럴 섹스를 한다고 답변했고, 애널 섹스를 한다는 답변도 10%에 달했다. 입에 담기도 민망한 행위라고, 무턱대고 터부할 일이 아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런 상황에 닥치면 몸과 마음을 모두 다치게 되니 미리 알고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애널 섹스는 그동안 동성애자들의 전유물쯤으로 외면되어왔지만, 서구사회에서는 이미 정상적인 부부나 이성 간에도 행해지는 섹스의 한 장르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흐름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미 로마 시대에는 안전한 피임의 한 방법으로 행해졌다. 또 애널 섹스는 항문의 성기 삽입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항문 주위를 자극하는 모든 행위를 범주에 넣는다.


섹스 상식

♥애널 섹스란?
1 오럴 섹스 도중 그 부위를 혀로 애무하거나 삽입하며 자극하는 행위. 2 회음부 압박에서 자연스럽게 그 주위를 손가락으로 자극하는 행위. 3 남성의 성기로 여성의 그곳과 회음 부위의 주변 성감대를 자극하거나 삽입하는 행위.

♥유비무환 섹스 대비 지침

사실 애널 섹스를 감히 시도하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그리고 비위생적일 거라는 점에 덧붙여 건강에 좋지 않다는 염려도 있다. 건강한 애널 섹스를 위해서 성의학 전문가들은 몇 가지 지켜야 할 항목이 있다고 말한다.

1 반드시 콘돔을 사용한다. 2 충분한 애액을 사용한다. 부족한 경우 윤활제가 필수다. 3 처음부터 성기를 삽입하겠다는 욕심은 버릴 것. 괄약 근육은 질 다음으로 민감한 조직이므로 성기 삽입을 자주 하다 보면 느슨해질 위험이 있다. 4 애널 섹스 후 질 삽입을 겸하는 것은 금하는 것이 좋다. 만일 질 삽입을 원한다면 아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거나, 아니면 잠시 흥분을 가라앉히고 페니스와 손을 씻은 다음 시도할 것. 5 성기 삽입은 얕게. 직장 내로 깊숙이 삽입하면 조직이 민감해 출혈이 일어날 수 있다. 그리고 손가락 삽입의 경우 직장 내에 밀어 넣은 뒤 지그시 눌러주는 정도가 좋다. 단, 손가락을 돌리거나 하는 행위는 점막에 손상을 주니 금지 항목. 6 애널 섹스로 인한 질병: 그곳과 접촉된 손이나 페니스가 여성의 질이나 외성기에 닿으면 방광염을 일으키고 요도염, 신우염, 질염 등으로 골반 내 염증이 확산되면서 불임까지 될 가능성도 있다. 7 치질이나 관련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절대 삼갈 것.

♥ 예의 바른 섹스
서로 다른 섹스 언어를 사용하는 남자와 여자가 함께 살기 위해서는 배려하고 이해하는 것이 숙제다. 마냥 분홍빛 조명 아래 느린 영상처럼 돌아가는 것이 섹스의 실상은 아니기 때문이다. 외국에 가면 그 나라의 언어를 먼저 배우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듯이,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언어를 먼저 익히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게다가 남자와 여자는 같은 지구에 사는 외국인이 아닌, 전혀 다른 별나라에서 온 외계인이기 때문이다.


글쓴이 최수진씨는…


38세. 전직 방송작가, 전문 섹스 칼럼니스트로 해외에 거주하며 활동 중이다. 섹스 에피소드 1백 편을 엮은 이색 요리책을 출간하는 기염을 토한 열혈녀이기도 하다. 성에 대한 그녀의 에너지는 지치지 않는 백만돌이 수준. 칼럼 속 에피소드는 그녀 그리고 친인척, 동료, 이웃들의 생생한 증언을 바탕으로 한다. 일단 그녀의 레이더망에 걸리면 누구든 은밀한 침실을 낱낱이 취재당하며 적나라하게 까발려지기 일쑤. 무한한 상상력과 정보력으로 대한민국 부부 침실 속에 꼭 필요한 섹스 콘티 작성을 위해 오늘도 매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