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지침 백과사전

CHILD CARE CLI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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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주제 - 부모에게 의존하는 아이


부모가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아이, 무슨 일이든 부모에게 먼저 물어보고 나서야 하는 아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늘 부모에게 대신 해달라고 떼쓰는 아이. 최근 들어 이렇게 부모에게 의존적인 아이들이 늘고 있다. 이런 자녀를 볼 때마다 마냥 ‘아직 어려서’라고 이해하며 넘어가자니 아이의 독립성을 해칠 것 같아 걱정이 된다. 어떻게 해야 할까.


[CHILD CARE CLINIC]육아 지침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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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스스로 일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고 경험이 없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부모 등 친숙한 이에게 의존하는 시기를 거치게 된다. 따라서 부모에게 어느 정도 의존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 중 하나다. 하지만 점차 자라면서 스스로 생각해 결정, 행동하는 일이 많아지고 또 그렇게 하고 싶어 하는 욕구를 보이며 독립적인 사람으로 성장해나간다. 만약 자녀가 지나치게 부모의 눈치를 본다거나, 부모에게 모든 것을 맡기려든다면 원인을 파악하고 진취성과 독립성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나친 기대나 칭찬이 의존성 높여
우선 아이들이 의존적인 생각을 갖게 되는 이유를 살펴보자. 먼저 부모님의 양육 태도가 원인이 될 때가 많다. 요즘에는 자녀를 많이 낳지 않아서 ‘불면 날아갈까, 쥐면 꺼질까’ 늘 노심초사하며 과잉보호하는 부모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체로 아이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를 일일이 간섭하고 참견하는 경우다. 이런 부모는 아이에게 세상을 ‘위험한 곳’으로 인식하게 한다. “길을 갈 때는 항상 조심해야지. 자동차에 치이면 큰일 난다”, “급식 먹을 때 꼭 10번씩 씹어서 넘겨야 소화가 잘된다. 체하면 안 돼”, “친구들이 장난치면 꼭 엄마한테 와서 얘기해야 돼. 엄마가 혼내줄 테니까” 등과 같이 지나치게 주의를 반복하거나 일상에 관여하게 되면 어느덧 아이도 여기에 익숙해져 부모 없이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부모의 기대가 지나치게 높은 경우도 아이의 자율성과 독립심 향상에 해가 된다.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는 것을 인식한 아이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에 대해 부모의 허락을 먼저 구하려 한다. 부모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 늘 하고 싶은 것 혹은 쉬운 것만 하려고 하고, 조금만 어려워지거나 힘든 과제가 주어질 경우 부모에게 대신 해달라고 떠넘겨버리게 되는 것이다.

또 부모가 아이를 지나치게 칭찬하다 보면 아이는 자기를 대단하고 특별한 사람으로 여길 수 있다. 이런 아이들이 실패를 겪었을 때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란 매우 힘들다. 좌절의 경험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부모와 함께 있을 때 자신을 늘 대단한 존재로 느끼는 아이라면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사람들 속에 섞여 평범한 일원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없기에 다른 아이들과 있기를 거부하고 부모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 하게 된다.


느긋한 마음으로 객관적 시각 갖기
그렇다면 아이가 부모에게 더 이상 의존하지 않고 당당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첫째,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할 때 충분히 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를 가르치려는 마음이 앞서서 아이에게 “이것은 이렇게, 저것은 저렇게 생각하라”며 미리 정답을 가르쳐주는 것은 옳지 않다. 답을 알려주지 않는 대신 아이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게 기다려주는 태도가 바람직하다. 그래야 아이가 마음껏 생각할 수 있고, 자신의 생각에 대해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둘째, 결과가 나쁘더라도 다음에 고치면 된다는 느긋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하나씩 배워가는 존재다. 따라서 지금 당장 아이가 한 행동의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아이를 비난하지 말아야 한다. 부모와 아이 모두 결과보다는 과정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를 갖도록 한다.

셋째, 아이의 능력을 과대평가하지도, 과소평가하지도 않는다. 자녀에 대해서는 최대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바라보고자 노력하도록 한다. 그렇게 해야 아이를 위한 맞춤식 교육과 양육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아이를 잘 살펴보고, 아이의 특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다 보면 아이에게 지나친 기대를 걸게 되고, 그 결과 아이는 심리적 부담감을 느끼게 되어서 실패를 두려워하게 된다. 반대로 아이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면 부모가 늘 아이 옆에서 하나하나 도와주게 될 것이고, 그 결과 아이는 자기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그릇된 자기 인식을 갖게 된다.

넷째, 현재 아이가 지나치게 의존성을 보인다면 억지로 명령하거나 부모와 떼어놓지 않도록 한다. 아이의 불안감이 증대되면 오히려 더욱 의존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녀와 충분한 시간을 함께하며 ‘너와 떨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항상 너를 보살피고 있다’는 것을 느끼도록 안심시키는 것이 좋다. 그러면서 단계적으로 부모와 떨어지는 훈련을 시행하면 된다. 또 부모가 아닌 다른 사람, 즉 형제자매나 친구들과 지내는 것에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 다만, 의존적인 성향이 심한 경우 ‘분리불안장애’일 가능성도 있으니 이 때에는 소아정신과 전문의와 상담한다.

마지막으로, 오늘부터 당장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건네도록 하자. “네가 몸이 아프고 마음이 힘들 때는 꼭 엄마, 아빠한테 의지해야 돼. 그러나 평소에는 할 일을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해서 실천에 옮기는 씩씩한 어린이가 되면 좋겠구나”라고 말이다.


사례
유치원에 다니던 은주(가명)는 언제부턴가 유치원 가는 것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엄마와 함께 공부하겠다고 말하며 엄마와 떨어지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다. 유치원이 싫은 이유를 알아보니 수업 시간에 있었던 일 때문이라고 했다. 선생님은 은주가 컴퓨터로 진행하는 수업을 할 때, 입력 버튼을 누르고 나서 ‘틀렸다’는 답이 나오면 못 견뎌 한다고 했다. 보통 다른 아이들은 문제를 틀렸을 때, 약간 속상해하거나 아쉬워하는 정도인데 은주는 화를 내며 컴퓨터를 때리거나 운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선생님이 지적을 하면 오히려 선생님에게 화를 낸다고 했다.

은주의 어머니는 늦둥이 외동딸 은주를 항상 최고라고 치켜세우며 늘 칭찬을 해줬고, 원하는 것이 있다면 즉각 충족시켜주었다. ‘칭찬을 많이 하는 것이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는 말만 지나치게 실천한 나머지 과도한 자신감과 자아 팽창 의식을 심어준 것이다. 아이는 집 안에서는 한 번도 좌절을 경험한 적이 없으므로 자신이 못할 수도 있고, 실수하거나 실패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태였다. 은주는 자신에 대한 이상적인 기대상과 불일치하는 경험을 받아들이게 될 때 느끼는 심리적 상처를 감당하기 어려워했다. 그래서 현실 회피의 방법으로 유치원을 가지 않겠다고 한 것이었다.

은주의 마음을 더 들여다보면, 부모님께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매우 큰 편이었다. 부모는 유치원을 보내며 ‘너는 공부를 무척 잘하는 아이’라는 인식을 끊임없이 심어주며 공부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따라서 은주는 자신이 공부를 못하면 엄마가 자신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점차 커지게 된 것이었다.

치료는 은주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형태의 놀이 치료를 시행했다. 또 부모는 은주에 대한 높은 기대와 결과 위주의 과도한 칭찬을 줄이고, 아이를 보다 평범하게 바라보면서 결과에 상관없이 노력의 과정에 대한 칭찬을 하게끔 부모 교육이 이루어졌다.


“아이 심리 & 행동 발달 전문가가 엄마들의 고민과 함께합니다”


손석한 선생님은…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으며 KBS ‘생방송 세상의 아침’,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긴급출동 SOS’, EBS ‘육아일기’, HCN(서초·동작·관악 케이블) ‘손석한 박사의 빛나는 아이 만들기’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의 자문을 맡거나 고정 출연하며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빛나는 아이」,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아빠의 대화혁명」 등이 있다.


육아클리닉 4탄, 4월호 주제는 ‘부모나 남의 돈·물건에 손대는 아이’ 입니다.


기획&진행 / 이연우 기자 글 / 손석한(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모델 / 박한흠 사진 / 이성훈 장소 협찬 / 리틀베어 강남 본점(02-564-4405) 의상 협찬 / 알럽베베(www.ilbeb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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